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게 있나? 했더니 진짜 돌하르방이었다.
여느 날과 다름없는 수업, 교재의 듣기 문제에서 한 여자가 지도와 카메라를 들고 어딘가를 여행하는 삽화가 제시되었다.
"여러분, 여자는 무엇을 하고 있어요?"
"여행을 하고 있어요. 제주도 여행을 하고 있어요."
어떻게 제주도인지 알았냐고 물으니 학생이 그림 속 돌하르방을 가리켰다.
"이거, 제주도예요."
"맞아요. 제주도에 있는 돌하르방이에요."
"이름이 돌하르방이에요? 몰랐어요. 저희 고향에도 돌하르방이 있어요."
처음에는 의아했는데 이내 비슷한 돌조각이 여기에도 있는가 보다, 하고 수업을 계속했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고 그 학생이 한 사진과 함께 메시지를 보내왔다.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진짜 돌하르방이었다. 게다가 뒤로 보이는 배경은 아무리 봐도 유럽이었다. 그리고 사진을 자세히 보니 "2015년 12월, 서귀포시장"이라는 글귀가 돌에 적혀 있었다.
혹시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을 기억하는가? 17세기 동인도회사의 직원으로 당시 제주도에 표류하고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 '하멜 표류기'를 집필한 사람인데, 아마 벨테브레(박연)와 더불어 한국인이 기억하는 네덜란드인 중 한 명일 것이다. 그 하멜의 고향이 바로 학생의 고향인 "호르큼 시(Gorinchem)"였고, 제주도 서귀포시와 네덜란드의 교류 사업 중 하나로 돌하르방 기증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렇게 낯선 곳에서 한국을 발견해서 놀랐다.
네덜란드에 온 지 벌써 1년이 훌쩍 넘어가지만 코로나 때문에 이곳저곳 많이 여행을 하지 못한 게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이런 곳이 있었다는 걸 알았다면 한참 전에 다녀왔을 텐데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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