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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결 Mar 25. 2021

추상성, 공감과 참여를 이끄는 디자인 요소

디자인유치원 DAY 3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보는 것도 좋아했는데, 실제와 비슷하게 묘사한 그림, 심미적인 그림을 좋아했었고 그런 그림이 잘 그린 그림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여러 그림을 보고 화가들의 일대기를 접하게 되면서, 화가는 그림으로 본인의 철학, 세계관, 또는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관객 또는 세상과 소통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서 내가 그림을 감상하는 관점도 달라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추상화는 이해하기 어렵고 난해하게 느껴져서 여러 번 들여다 보아도 잘 와 닿지가 않았었다. 그리고 '왜 굳이 추상이어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한켠에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가이드에서 '단순하고 추상성이 강해지면 비어 있는 공간에 자기감정과 상상을 채움으로서 대상과 자신을 동일시'할 수 있다는 부분과, 참고 글에 소개된 마크 로스코의 말, "자신은 추상주의자가 아니며, 비극, 황홀경, 운명같이 근본적인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관심이 있을 뿐"이라는 부분에서 추상성의 의미, 기능을 새롭게 깨달았다.

추상성이 지닌 보편성, 해석의 여지를 넓게 가져감으로써 작가가 그림을 그려내는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관객 역시 해석의 과정에서 깊이 관여하면서 관객마다 고유의 의미가 담긴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 즉, 추상성은 참여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 같을 때, 남일 같지 않을 때 더 감정적으로 깊이 공감하고 그 메시지에 집중한다. 남 얘기라고 생각하면 집중도가 떨어지고 스킵할 가능성이 커진다.


'추상화는 단지 세부 묘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핵심만 남을 때까지 특정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어떤 대상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다'라는 부분에서는 추상성이 외형적인 표현보다 본질적인 메시지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외형을 단순화하고 도형화하여 모양, 선, 색으로 표현되도록 하는 모양의 추상, 의미를 단순화하고 상징화하는 의미의 추상 두 가지 맥락으로 추상을 나누어 볼 수 있고, 각각의 차원이 심화됨에 따라 표현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어떤 부분을 단순화하고 의미를 전달하는데 집중할 것이냐에 따라 추상성을 표현하는 방식을 달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움보다 명확성이 중요한 그림문자 '아이콘'의 기능에 대해서도 또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성별, 연령, 언어, 문화권(문화권마다 일부 제스처, 상징이 다르게 해석되는 부분은 차치하더라도)이 다르더라도 아이콘으로는 정보전달이 가능하다. 해외에서 공항,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 한눈에 이정표를 확인할 수 있었던 아이콘의 고마움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디자인에서도 독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인지에 따라 추상의 차원, 단계를 달리해서 디자인하고 소통할 수 있구나 배울 수 있었다. 


추상성에 대한 나만의 두 줄 요약:

- 표현요소에서 선택과 집중을 함으로써 여백을 만들고 독자가 깊이 관여할 여지를 주는 것

- 표현요소를 단순화함으로써 보편적인 소통을 돕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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