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를 만나다] 숨고가 만난 82번째 사람
가야금은 '볼매' 악기에요.
볼수록 매력있죠. 소리에 끝이 없어요.
숨고가 만난 여든 두 번째 사람
가야금 연주자, 조소정
혹은
숨고 가야금 레슨 고수, 조소정
안녕하세요 고수님, 간략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가야금 선생님이자 연주자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숨은 고수 조소정이라고 합니다.
어떤 계기로 가야금을 시작하셨나요?
어렸을 때 피아노랑 플룻도 배웠는데 큰 흥미를 갖지 못했어요. 다른 악기를 시작해볼까 고민하던 차에 가족들과 국악한마당을 봤죠. 국악이란 장르를 처음 접했는데 서양음악에서는 듣지 못하는 소리라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 계기로 국악학원을 찾아갔죠.
초등학교 5학년때에요. 처음에는 목소리가 허스키해서 판소리를 배워볼까 했는데, 선생님께서 제 손을 보고 가야금하면 잘하겠다고 하시며 가야금을 권유하셨어요. 그렇게 시작했답니다.
현재 본업으로 레슨을 하고 계신가요?
한양대 대학원 석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학생이면서, 공연을 하고 있어요. 레슨도 하고 있네요. 본업이 레슨이라고 확실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가야금을 가르치는 수강생이 늘고 있어 앞으로는 본업이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도 해요.
레슨은 언제부터 하셨어요?
20살 때부터 계속 했어요. 그런데 처음에는 누굴 가르치는게 참 부담스러웠어요. 20살 때 한 번 가르쳐보고는 레슨 기회를 피하고 다녔죠.
조금 지나고 지인이 부탁해서 한 학생을 가르쳤어요. 가르치면서 만만찮다는 걸 느꼈어요. 그리고 더욱 레슨을 안하려고 했죠. 세월이 흘러 아는 선생님이 레슨하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그 분의 수강생을 저한테 부탁하셨어요. 그렇게 다시 시작했는데 점차 자신감이 붙더군요.
수강생의 실력 향상을 보면 정말 보람을 느껴요. 레슨을 하다보면 수강생에게 더 많은 걸 알려주기 위해 자연스럽게 저도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되더라고요. 저도 배운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성장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가야금은 끝도 없어요.
가야금 레슨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나요?
아무래도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눈높이에 맞춘 레슨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지금 교대역 근처에서 레슨을 주로 하고 있어서 오기 힘든 분 같은 경우 제가 직접 방문하기도 해요.
수업 내용은 보통 악기 레슨과 비슷해요. 피아노를 배울 때 도레미파솔라시도 계이름을 익히고 건반 치는 법을 배우듯 가야금도 비슷해요. 계이름과 악보 읽는 법부터 가야금 현 뜯는 법을 가르치고 있어요.
처음에는 오른손을 먼저 배워요.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왼손과 함께 연주하는 법을 배우죠. 그 이후로 자신이 원하는 곡을 계속 연습하는 식이에요.
고수님만의 레슨 차별점이 있나요?
수강생들을 모아 1년에 한 번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드리고 있어요. 큰 연주회는 아니더라도 작은 공간을 대여해 진행하고 있죠. 연주회를 하면 지금까지 배운 것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실력 향상에도 아주 좋아요. 다른 사람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동기 부여와 자극도 된답니다.
그리고 아무리 취미 생활이라도 누구 앞에서 연주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다들 있으세요. 그리고 이런 기회를 제공해드리니 수강생 전부 보람을 느끼시는 모습을 보고 저도 뿌듯했죠. 직장인이신 경우 자기가 뭔가를 해냈다를 느끼세요.
가야금을 하시면서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으신 적 있나요?
대학 들어가면 모두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대학 들어가고 나서부터가 진짜 시작이구나고 느꼈을 때인 것 같아요. 그리고 대학생활 내내 주변 동기들과 친구들이 많이 좌절하고 포기해요. 그걸 보는 저도 괜시리 그렇죠. 우물 안 개구리로 살다가 현실을 느꼈어요.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해야 하는지부터 생계 문제와 현실적인 문제를 많이 느꼈죠.
이런 점은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겪는 것 같아요. 제 주변 동기들도 전공을 바꾸는 전과도 많이 하고 그래요. 하지만 저는 포기를 안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끝까지 하는게 중요하죠. 다들 악기만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불안에 떨고 부담을 많이 느끼던데, 저는 달랐어요. 악기는 연습시간에 열심히 하면 되니까 다른 시간에는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도 하고 간단한 공연 아르바이트도 가고 그랬어요. 오히려 다른 활동을 하면서 연주에 집중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죠.
가야금은 어떤 매력을 가졌나요?
가야금은 볼매, 볼수록 매력적인 악기에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성숙한 소리가 나고 이제 좀 했다 싶으면 다른 소리가 나오는 신기한 악기죠. 제가 10년 이상 연주하고 가르치면서도 새로 배우는 게 있어요.
혼자 하면 할수록 새로운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요. 지금은 부쩍 소리에 연륜이 묻어나오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어릴 때 연주하는 소리랑은 다른 것 같아요. 배움과 연주에 끝이 없는 악기라 정말 매력적이랍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나요?
바이올린을 전공하시는 40대 부반의 선생님이 기억나네요. 처음 시작하실 때는 '아무래도 음악 전공자니까 몇 개월 레슨 받으면 어느 정도 금방하겠지'라는 생각을 하셨대요. 올해 가야금 배우신지 2년차에 접어드셨는데 처음에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부끄럽다고 말씀하셨어요. 그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하루 일상은 어떻게 보내시나요?
하루의 반은 앉아서 연주하니까 아무래도 움직여야겠다 싶어 아침에 40분 정도 가벼운 산책을 하고, 학교 수업과 레슨 그리고 개인 연습 이렇게 하루를 보내요. 시간이 날 때는 스쿼시랑 등산을 해요. 그리고 야구 시즌에는 야구 경기를 즐겨보죠. 엘지 트윈스 팬이에요!
개인적인 목표나 꿈이 있나요?
가야금 교본을 만드는 것이 제 목표에요. 가야금 교본이 많지 않을 뿐더러 현재 나와 있는 책들로 레슨을 해보면 아쉬운 점을 많이 느껴요. 연습곡과 상세 설명이 부족해 수강생들이 어려움을 겪곤 해요.
어느 교본은 오른손 연주법을 배우기 참 좋은데, 왼손 연주법 설명은 부족한 식이거나, 과정을 찍은 것이 아니라 결과만 찍은 것 같은 사진을 게재한 교본도 많아요. 전공자가 아닌 취미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가야금 교본을 만드는게 목표랍니다!
숨고에는총 68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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