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바르셀로나의 병원
지금부터 집중해서 스페인 학식의 위험성을 찾아보세요.
이곳은 스페인의 한 대학교,
"엄청 기대돼!"
까딸란어와 까스떼야노(스페인어) 사이 익숙한 한국어가 들려옵니다.
오늘은 바로 바르셀로나 자치 대학교 개강날입니다.
한국에서 교환학생을 온 두 친구의 첫 등교 날이기도 한데요.
둘은 두근거림이 가득 찬 눈빛으로 환영 설명회를 대강 흘려들은 뒤, 바로 학교 중앙으로 향합니다.
Plaça Cívica(플라싸 씨비까)가 바로 그 도착지입니다. 시민의 광장, 한국의 '학관'과 같습니다.
"아 너무 배고프다. 땡고 암브레(Tengo hambre)."
은별은 비행기에서 벼락치기로 공부한 스페인어를 조금 섞어 써가면서 배를 손으로 문지릅니다.
"뭐해. 배고파. 빨리 와." 하지만 배를 부여잡은 은별이와 다르게, 수영은 다른 곳에 한 눈이 팔려있습니다.
학관 바로 앞, 인간 탑을 만들고 있는 광경입니다.
카탈루냐 지방에서 18세기부터 공동체 의식을 고취하는 전통문화로 자리 잡아온 '카스텔'입니다.
설렘은 배고픔과 섞여 조바심이 되었고, 은별은 어느덧 수영의 팔을 잡아끕니다.
"아 아파! 팔 빠져. 간다 가."
수영이 짐짓 투덜대며 문을 연 순간, 카페테리아의 전경이 펼쳐집니다. 시끌벅적한 것은 한국과 다를 게 없지만, 이곳은 분명히 뭔가 다릅니다. 은별은 어느새 사라진 지 오래,
"빨리 와봐! 파스타, 피자, 생선, 스테이크, 샐러드까지 다 있어!"
뷔페식으로 전채요리, 본식, 후식까지 골라 담을 수 있는 이 카페테리아에서 두 친구의 쟁반은 자리가 남지 않습니다. 두 친구의 입에도 과일, 샐러드, 파스타, 생선, 감자튀김, 음료, 빵이 아주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악!"
두 친구는 황급히 병원으로 향합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찬찬히 오늘 하루를 되돌려봅시다.
은별이는 배가 너무 고팠고, 카스텔을 보던 수영의 팔을 자꾸 잡아끌 정도였습니다. 수영은 어릴 적 팔이 자주 빠졌었죠. 그렇게 수영을 잡아끈 은별이가 고심 끝에 쟁반에 음식을 다 담고, 결제까지 마친 뒤 먹기 시작했을 때였습니다. 둘 중 한 명이 갑자기 통증을 호소했고, 병원으로 향합니다. 어떤 것이 문제였을까요? 팔을 잡아끈 것? 아니면 음식이 상했었을까요?
올리브가 문제였습니다.
황급히 병원에서 CT를 찍었고, 통증의 원인은 올리브로 밝혀졌습니다. 어떻게 올리브가 문제를 일으킨 것일까요? 사건의 전말은 이러합니다. 배가 고팠던 은별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쟁반에 모두 담았고, 그 사이에는 스페인에서 즐겨 먹는 약간의 올리브도 있었습니다. "나는 올리브가 진짜 맛있더라."라는 말을 하며, 은별은 올리브를 입에 넣었습니다. 바로 그때, '와그작' 소리가 나면서 은별이가 턱을 부여잡았습니다. 바로 올리브의 씨앗이었습니다. 한국과 다르게 스페인은 올리브 씨앗을 제거하지 않기도 합니다. 그걸 몰랐던 은별은 배가 고픈 나머지 올리브를 세게 깨물었고, 치아에 충격이 가해졌던 것입니다. 다행히 병원에서는 한 달 정도면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소견을 내렸습니다. 생각보다 스페인의 병원은 빨랐고, 친절했으며, 가격 또한 CT를 찍었음에도 합리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충격으로 은별이는 식욕이 폭발하던 이전과 다르게, 한동안 잘 먹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상 <위기탈출 넘버원 - 스페인 학식의 위험성> 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