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백면/등촌샤브칼국수/부가네얼큰이/망고빙수/다담
금요일 아침부터 새끼 발가락 통증이 있었다. 아침에 묵직한 통증이 있긴 했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출근했었는데, 오후에 접어들면서 통증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조퇴를 했다.
조퇴를 하려 사무실을 나서는데, 저 멀리 보이는 둥실둥실한 구름들이 사진을 찍어 달라는 듯 멋진 풍경을 보였다.
계절에 따라 다른 하늘 모습을 보여주는 스팟.
덕분에 웨딩촬영을 하러 오는 예비 부부들을 자주 만나곤 한다.
노형에 있는 단단한 정형외과에 가서 진료를 받았는데, 진료를 받으려 양말을 벗으니 새끼발가락 주변이 온통 부어있고 시퍼렇게 멍이 든 상황.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골절이라고 한다.
깁스를 해야 한다는 말에 옛날처럼 석고 깁스를 해야하는 줄 알고, 잔뜩 겁을 먹었더니 다행히 신고 벗을 수 있는 반깁스.
세상 참 좋아졌다.
불편하게 걷다보니, 새삼 느껴지는 건강하게 걸을 수 있는 당연한 일상의 고마움.
한 달은 불편한 걸음을 걸어야 하겠다.
사무실 근처에 새로 생긴 식당. 하루백면.
하루에 딱 백 그릇만 판다고.
우리가 먹은 것은 사골칼국수와 순두부우동.
사실 전날 밤에도 등촌샤브칼국수를 시켜먹었는데, 볶음밥이 제일 맛있었다.
처음 먹어보았는데, 식당에서는 어떤 맛인지 모르겠지만,
소문만큼 내 입맛에 딱 떨어지는 맛은 아니었던.
며칠 전 시켜먹었던 부가네 얼큰이.
닭발과 소금구이를 시켜 주먹밥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닭발과 날개가 생각날 때면 망설임 없이 이곳에서 주문을 하는데, 아는 맛이 무서운 법.
'토요일은 밥이 좋아'라는 프로그램을 딸래미와 즐겨 시청하곤 한다.
거기에 나오는 메뉴에 다들 빠져들어선 "내 평생 이렇게 망고빙수가 먹고 싶었던 적은 처음이야"라며, 먹고 싶다고 내내 귀 옆에 와서 속삭이는 통에 할 수 없이 한밤중에 시켰다.
아이들 독감 주사를 맞히려 일찍 퇴근한 날.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 다담에서 연잎밥과 떡갈비, 전복 등 한정식을 먹었다.
고추와 김을 무쳐낸 나물? 같은 것이 맛있어서 리필해서 먹었는데, 이곳은 향토음식연구와 강의도 같이 하는 모양이었다.
지난달 돌판을 마련한 덕분에 자주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있다.
고깃집처럼 기름이 쭉쭉 빠져서, 맛은 소고기보다 돼지고기를 구워 먹는 게 더 나은 듯.
돼지고기와 김치와 야채를 듬뿍 올려 굽다보면, 집 안에 고기 냄새가 가득차올라
잠들 때까지 고기를 먹고 있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
주말 내내 텔레비전을 보며 늘어져 있던 둘째가 바람을 쐬러 가자고 해서 용담해안도로를 한바퀴 돌고, 도두 해녀의 집에서 전복죽을 포장해왔다.
전복죽 포장은 1인분밖에 안 된다는 아이러니.
식구가 많은 사람들은 어찌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