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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파수, 경계의 호위

4.3 미술제 몰아보기

by 겨울집



미술관에 가본 지 얼마나 되었을까.

늘 목마른 기분으로 살지만, 막상 시간을 내어 가기는 어려운 곳이 미술관, 박물관 등이 아닐까.

오랜만에 좋은 기회가 있어서 미술관 탐방을 하게 되었다.

4.3 미술제 몰아보기 투어 프로그램이었는데, 이렇게 종일 미술관 탐방을 한 일은 20여 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다.


관덕정에서 모여 버스를 타고, 안내자의 설명을 들으며 제주현대미술관에 내려 민예총이 주관하고 있는 ‘기억의 파수, 경계의 호위’라는 전시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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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예술로 형상화하며 지키는 사람들.

경계를 예술로 호위하는 사람들.


그들의 지나온 삶을 나열한 전시는 마치 제주 4.3이 지나온 아슬아슬한 순간을 보는 것만 같아 둥둥 가슴이 아려온다.


상명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른한 식곤증을 기분 좋게 즐기며 버스를 타고 산지천 갤러리로 이동을 했다.

비가 내리는 산지천 갤러리는 주변이 가다듬어진 뒤로 처음 가는 것이라서, 생각하던 풍경과 너무나도 달랐다.

통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비를 보며, 내내 멍을 때려도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운치 있었다.

산지천 갤러리에는 전주, 대구, 경기, 부산 등의 젊은 작가들이 참여한 작품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으로 예술공간 이아에서는 현대미술관에서 보았던 영상과 함께 일본 작가, 탐미협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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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이왓에 부는 바람]에서 만났던 작가의 작품 ‘맥박’을 보면서 이제 이 작가의 그림은 어디에서도 알아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보니 우리 투어에 함께 다닌 분이 김영화 작가였다.


마지막으로 포지션민제주에서 전시를 보고 프로그램은 마무리되었다.



사람들의 생각을 어떻게 읽어내는가,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현재를 어떻게 그려내는가는 각자의 선택이다.

하나 그들의 생각이 어떤 흐름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분명 그 길이 가진, 저만의 뜻이 있어서일 것이다.


그들이 가는 길을 잘 지켜봐 주는 것도 예술가 외의 사람들이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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