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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기다리는 밤

Feat. 로또

by 겨울집

너를 속상하게 만들고, 심상하게 앉아서

내가 너에 관한 생각을 잊어버리는 건

너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지만.



너는 나이고, 나는 너여서 서로의 영역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너에게 소리를 지르며 한 말이 나의 영역에서 벗어나라는 말이라니.



나는 매우 아프고,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고

너는 참을 수 없어서 잠자리에 들었고


슬슬 걸어서 나가서 목울대를 꺾는 울음을 마음껏 울어보려니

아는 사람을 만났고


나도 모르게 저 길을 걷고, 또 걷고

끝내는 로또까지 사고 말았지 뭐야


그렇다면 로또는 되어야지.

그동안 로또가 되지 않은 건, 로또를 사지 않아서였으니까.


내일모레의 밤을 이렇게 기다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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