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내가 먼저 계단을 오르는 것도 내가 살아 숨 쉬는 것
하루하루 매일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나.
때로는 숨이 차서 서 있는 그곳에서 멈추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어렸을 적 학교 앞에 항상 있었던 육교를 오를 때엔 끝이 보여 그 끝을 향해 올라가는 게 어렵지 않았다.
계단을 마구 뛰어오르다 넘어져 무릎이 다치기도 하고 어느 날은 매일 올라가는 계단인데도 유난히 힘이 들어 터벅터벅 육교 손잡이를 잡고 따라 올라가기도 했다.
친구들과 손을 잡고 나란히 발을 맞추어 올라가는 재미에 힘든 줄도 모르고 끝을 향해 올라가기도 한 날들도 있었고.
눈에 보이는 계단을 올라가는 것이 끝이 보이는데 인생의 계단은 끝을 볼 수도 그 끝이 어떤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도 이미 마구 뛰어오르기도 하고 터벅터벅 걸어 올라오기도 하고 나란히 발을 맞추어 올라오기도 했는데 그러나 지금 내가 어느 계단에 서 있는지는 모른다.
어느 날은 계단이 높은 것도 아닌데 숨이 너무 차서 멈추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들과의 복잡한 이해관계에서 나의 희생이 너무 강요당하는 선상이 있을 때가 있다. 그게 돈의 힘이든 권력의 힘이든 나이의 힘에서 나오는 보이지 않는 관계 속에 내가 나의 모든 것을 더 많이 양보하고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 계단을 올라가야 할 때엔 나는 잠시 깊게 숨을 고르고 간혹 숨이 너무 찰 때엔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다시 숨을 고르기를 한다.
참고 참았던 눈물을 훔쳐내고 다시 주저 앉았던 계단에서 일어선다. 내가 다음 계단을 올라가기 위한 힘을 안간힘을 다해 내며 발을 뗀다. 그러나 그 순간 나는 안다. 그 자체가 내가 올라가야 할 많은 계단에서 살아 숨 쉬는 나의 강한 역동적인 힘으로 다시 생성되고 있다는 것을 깊이 있게 알게 된다.
다른 날과 같이 몇 계단을 한꺼번에 오를 수 있는 힘과는 다르지만 한 칸을 올라가기 위해 이 숨이 차는 이 순간엔 그 힘의 위력이 얼마나 커가는지 나는 알 수 있기 때문에 나는 그다음 계단에 발을 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