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를 만나다] 숨고가 만난 48번째 사람
농구를 가르치는데 보람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이 일에 계속 도전해보려 합니다.
숨고가 만난 마흔여덟 번째 사람
전 프로 농구 선수, 모용훈
혹은
숨고 농구 레슨 고수, 모용훈
농구 선수 활동은 12년 정도 했어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입단 후까지요. 중2 올라가는 해에 휘문중학교로 전학 가서 전문적으로 농구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휘문고, 연세대로 진학해서 농구를 계속했고요. 포지션은 슈팅가드였어요.
매일 새벽부터 운동하고 언덕 뛰고 하면서 힘들긴 했죠. 훈련도 훈련이지만, 가장 힘든 건 부상인 것 같아요. 선수 시절 수술을 여러 번 했어요. 무릎 수술을 특히 여러 번 했고, 손가락 수술도 두 번 했어요.
은퇴한 지금 생각해보면 힘들기도 했지만 동기들, 선배들과의 소중한 추억이 많아요.
아버지와 외삼촌이 농구 선수이셨어요. 외삼촌이 신동파 감독님이시고요. 아버지는 은퇴 후 교수로 일하고 계세요. 집안 분위기상 자연스럽게 농구를 접할 수밖에 없었어요. 유치원생 때부터 주변 친구들이 축구공 가지고 놀 때, 저는 농구공을 갖고 놀곤 했죠. 사실 어머니는 제가 운동 말고 공부하기를 바라셨는데, 아버지가 이기신 셈이죠. 하하.
아버지가 교수님이시니 저도 가르치는 일에 대해 관심이 있었어요. 대학에 다니고 있을 때 교수의 길을 고민하다가 중고등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생각해서 교원자격증을 취득했어요. 그렇게 은퇴 후 중고등학교에서 농구 수업을 하고 있어요. 기간제 체육 교사는 어려움이 많아 지금은 농구 스포츠 클럽에서 유소년을 가르치고 있어요.
개인 레슨은 숨고를 알게 되면서 시작했고요. 학교 수업 외에, 숨고를 통해 만난, 개인 레슨이나 그룹 레슨 학생들도 많이 생겼어요. 현재 레슨은 성인들이 대부분이시고요, 개인 트레이닝을 하는 중학교 선수도 2명 있어요.
농구 동호회를 하는 분들이 많아요. 동호회에서는 시합 위주로 운동을 하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은 욕구를 레슨으로 채우시는 거죠. 탄탄히 실력을 키우면 아무래도 동호회에서 더 즐겁게 시합 게임을 하실 수도 있으시고요.
농구를 좋아하는 농구팬도 많아요. 저와 레슨을 하고 계신 한 직장인 여성분도 열정이 정말 대단하세요. 휴가 내고 NBA 개막전 보러 다녀오시고 그래요. 진심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시고, 실력도 좋아지는 걸 보면 뿌듯합니다.
저는 원래 완전 기초부터 시작해요. 일반인 분들은 특히 안 좋은 습관들을 굉장히 많이 가지고 계세요. 그런데 바꾸는 방법을 몰라서 교정을 못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그런 부분들을 파악해서 기본기를 다시 다지실 수 있도록 해요.
한 학생분은 경기할 때 슛이 안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으셨대요. 저와 2~3주 트레이닝 후 시합하실 때 슛이 너무 잘 들어간다고 신기해하시더라고요. 주변에서 요즘 농구 비밀 특훈 받냐고 물어봤다고 하시는데 저도 덩달아 기뻤어요.
슈팅이 고민이라고 슛팅 연습만 하지는 않아요. 기본기를 다져야 하거든요. 드리블, 슈팅, 패스 다 해야 하죠. 기초 체력 단련과 웨이트 트레이닝 포함이요.
본인이 잘 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건 정말 다르더라고요. 스타플레이어라고 최고의 코치가 되는 건 아닌 거죠. 특히 "나는 잘 하는데 왜 너는 못해"라는 생각을 가지면 안 되는 것 같아요. 답답하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왜 안되는지 구체적으로 관찰하고 방법을 콕 집어 알려줄 수 있어야 하죠.
잘 가르치기 위해 NBA 트레이너 분들을 찾아가서 가르침을 구하려 해요. 올해 중고등학교 아이들 여름 방학 때도 교육받을 예정이에요.
또, 틈틈이 시합 영상을 보고 배워 기술을 연마해서 알려주곤 하고요. 기본적으로 일대일 맞춤형 트레이닝을 지향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에 맞춘 스킬을 알려주고자 혼자 정리를 많이 해요.
제 농구 실력이 녹슬지 않게 연습도 계속합니다. 요즘 레슨을 체육관을 대관해서 하고 있는데, 주로 오전에는 수업이 없어서 빈 체육관에서 혼자 열심히 운동해요.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선수 출신 동호회원들과 같이 시합도 하고요.
아무래도 가르친 학생의 실력이 늘었을 때죠. 그러면 자연스럽게 학생 수도 늘어나는 것 같아요. 저도 노하우가 쌓이고, 소개도 많이 해주시고요. 팀 단위 레슨이나 규모 있는 동호회도 생기고요.
아무래도 프리랜서로 일하다 보니 안정적이지 않은 점도 있는데, 농구를 가르치는데 보람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이 일에 계속 도전해보려 합니다.
어떻게 해야 좋아하는 이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아요. 제가 직접 체육관 센터를 차려서 운영하는 방법도 있을 거고요.
어떤 형태가 되었건, 앞으로 농구를 좋아한다면 "모용훈"을 모르는 일이 없도록 훌륭한 트레이너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숨고에는
당신이 망설이고 있는
시작을 먼저 경험한
고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