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외식의 문이 열리고, 나의 위장도 활짝 열린 요즘.
요즘 가장 큰 걱정은 살이 너무 빨리 찐다는 것이다. 입덧이 끝나자마자 식욕이 왕성하게 오르면서 한 달에 기본 3kg씩은 찌고 있는 중이다. 후기로 갈수록 더욱 찐다던데, 아무리 움직여도 좀처럼 이 기세는 꺾이지 않는다.
솔직히 평소보다 더 먹고 있는 것 같진 않은데, 락다운 기간이 끝나면서 외식이 잦아져서 그런 것 같다. 밖에서 먹으면 간도 센 데다 양도 평소보다 더 많이 먹게 된다.
그 와중에 다행인 점은 특별히 당기는 음식은 없다는 것이다. 시댁과 전화 통화할 때마다 늘 "아가, 뭐 당기는 음식은 없니?" 이렇게 물어보시는데 정말 특별히 먹고 싶은 것이 없다.
그런데도 이렇게 빠르게 숫자가 올라가는 걸 보고 있으려니 아침마다 체중계에 올라가는 게 조금 긴장된다. 체중계의 숫자에 따라 아침 메뉴가 달라진다. 너무 많이 늘어났다면 과일과 요거트, 유지라면 빵과 따뜻한 우유. 조금 떨어진 날에는 최애 프렌치토스트를 해 먹는데, 아직까지 한 번밖에 못 먹어 봤다. '웃프다'.
24주 5일 차인 오늘, 22주 백신(22 wekenprik)을 맞고 왔다.
(관련 내용은 아래 정기 검진 포스팅을 참고해 주세요.)
좋은 날씨를 만끽하며 집 근처 영유아 보건소(Consultatiebureau)에 도착했다. 따로 예약 없이 워크인(Walk-in)으로 백신을 맞을 수 있어서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맞춰 오기만 하면 된다.
접수대에서 건네준 서류를 작성한 후 대기실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으면 담당자가 이름을 부른다. 내 앞으로도 백신을 맞으려는 예비맘들이 조금 있어서 오래 기다려야 하나? 싶었는데 10분 내로 접종받을 수 있었다.
들어가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간단히 백일해 접종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미 조산원에서 들은 내용이라 특별히 질문할 일도 없었다.
그리고 잠깐 따끔하더니 바로 끝났다. 작년 코로나 백신부터 시작해서 주사 참 많이 맞는 요즘이다 싶다.
접종을 마치고 혹시 더 맞아야 하는 백신이 있냐고 물었다. 담당의는 이제 산모가 맞아야 하는 백신은 더 없다며, 신생아 백신 접종 일정에 대해서는 출산 후 10~20일 내로 집으로 소아과 의사가 방문해서 일정을 자세히 설명해 줄 것이라고 했다.
날씨도 부쩍 맑아지고, 해도 길어지는 걸 보니 네덜란드의 겨울도 조금씩 끝나가는 것 같다.
여름이 오기까지 석 달 반 남았다. '치즈'를 만나기까지도 석 달 반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