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검진과 백일해 접종 안내
4주 만의 정기 검진을 위해 다시 조산원을 찾았다. 사실 미적거리다 예약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는데 15여분이 지나도록 나를 찾으러 오지 않았다.
15분이 지나고 조산사 M이 진료실에서 나왔다.
"미안해요, 오늘 아침에 응급 상황이 있어서 병원에 다녀왔더니 진료가 자꾸 밀리고 있네요."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천천히 하세요."
그리고 조금 더 기다렸더니 진료실에서 모녀로 보이는 여자 두 명이 나오고, 진료실 안에서는 부지런히 뒷정리와 소독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들어와도 돼요!"라는 목소리와 함께 조산사 M이 반갑게 맞이했다.
조산사 M은 지난 2차 정밀 초음파 결과를 살펴보면서 이야기했다.
"태반도 뒤에 있고, 탯줄도 태반 근처에 잘 위치하고 있네요."
"탯줄 위치가 걱정해야 할 정도인가요?"
"그렇진 않아요. 괜찮아요."
이곳의 사람들은 모든 걸 괜찮다고 이야기만 해 주는데 가끔은 정말 괜찮은 건가 싶기도 하다.
침대로 자리를 옮겨 혈압을 재고 태아의 심박수도 체크했다. 심박수는 150 BPM 정도로 안정적인 수준이었는데, 나의 혈압이 잴 때마다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고 했다. 물론, 이것도 정상 범주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혹시 어지럽거나 하면 잠깐 쉬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질문이 있냐는 말에 임신성 당뇨에 대해 다시 물어봤다. 아이가 너무 빨리 크고 있는 건 아닌지 싶었는데 조산사 M은 그런 것 같지는 않다며, 30주 차쯤에 소변 검사를 할 거니까 그때 당 수치를 봐도 괜찮다며 안심시켰다.
네덜란드에서는 22주 차에 들어선 임신부에게 백일해 백신을 맞을 것을 권고한다. 2019년 12월부터 국가 면역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이어지고 있는 권고 사항이다. (출처: 네덜란드 보건복지부)
백일해는 호흡기 질환의 일종으로, 1살 미만의 영아에게는 각종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질병이다. (출처: 서울아산병원) 그래서 뱃속에 있을 태아에게 항체를 미리 보내기 위해 산모가 임신 중기에 맞을 것을 권한다.
조산사 M은 백일해 백신을 맞고 나서 혹시 열이 오르거나 할 수 있으니 하루 이틀 일정을 빼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해 줬다. 조산원 바로 옆 영유아 보건소(Consultatiebureau)에서 간단히 접종받을 수 있다고 위치도 설명해 줬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27주 차부터 접종을 권고하고 있어서 조금 늦게 맞으려고 했는데, 다음 정기 검진이 26주 차에 있어서 생각보다 빨리 숙제를 해치워야(?) 할 것 같다.
점점 태동의 강도가 달라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밖에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라 남편에게 만져 보라고 했다. 이제 6개월인데 벌써 이렇게 움직여대면 나중에 만삭일 때는 정말 자다가 깰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렇게 움직이면서 엄마 뱃속에서 하드웨어 잘 만들고 있으렴.
넉 달 뒤에 건강히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