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단 한 번일지라도
네덜란드의 새벽 6시 풍경은 어때요?
북위 52도의 네덜란드는 한국에 비해 계절에 따른 낮의 길이가 매우 다르다. 그래서 요즘같이 동지를 향해 달려가는 겨울에는 아주 어두컴컴하다. 시골이라면 가느다란 자전거 불빛에 의지해 다녀야 할 정도로.
나는 지난 9월부터 한 한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슬슬 온라인으로 하던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 공부도 마무리될 여름 무렵 주위 한국어 관련 기관에 이력서를 집어넣던 중이었다.
때마침 집에서 약 70km 떨어진 한글학교에서 급히 하루만 대강해 줄 사람을 구한다고 하며 전화가 왔다. ‘경험이 없어 그런데 원래 담임 선생님의 수업 참관을 해도 되냐’는 나의 질문에 흔쾌히 수락해주시던 그 분위기가 퍽 마음에 들던 차였다.
그리고 가을학기가 시작될 무렵, 나는 이 한글학교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수업은 총 4교시로 9시부터 시작하지만 6시에는 일어나야 시간을 맞출 수 있다.
그런데 전날 밤 잠을 뒤척인 탓일까. 어쩐지 이번 주는 유난히 일어나기가 버거운 새벽이었다.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통근버스를 타려고 새벽 다섯 시 반마다 쌩쌩하게 일어나던 나는 어디에 갔냐며, 지금은 전날 술도 한 잔 안 하고 일주일에 그저 한 번 출근하는 게 전분데.
‘나이 들었다, 들었어.’ 나즈마이 중얼거리며 자전거를 끌고 가까운 기차역으로 향했다.
1시간가량 걸리는 기차를 타고 학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좋아하는 책을 읽다가 중간쯤 오면 노트북을 켜서 전날 준비한 수업 자료를 확인하고 문법 요약본 복습하다 보면 어느새 학교에 도착해 있다.
오늘도 그렇게 12번째 수업을 시작했다. 종강까지 얼마 남지 않아서 진도를 빼기 위해 고군분투한 날이었다.
그래도 똘망똘망한 눈의 학생들만 보면 예전에 저 자리에 앉아서 외국어를 배우던 10대의, 20대의, 30대의 내 모습도 생각나면서 괜히 더 힘을 내게 된다.
학생들의 존재 없이는 교사라는 존재 또한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내게는 무척 소중하고 감사한 출근길이다.
아직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것도 어색하고 고민도 많은 새내기 선생님이지만 늘 고마워, 얘들아.
#피곤해서낮잠잔탓에 #새벽2시에모바일로쓰는글 #온라인과외학생들도고마워 #알지내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