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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고 Soomgo Jun 15. 2018

숨고 인터뷰) 베이시스트, 베이스기타 레슨 김민철 고수

[고수를 만나다] 숨고가 만난 아흔한 번째 사람

베이스기타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전체 연주를 움직이는 조용한 힘을 갖고 있어요.




숨고가 만난 아흔한 번째 사람

베이시스트, 김민철
혹은
숨고 베이스기타 레슨, 김동환



안녕하세요, 김민철 고수님. 간략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베이스 연주와 작곡, 편곡 등을 김민철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김동환이라고 해요. 본명은 김동환이에요. 활동명은 김민철이고요. 기존에 연을 맺던 사무실이 폐업하면서 현재 개인 작업을 위주로 하고 있어요. 친분이 있는 분의 앨범 제작에 참여하고, 지방 행사에 나가 연주도 꾸준히 하고 있죠.

어떤 계기로 베이스 기타를 시작하셨나요?

다른 뮤지션에 비해 굉장히 늦게 시작했어요. 대학생 때 처음 베이스 기타를 잡았죠. 음악을 하고 싶은데 나이가 있다 보니 어떤 악기가 가장 쉬울까라는 아주 건방지고 못된 생각으로 베이스를 시작했어요. 그때는 쉬워 보였거든요. 처음에는 거의 독학으로 하다가, 밴드 동아리에서 2년 정도 연습했어요. 제대로 시작한 건 2003년이었어요. 군 전역 후 대학교를 그만두고 그 등록금으로 서울 재즈 아카데미에 들어갔어요. 남들보다 늦었고, 어떻게든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단 생각에 새벽부터 밤까지 연습했죠. 그러게 베이시스트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답니다.

왜 뒤늦게 뮤지션이 되고 싶었나요?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군대가 계기였어요. 군대를 통해 조직 생활을 경험해보니 저랑 너무 안 맞더라고요. 조직이란 게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를 그대로 따르는 시스템이 대다수라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활은 절대 못하겠더라고요. 그럼 내가 취업/직장 생활 말고 다른 활동을 통해 살 수 있다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나온 답이 음악이었어요. 마침 베이스 기타를 배운 바 있으니 도전한 거죠.

주변 사람들은 안 말리던가요? 후회는 없으시고요?

당연히 말리겠죠. 그런데 말릴 것 같은 사람한테만 비밀로 했어요. 후회는 매일 하죠. 후회는 하는데 그렇다고 선택이 달라질 정도의 미련이 있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사실 베이스를 안 하고 뭘 했을까 생각했을 때 달리할 게 없어요. 후회는 하되 선택은 절대 안 바뀔 것 같아요. 그냥 '이거 내가 잘한 짓인가?'하는 그런 생각은 드는데 그렇다고 인생을 다시 바꾸고 싶은 그런 마음은 절대 안 들어요. 



일본에서도 오랜 기간 활동하셨더군요.

베이스 기타를 전문적으로 하기 시작한 게 2005년부터예요. 13년 정도 되었네요. 아까 말씀드린 서울 재즈 아카데미에서 1년 6개월간 교육을 받고 수료 후 조교로 생활했어요. 조교를 하면서 다른 일을 받고 그렇게 2년 정도 하다가 일본으로 건너갔죠. 일본에 있는 4년제 대학교에서 다니는 명목이었지만 실질적으로 베이시스트 연주 활동을 중점으로 생활했어요. 일본은 서울 재즈 아카데미와 자매결연을 한 기관이 있어 왕래가 잦았던 덕분에 연이 닿아 갔답니다. 일본으로 건너와 10년 정도 활동했네요. 주로 재즈 연주를 많이 했고, 여러 밴드와 협업하고 앨범 작업에도 참여했답니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오랫동안 할 수 있던 베이스 기타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베이스 기타라는 게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연주가 쉬워 보여요. 단순한 연주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육체적으로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죠. 그렇지만 전문가 입장에서는 밴드 전체를 볼 줄 알아야 해요. 비선 실세랄까요. 관객들이 보기에 보컬이나 기타가 멋있고 앞에 나와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 밴드 연주는 베이스기타가 전체 흐름을 좌지우지하고 있죠. 조용한 힘을 가졌어요. 


고수님만의 베이스기타 레슨 차별점이 있을까요?
 
연주 경력만큼 긴 레슨 경력을 갖고 있어요. 일본에서 야마하 다음으로 유명한 야마노 뮤직 스쿨에서 강사 활동을 4년간 했죠. 전문적으로 베이스 기타 연주를 지도한 경험을 갖고 있는 점이 차별점이겠네요. 그리고 아무래도 제가 베이스 기타를 늦게 시작한 편이라 어려운 점을 몸소 많이 느꼈어요. 수강생 입장에서 안되는 부분이 왜 안되는지 금방 알아채고 적절하게 지도해줄 수 있죠. 어린 나이에 악기를 시작한 연주자 같은 경우 성인 레슨생들이 겪는 시행착오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레슨은 어떤 수준으로 이루어지나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수강생의 목적이 취미냐 취미가 아닌 입시, 전문 베이시스트 희망, 전문가 수준을 원하냐에요. 그에 따라 어떻게 레슨의 정밀도가 차이나죠. 취미일 경우 단순한 연주가 어느 정도 각이 나오면 다음 진도로 넘어가죠. 취미가 아닌 수준을 원하는 경우 단순한 연주도 아주 정확하게 하도록 지도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이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며칠 전에 레슨을 원하시는 분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어떻게 제가 일본에서 발매했던 앨범들을 들으셨는지 좋았다고 저한테 말씀하시는데 깜짝 놀랐어요. 신기했죠.

나름 유명한 앨범인가요?

유명하다는 기준이 모호하네요. 아는 사람은 알아요. 대표적으로 Gentleman League의 'Foundation'이 있어요. 이걸 아시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리고 여러 일본 음악가와 작업을 했어요. 제 숨고 프로필을 보시면 자세한 설명을 적어놨어요. 여러 유수의 일본 음악가와 작업하고 활동했다는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고수님의 개인적인 꿈이나 목표를 알 수 있을까요?

한국에 돌아온 지 2년 조금 안되었어요. 한국에서 활동 영역을 조금 더 넓히고 싶네요. 요 2년 사이 사무실을 통해서 작업을 받아 진행하다 보니 영역이 국한되어 있었어요. 거의 가요 위주의 작업이었죠. 한국에서도 재즈나 다른 장르도 작업하고 싶네요.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더 갖고 싶어요. 그리고 많은 뮤지션들이 원하는 꿈일 텐데 내 음악을 갖고 내 앨범을 내고 싶어요. 그게 제 꿈이에요. 한국에서는 특히 어렵지만 아마 모든 뮤지션의 꿈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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