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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결 Feb 09. 2021

나의 취향은?

소녀감성 4스푼, 낭만 2스푼, 여유로움 2꼬집

나를 즐겁게 하는 사람

자기 취향이 있고 느긋한 친구들. 막 신난다기보다는 만나면 편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좋다.

얘가 무슨 생각을 하지, 이렇게 하면 싫어하지 않을까, 무슨 말을 해야하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말을 안해도 해도 편하다. 그리고 자기가 처한 상황 안에서 자기 취향을 구축해서 삶을 즐기는 친구들을 보면 멋지고 안정감 있고 보기 좋아보이고 만나면 나도 그 친구 취향을 함께 즐긴다.

친구들은 소소한 문구류를 좋아하고 각종 생활정보에 빠삭한 온라인커뮤니티 서퍼이거나, 일본 애니메이션과 드라마 덕후이면서 여행에 능숙하거나, 클라이밍/킥복싱부터 발레까지 다양한 운동을 섭렵하면서 주요 맛집은 꿰고 있거나, 고양이 집사이면서 집순이이면서 비누만들기와 팔찌만들기 등 금손이거나 하다.

이제 나도 독립을 한 뒤로 내 취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좋다.

이런 친구들은 마음이 한결같다. 언제 만나더라도 어제 만난듯 편하다. 취향에 진심인 만큼 순수하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랑 인연이 오래간다.


나를 즐겁게 하는 물건

*베니 토끼 굿즈 시리즈

베니 캐릭터 자체가 감정표현이 솔직하고 따듯하고 섬세하고 귀여운데, 이런 베니의 매력을 잘 캐치해서 고퀄리티 3D로 구현해서 300% 만족. 대왕 얼굴쿠션은 침대에 등을 기대는 용도로 쓰는데 쫀득쫀득 폭신폭신 기분이 좋고, 인형은 얼굴도 궁디도 배도 오동통하게 귀엽게 라인을 잘 뽑았다. 롱쿠션도 옆으로 잠을 잘때 안으면 무릎을 잘 받쳐주어서 바로 잠이 든다. 미니멀라이프를 살겠다는 내 결심을 와장창 무너뜨린 베니. 괜찮아 귀여우니까! 귀여우면 됐어! 굿즈 종류도 소재도 디테일도 모두 맘에 든다.

*별 펀칭 연보라색 커튼

이사오고 창문에 단 커튼. 아침이 되면 별 펀칭 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오는데, 하늘에 야광별 붙여놓은 것 마냥 하얗게 별이 총총총 예쁘고 맘에 든다. 아침마다 꼭 보는 것 같다.

* 문종

선물받았는데 문 열고 닫을 때 별빛이 쏟아지는 것처럼 청량한 종소리가 난다. 축복이 쏟아지는 소리란다.


나를 즐겁게 하는 상황

* 아침 해 뜨는 풍경

창문에서 해가 뜨는 게 보이고 산세가 뚜렷하게 보인다. 아침잠이 많지만 해가 뜨는 걸 보면 기분이 좋아서 잠에서 깨는데 도움이 된다. 여행가서도 해 뜨는 모습은 꼭 보려고 한다. 그 풍경과 기억이 고스란히 내 마음 속에 담긴다.

+ 이탈리아 아시시 해지는 풍경.

석양에 아시시 건물들이 핑크빛으로 물든다. 언덕에서 내려다 보아도 너무나 아름다웠고, 깊은 밤 반짝이는 불빛이 밤안개와 함께 흡사 은하수같이 황홀했다.

* 기타

포용적인 분위기, 어떤 엉뚱한 생각 아이디어를 말해도 진지하게 때로는 웃으며 들어줄 수 있는 상황, 하나에 몰두할 수 있는 차분한 상황. 이심전.


나를 즐겁게 하는 것들

그림을 그리다가 몰입해서 이거 칠한다음에 뭐하지 생각 않고 그냥 손이 움직이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릴 때

연극, 뮤지컬, 클래식, 콘서트, 미술관 관람 등 문화생활을 좋아한다. 호소력 짙은 무대, 하나의 서사를 가지고 흡인력있게 끌고 나가는 작품들에 마음을 빼앗기고 열광하고 푹 빠진다. 도슨트 들으면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배경지식 없이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 둘 다 좋아한다. 또 내가 느낀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적는 것도 즐긴다.


좋아하는 이야기

사람간의 정, 휴머니티가 담긴 감동스토리를 좋아한다. 가족애, 애틋한 마음 등이 표현된 작품들. 막이 내리고도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작품을 좋아한다.




나를 불쾌하게 하는 사람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고 깔보는 사람, 자기랑 다르다고 막말하는 사람, 무안주는 사람, 상대 탓하면서 몰아세우는 사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당연한 듯 요구하는 사람, 이랬다저랬다 말 바꾸는 사람, 계산적인 사람, 이간질하는 사람, 이말 저말 전하고 다니는 사람, 잘 삐지는 사람, 안하무인에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 말과 행동이 가벼운 사람, 돌려까기의 달인, 다른 사람을 비웃는 사람, 일 저질러놓고 사람들이랑 노닥거리느라 뒷처리는 나몰라라 하는 사람, 주변 사람 지치고 피곤한데 생각 않고 일 벌이는 사람, 무임승차하면서 뻔뻔한 사람, 속 보이는 사람, 기분에 따라서 결정을 뒤엎는 사람, 이사람 저사람 간보는 사람, 푼수, 오지라퍼, 기타 예의 없는 사람


나를 불쾌하게 하는 상황

사적인 것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여럿이 있는 앞에서 자꾸 공론화해서 추궁하고 물어보는 것, 분위기를 한쪽으로 몰아가지고 동조하게끔 만드는 것, 편 가르는 것, 이 사람 저 사람 눈치 봐야하는 상황, 시간적 여유없이 촉박한 스케줄에 끼워맞추는 상황, 생각한대로 판을 짜고 사람들을 주무르려는 상황, 다른 사람 얘기 듣지 않고 말 딱 자르고 일방적으로 결정 내려버리는 상황, 주먹구구 중구난방으로 요청하는 상황, 두서없이 일을 시키는 것, 내 의사 묻지않고 함부로 내 것을 쓰거나 남에게 주는 것, 꼬치꼬치 캐묻는 것, 일이 공중에 붕 떠서 서로 떠미는 상황, 누가 누가 사귀고 어쩌구 저쩌구 떠들고 누구랑 누구를 이어주려고 하는 상황(의도적으로 러브라인 조성), 모호하게 행동하고 말하면서 상대를 유혹하려는 건지 그런 행동과 말을 제삼자 입장에서 같은 자리에서 지켜봐야하는 상황(강제로 썸 타는거 직관).

주로 불쾌하게 하는 사람들이 불쾌한 상황을 조장한다. 너무 힘들다.


나를 불쾌하게 하는 물건

사이즈가 안 맞거나 입으면 불편하거나 나랑 안 어울리는 옷, 나한테 필요없는 데 또 버리기 아까운 잡동사니 물건, 내 취향이 아니고 실용성이 떨어지고 자리를 차지하는 물건, 아직 읽지 못하고 숙제처럼 쌓여있는 책, 사놓고 몇 번 쓴 적 없는 운동용품, 이리저리 휘갈겨 놓고 제대로 내용 정리하지 못한 필기 노트, 종이 쪽지들, 바탕화면을 가득 메운 아이콘 파일들. 주로 정리가 안되고 내가 감당이 안되는 물건들이 나를 불쾌하게 한다.


압축한 단어

예의, 존중, 배려, 취향, 프라이버시, 한결같음, 여유, 편안함


주제: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며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기 고유의 취향을 즐기고 표현하고 구현하는 것

휴... 내가 이걸 원했구나... 현재 직장에서 내가 원하는 게 1도 충족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그런데... 이런 환경을 제공하는 직장이 진짜 존재할까?...

그래서 (없을 것 같아서) 직장생활이 아닌 다른 형태의 일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이렇게 해메고 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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