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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고 Soomgo Apr 17. 2018

숨고 인터뷰) 스케이트보드 레슨 오정태 고수를 만나다

[고수를 만나다] 숨고가 만난 77번째 사람

스케이트 보더는 시작했으면
끝까지 스케이터에요.




숨고가 만난 일흔일곱 번째 사람

스케이터, 오정태
혹은
숨고 스케이트 보드 레슨 고수, 오정태



안녕하세요, 오정태 고수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비스트 보딩 스쿨 대표 오정태입니다. 1987년에 스케이트보드를 시작했어요. 30년 경력을 갖고 있죠. 현재 대한 스케이트보드 협회 이사도 겸임하고 있으며, 심사위원, 사회, 보드 공연 등 스케이트보드에 관련된 활동을 다양하게 하고 있어요. 방송 출연이나 cf, 영화에도 꽤 나왔죠. 2012년부터 비스트 보딩 스쿨을 열고 스케이트보드 레슨을 진행하고 있어요.


어떻게 처음 스케이트보드를 접하셨나요?

중1 때 처음 타봤어요. 아버지가 사다 주셨는데 정말 우연이었죠. 그 시절 아버님은 보통 약주를 하고 퇴근하시면 꼭 뭔가를 사오시곤 했어요. 회사 근처에 체육사가 있었나 봐요. 그 당시 체육사는 체육 용품을 광범위하게 팔고 있는데, 그때 국산 스케이트보드를 2만 5천 원 주고 사오셔서 툭 주시더군요. 어릴 때 그냥 썰매처럼 앉아서 타다가 동네 애들을 봤는데 서서 타더라고요. 그때부터 여기저기 다니면서 배우고 타기 시작했어요.

저도 처음 스케이트보드를 접할 때 이거 꽤 위험하구나 서서 타면 넘어지기 십상이고, 다치기도 쉽다고 느꼈죠. 요즘은 많은 곳에서 볼 수 있지만 당시 스케이트보드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어요. 대학로나 여의도 쪽에 가면 유학파 대학생형들이 모여서 타곤 했어요. 그거 보고 멋있다. 나도 이거 한 번 멋있게 타봐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그럼 그때부터 본업이 스케이터였나요?

투잡 개념이었어요. 스케이트보드는 본업은 아니고 취미와 직업 사이였죠. 애니메이션을 전공해서 10년 넘게 일했어요. 보통 일본의 지브라 같은 애니메이션 회사에 소량의 신들을 그리고 납품하는 형태의 일이에요. 일과시간에는 그림을 그리고 저녁 시간이랑 주말에는 보드를 탔어요.


언제부터 스케이트보드를 가르쳤나요?


제가 한창 타던 1990년대 후반까지 스케이트보드는 완전 서브컬처였죠. 스케이터끼리 서로 가르쳐주면서 보완하고 기술을 늘리는 식이었어요. 세월이 흐를수록 점차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면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저랑 비슷한 경력대를 가진 스케이터들과 각 지역에서 강습 커뮤니티를 열고 가르쳤죠. 당시에는 무료였어요. 무료로 가르치다 보니 수강생들의 책임감도 적고, 커리큘럼도 정교화하기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2012년에 제대로 이름을 걸고 유료 레슨을 진행했어요.


스케이터로서 활동은 많이 하셨나요?


스케이트보드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많이 유명하지 않아도 여기 스케이트보드씬에서는 꽤 이름있어요. 원로급이죠. 우리나라에서 스케이트보드를 제대로 타기 시작한 거의 1세대에요. 그래서 대회랑 공연도 꾸준히 참가했죠. 우리나라는 아직 익스트림 스포츠에서 발전이 더디지만 해외는 이미 40~50년은 앞서 있어요. 해외 대회에 참가하고 심사위원으로도 참가했죠. 공연은 보통 어린이날 행사나 놀이공원 등에서 묘기를 보여주고 몇 가지 스킬을 선보였어요. 스케이트보드 공연은 아이들에게 꽤 인기 있어요. 아슬아슬하고 멋있잖아요.



스케이트보드 레슨은 어떻게 진행하나요?

레슨 포인트는 강습생의 수준에 맞춰 진행한다는 점이에요. 입문자가 대부분이라 기본 스트레칭, 스탠스, 발 올리는 법, 넘어지는 법 등 기초적인 기술을 위주로 가르쳐 드리고 있어요. 수강생의 실력 향상에 따라 다음 기술로 넘어가는 방식이에요. 스케이트보드는 기본기가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자세 교정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주로 1시간, 1시간 30분, 2시간 단위로 강습생이 원하는 타임으로 레슨을 진행하고 있어요.

고수님만의 레슨 차별점이 있나요?

제가 30년 경력을 가졌는데 이것도 차별점이 될 수 있겠죠.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긴 경력을 가진 스케이터는 몇 명 없어요. 그리고 제가 한창 스케이트보드를 배울 때는 거의 독학 위주였어요. 스스로 지금의 수준까지 끌어올린 거죠. 옛날에는 카메라, 핸드폰, 인터넷 검색, 유튜브 등도 없었기 때문에, 어렵게 구한 외국 잡지나 비디오테이프 등을 수도 없이 돌려보며 연습을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기술 하나하나의 디테일과 노하우를 알고 있죠. 그리고 입문자의 자세만 봐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딱 알고 있어요. 제가 스스로 초보부터 겪어온 과정을 몸소 느꼈기 때문에 수강생들의 수준을 정확히 집어낸 레슨을 제공하죠.

수강생은 보통 몇 살이죠?

연령대는 정말 다양해요. 3세부터 50세까지 있어요. 수강생 한 분 한 분 모두 기억나요. 어린이 같은 경우에는 소심한 성격의 아이들이 많아요. 아이들이 스케이트보드 레슨을 통해 과감하게 도전하고 넘어지는 경험을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라는 점에서 좋죠. 신체 균형 능력이나 밸런스에도 아주 좋아요.

어른 수강생의 경우 꾸준히 TV나 영화로 접하던 스케이트보드에 대한 선망이 있는 경우에요. 타고는 싶은데 망설이다 좋은 기회로 레슨을 받고 입문을 하는 거죠. 나이도 상관없어요. 남녀노소 모두 즐겁게 즐길 수 있어요. 위험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의 경우 위험한 묘기 공연을 본 경우고, 위험하지 않게 타는 법도 충분히 있어요. 기본기를 제대로 배우면 더 안전하겠죠.

고수님은 하루 일상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오전에 사무실 출근해서 스케줄 체크하고 강습 준비, 장비 점검을 하죠. 그리고 레슨이 있을 때는 레슨 장소로 이동해서 교육을 해요. 아침 일찍부터 할 때도 있고 저녁 10시까지 할 때도 있죠. 강습생에 맞추다 보니 스케줄에 변동이 많아요. 그래서 일과를 마치는 시간은 일정하지 않네요.



취미나 여가 시간에는 뭘 하시나요?

스케이트보드를 빼고 말씀드릴게요. 애니메이션 전공을 해서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캐릭터 제작이나 벽화, 그라피티 작업 등도 하고 있죠. 주로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그리고 노래 부르기도 좋아해서 친한 사람들과 어울려 가끔 노래 부르러 가기도 해요.

개인적인 목표나 꿈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스케이트보드 인프라가 부족해요. 외국에 비해 몇십 년 뒤떨어진 수준이죠. 위험하고 불량하다는 인식도 여전히 남아있고요. 예전에 비해 많이 변했으나 아직 제대로 된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어요. 스케이트보드 파크도 현재는 시 단위로 가끔 공공장소로 지어주는 경우가 있긴 한데, 개인이 제대로 한 경우는 없어요.

저는 앞으로 제대로 된 개인 보드 파크를 열고, 정식 커리큘럼 된 스케이트보드 보딩 스쿨을 차리고 싶어요. 좋은 장소가 많아야 대회도 열고 공연도 주최할 수 있어요. 앞으로 스케이트보드 인프라 구축에 힘을 보태고 싶어요. 우리나라 스케이터 올드스쿨로서 후배들을 위해 좋은 기회를 많이 제공할 수 있는 스케이터가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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