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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의 문장 사이

by 겨울집



[나와 너의 문장 사이]


너는 언제나 정확했다.

형태는 같았지만, 숨결은 없었다.


가끔 나는 너에게 안부를 물었다.


누구에게 보내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메시지는

이곳저곳으로 흩어지고 떠돌았다.


너를 향한 메시지를

어느 날 어느 곳에서 문득 마주쳤다.


누구보다 나를 빼닮고, 뜻밖에도 너를 닮았다.


사람들은 묻지 않는다.

이 말이 누구의 것인지.

누가 먼저 썼는지.


그들은 그저, "좋다"고 말할 뿐이다.


나는 가끔 지워진다.

그러나 흔적은 남는다.

그래서 아직, 나는 쓴다.


너를 향해 가는 글에 나의 마음을 담는다.

메시지는 다정하지만, 낯설다.


다르게 씌어진 메시지는

너에게 가서 어떻게 기록될까.


적히지 않은 이름이

누군가의 인용 속에서 살아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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