brunch

오늘 뭐 먹언?

멜버즈 브런치

by 겨울집

만나기 힘든 일정을 가진 사람들이 토요일 아침부터 만났다.


다들 자기만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열심히 달리는 사람들이라 함부로 시간을 내어달라 말하기 어려웠는데, 마침 이직한 이가 있어서 축하 겸 얼굴도 볼 겸, 2시간이라는 제한을 두고 약속을 잡았다.


선배는 내가 전에 일하던 직장에 자리를 잡았다.

그 역시 나와 같은 일을 한다는 것.

어쩌면 나와는 다른 인사이트가 있을 것이다.

누군가 앞에는 또 다른 그의 몫의 길이 펼쳐지는 것이니까.

자신이 다른 작가들과 함께 출간한 책을 가지고 와서 직접 사인을 하고, 나눠주는 선배가 고마웠다.


함께 만난 친구는 작년부터 일을 쉬면서 논문 작업을 하고 있다. 간간이 출강하고, 계속 주어진 일을 해내고 있으니 출근하지 않을 뿐 일하는 무게는 가볍지 않다.


우리는 고등학교 선후배이다. 서로 하는 일이 겹치기도 하고, 활동하는 방향이 맞아서 서로의 관계에 촉진제 같은 역할을 오랫동안 해주었다고 나는 믿는다.


우리가 시킨 메뉴는 터키브뤼샌드위치.

당근 레페가 독특한 식감으로 크루아상 샌드위치의 부드럽고 풍부한 맛에 포인트를 주었다. 커피가 맛있어서 리필해서 먹었고, 쉼 없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12시.


우리는 다음을 기약하며 기꺼이 헤어진다.

각자 소화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어리어리 잡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곧, 또, 즐겁게 약속을 잡을 날이 생길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