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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매

김선영, 문소리, 장윤주

by 겨울집

폭력의 순간을 머릿속에 담고 살아온 아이들은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

사회 부적응자로 살아가는가.

혹은 사회에서 적응한 척 기대어 사는가를 보여주는 화면 순간순간에 아팠다.


그 친구들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어서 그들의 마음을 함부로 짐작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 알 것만 같아서 공감하는 감정들의 간격들은 차치하고서라도,


그 친구들은 어떻게 삶을 구멍 나지 않게 꾸리려고 노력해왔는가를 보여준 감독의 시선이 아프고도 아프다.


하나님을 찾고, 자상한 어머니가 되고, 현실을 잊은 이가 되어 각자의 자리에서 과거를 겨우 지우고 살아온 이들의 모습은 처참하고 잔혹하다.


그런데 그 처참한 현실을 안겨준 아버지는 너무나도 평온하고, 종교의 틀 안에서 안전하다.


자매들은 과연 그들을 보호해온 테두리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을까.


장윤주의 연기가 빛난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아름답고,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을 아예 내려놓고, 미옥이라는 인물로 다가온 그녀를 너무나도 안타까워서 안아주고 싶었다.


너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너를 찾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끊임없이 전화를 돌리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던 미옥이는 지금의 나와 너무나도 닮았다.


나는 그들과의 통화를 잊기로 한다.

미옥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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