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를 만나다] 숨고가 만난 42번째 사람
오랫동안 건강하게 국내외를 돌아다니며 즐겁게 공연하는 게 목표에요.
보다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 전통문화에 관심 갖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요.
숨고가 만난 마흔두 번째 사람
사물놀이 연주자, 조갑동
혹은
숨고 사물놀이 고수, 조갑동
대학 졸업 후 김덕수패 사물놀이에서 활동했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어요. 현재 대학원도 다니고 있고요. 국립국악원 외부 강사로 있으면서 여러 공연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주 전공은 장구에요. 사물놀이는 기본적으로 꽹과리, 징, 장구, 북 4가지 악기를 모두 다룰 줄 알아야 하지만 주력 악기는 각자 다르거든요.
레슨은 학생분들 시간에 최대한 맞춰 드리고 있어요. 멀리서 오시지 않도록 계신 곳 근처 연습실을 예약해서 수업을 해요.
공연은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하고 있고요. 때로는 팀으로, 때로는 혼자서 지방 축제라던가, 시골 지역이나 섬에서 열리는 찾아가는 문화 혜택 이벤트 등 여러 곳으로 열심히 다니고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는데, 제가 다녔던 초등학교에는 음악 관련 동아리가 사물놀이 밖에 없었어요. 하루는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는데 학교 동아리가 사물놀이를 연주하는 소리를 듣고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초등학교 5학년 때 사물놀이를 시작했어요.
시작해보니 생각보다 더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대학, 대학원 모두 연희과에서 공부하면서 이론적인 부분까지 습득하고 있어요.
대학원 수업 듣는 요일 빼고는 거의 레슨이나 공연이 있어요. 공연이 있으면 공연 준비로, 수업이 있으면 수업 준비로 바쁜 것 같아요.
개인 연습은 틈틈이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원 내 학교 공간에서 하기도 하고, 지인들 연습실을 빌려서 하기도 해요. 창작 공연도 준비하는데, 전통을 유지하면서 좀 더 재밌게 만들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개선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사물놀이 악기를 기반으로 공연하는 팀들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스타일이 생겨난 것 같아요. 굳이 스타일을 따지자면 어렸을 때부터 김덕수 선생님의 영상을 보면서 배웠기 때문에 비슷한 스타일로 자라지 않았나 싶어요.
사물놀이가 풍물놀이에서 특징을 가져와서 이를 축소화, 현대화 해 무대에 올리게 된 것이라서요. 장단이나 가락, 리듬들이 음악적으로 변형된 형태에요. 좀 더 세련되고 다이내믹하죠.
저는 연주에 있어서 깔끔하고 정확한 것을 좋아해서,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기억에 남는 공연이 워낙 많아서 딱 하나만 꼽기 어렵네요. 외국에 나가서 교민들 대상으로 공연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랫동안 외국 생활하신 분들은 사물놀이 공연 보시면 무척 반가워하시고 좋아하세요. 너무 고맙다고 이것저것 챙겨주시는데, 그럴 때 큰 보람을 느껴요.
인도 타악기 타블라(tabla), 중동아시아 전통 현악기, 그리고 다양한 서양 악기 (드럼, 관현악기, 바이올린, 일렉 기타, 베이스 기타)와 합주를 해봤어요. 크로스오버 공연을 할 때에는 어느 쪽에 방점을 두느냐에 따라 스타일이 많이 달라지는데, 짜놓은 각본대로 하는 경우도 있고, 약속 지점만 정해두고 나머지는 즉흥적으로 무대 위에서 풀어내는 경우도 있어요. 음악이 어떤 장르냐에 따라서도 다른 흥미로운 결과물이 나오죠.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일반인 분들 대상으로 하는 레슨은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사물놀이를 취미로 즐기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어요. 저와의 수업을 계기로 다른 전통예술에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무엇을 배우든 처음 기초를 다지는 게 가장 중요하죠. 하지만 기초 다지기가 매우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걸 잘 알아요. 재미를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는 게 제 역할이겠죠.
장단을 말로 하는 것을 '구음'이라고 하는데요, 이 구음을 노래하듯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가르칩니다. 그래야 실제 연주할 때도 자연스러운 장단이 연주될 수 있거든요.
또, 장단은 앉아서 배우는 것보다 같이 리듬을 타면서 움직여보고 춤도 추고 하면 더 쉽게 습득할 수 있어요. 노래에 맞춰 쉬운 장단도 연습해보고요.
올해 초 아이들을 대상 레슨 의뢰가 들어왔었는데, 부모님 따라서 외국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었어요. 아이들이 한국을 떠나 있으니까 부모님께서 한국 전통문화를 조금이라도 가르쳐주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물놀이만 가르쳐주는 것보다 여러 가지 문화 요소를 경험시켜주고 싶어서 악기 연주 연습뿐 아니라 같이 탈을 만들어 탈춤도 해보고, 버나놀이도 체험해보았어요. 보람도 있고 저 스스로도 참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또 배운 학생들이 열심히 연습해서 무대 위 공연에 올라갈 때가 있는데 그때 매우 보람차요.
오랫동안 건강하게 국내외를 돌아다니며 즐겁게 공연하는 게 목표에요. 보다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 전통문화에 관심 갖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요.
또, 지금 다니고 있는 연희과 자체가 생긴지 얼마 안 된 과이기도 하고, 논문이나 학술자료도 많이 부족한 생태인데, 이 분야를 정립하고 발전시키는 데에도 기여하고 싶어요.
숨고에는
당신이 망설이고 있는
시작을 먼저 경험한
고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