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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민 Mar 11. 2022

[24주] 백신 접종을 하고 왔다.

네덜란드의 외식의 문이 열리고, 나의 위장도 활짝 열린 요즘.

몸무게 눈금, 멈춰! 


요즘 가장 큰 걱정은 살이 너무 빨리 찐다는 것이다. 입덧이 끝나자마자 식욕이 왕성하게 오르면서 한 달에 기본 3kg씩은 찌고 있는 중이다. 후기로 갈수록 더욱 찐다던데, 아무리 움직여도 좀처럼 이 기세는 꺾이지 않는다. 


솔직히 평소보다 더 먹고 있는 것 같진 않은데, 락다운 기간이 끝나면서 외식이 잦아져서 그런 것 같다. 밖에서 먹으면 간도 센 데다 양도 평소보다 더 많이 먹게 된다. 


그 와중에 다행인 점은 특별히 당기는 음식은 없다는 것이다. 시댁과 전화 통화할 때마다 늘 "아가, 뭐 당기는 음식은 없니?" 이렇게 물어보시는데 정말 특별히 먹고 싶은 것이 없다. 


아, 먹고 싶은 거 있다. 진짜 맛있는 커피 좀 마시고 싶다. 민트, 루이보스 같은 허브차도 슬슬 질린다고.


그런데도 이렇게 빠르게 숫자가 올라가는 걸 보고 있으려니 아침마다 체중계에 올라가는 게 조금 긴장된다. 체중계의 숫자에 따라 아침 메뉴가 달라진다. 너무 많이 늘어났다면 과일과 요거트, 유지라면 빵과 따뜻한 우유. 조금 떨어진 날에는 최애 프렌치토스트를 해 먹는데, 아직까지 한 번밖에 못 먹어 봤다. '웃프다'. 



"백신 맞았어. 아, 코로나 말고."


24주 5일 차인 오늘, 22주 백신(22 wekenprik)을 맞고 왔다.
(관련 내용은 아래 정기 검진 포스팅을 참고해 주세요.)




하, 맑은 날씨! 이 날 이후로 또 흐린 날씨가 시작되긴 했다. 


좋은 날씨를 만끽하며 집 근처 영유아 보건소(Consultatiebureau)에 도착했다. 따로 예약 없이 워크인(Walk-in)으로 백신을 맞을 수 있어서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맞춰 오기만 하면 된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그린 벽화가 있었다.


접수대에서 건네준 서류를 작성한 후 대기실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으면 담당자가 이름을 부른다. 내 앞으로도 백신을 맞으려는 예비맘들이 조금 있어서 오래 기다려야 하나? 싶었는데 10분 내로 접종받을 수 있었다. 


22주 백일해 백신 신청서. 영어도 병기되어 있어서 편합니다.


들어가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간단히 백일해 접종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미 조산원에서 들은 내용이라 특별히 질문할 일도 없었다. 


그리고 잠깐 따끔하더니 바로 끝났다. 작년 코로나 백신부터 시작해서 주사 참 많이 맞는 요즘이다 싶다. 


깜빡하고 안 갖고 간 노란색 백신 여권. 독일에서부터 쓰던 거라 독일어가 적혀 있다. 백신 접종 확인서(Vaccinatiebewijs)에는 백신 여권에 부착 가능한 스티커를 줬다

접종을 마치고 혹시 더 맞아야 하는 백신이 있냐고 물었다. 담당의는 이제 산모가 맞아야 하는 백신은 더 없다며, 신생아 백신 접종 일정에 대해서는 출산 후 10~20일 내로 집으로 소아과 의사가 방문해서 일정을 자세히 설명해 줄 것이라고 했다. 


날씨도 부쩍 맑아지고, 해도 길어지는 걸 보니 네덜란드의 겨울도 조금씩 끝나가는 것 같다. 

여름이 오기까지 석 달 반 남았다. '치즈'를 만나기까지도 석 달 반 남았다. 


전주 주말, 재외국민 투표를 위해 방문한 대사관. 여권을 잃어버리지 않는 이상 다시 올 일이 없겠지? 라며 남편과 웃었는데 생각해보니 '치즈' 여권 신청하려면 와야 하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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