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여자가 있는 남편을 스스로 내려놓기까지

by JHS

남편에게 여자가 생긴 것에 대한 감지를 어느 순간 하게 되었다. 그러나 확인해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서로서로가 너무 다른 성격에 지칠 대로 싸움이 많았던 우리 사이에 아직 확실하지 않은 문제로 또 다른 밤을 지새우며 진을 빼는 전쟁을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며칠째 남편이 집을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내 할 일만 묵묵히 하고 있었다. 오히려 들어오지 않는 남편이 내 마음을 평화롭게 하기에 애써 무심한 척하면서 넘겼다. 일주일 뒤 옷을 가지러 들어온 남편

그러나 난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옷을 챙긴 남편은 아무 말 없이 나가서 다시 며칠째 들어오지 않기 시작했다. 이번엔 내 심기가 조금씩 화가 나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고 갑자기 울분이 터질 것 같았다. 아직 3살인 어린 딸을 혼자 내내 돌봐야 하는 육아와 남편의 이런 행동들이 나의 인내력을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하게 만들기 시작했고 새벽에 결국 나는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를 20여 통 했지만 남편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갑자기 서러움과 화에 복받쳐 밤새 울고 또 울었다.


그날 마침 옷을 또 챙기러 온 남편에게 나는 엄청난 화를 소나기처럼 퍼부었다.

그러나 남편이 나에게 한 말은

" 나한테 더 이상 아무 말하지 마. 나하고 싶은 대로 할 거니까 너도 너하고 싶은 대로 해."

"나 너하고 이혼할 거니까 더 이상 나한테 그 어떤 것도 요구하지 마."


나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2살짜리 아이가 있는 딸을 두고 한 달이 넘게 집을 들어오지 않는 남편은 나에게 그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배짱 두둑하게 나왔다. 나에게 미안함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남편의 이기적인 뻔뻔함에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울분에 지쳐 쓰러졌다.


나에게 그 어떤 말도 설명도 나를 이해시키려 하지도 않으려 하는 남편의 차가운 냉정함에 나는 그 매서움에 잔혹할 만큼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그리고 내가 느끼는 감지는 남편에게 분명하게 여자가 있는 거였다.

남편이 지금 다른 여자에게 빠져있는 마음 외에는 이 상황이 설명이 되지도 않았고 그리고 어린 자식마저 눈에 들어오지 않는 남편의 철저한 냉정함에 나는 그 마음이 너무 무서웠고 두려웠다.


다른 여자에게 완전히 빠져 있는 남편의 마음을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런 것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관계로 그리고 그 누구도 나에게 가르쳐 주지 않은 관계로 나는 완벽히 길을 잃어버렸다.

철저히 고독하고 외롭고 마음에 수백 군데 칼에 베인 것처럼 아파 숨을 쉴 수도 없었다.


이 아픔에 무작정 짐을 싸서 아이를 데리고 한국 부모님이 있는 곳으로 왔다.

부모님에게는 아무 말을 하지 않은 채 내가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잠시 쉬러 온 거라고만 말을 했다.

다행히 부모님은 전혀 의심 없이 나의 말을 믿으시며 오랜만에 보는 손녀딸 사랑에 바쁘셨다.


한국으로 들어온 나는 유난히 버스 노선이 긴 우리나라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끊임없이 버스를 타고 창 밖의 풍경들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 나 이혼해주어야 하나'

' 내가 이혼하고 나면 난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 남편이 다른 여자한테 가는 거 나는 아직 준비가 안되었는데'

'내가 남편 없이 살 수 있을까'

'아이는 어떻게 하지'

'아이를 혼자 데리고 내가 살아갈 수 있을까'

'나를 사랑하지 않은 남자 내가 평생을 버티며 살아갈 수 있을까'

'나 헤어질 준비 안되었는데 어떡하지'


단풍잎이 곱게 물든 나무가 많은 도심 속에 버스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단풍나무들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너무나 화려하고 예쁜 단풍 낙엽과 나무속에 그에 대비하여 너무나 슬프고 불행한 모습으로 서 있는 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이렇게 지금 슬프고 불행한 인생이 누구로부터 시작했는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시작했다.

그런데 답은 나였다.

나 내 마음으로부터 시작된 비롯된 생각이 지금의 슬프고 불행한 인생을 나 스스로 만들었다는 것을 직시했다.

내가 이 남자를 놓을 수 없는 나의 집착이 나를 불행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직시했다.

오로지 이 남자가 아니면 안 된다는 나의 강한 소유욕과 집착이 나 스스로 나를 파멸로 몰아넣은 것을 직시했다.


그리고 이 슬픔에서 헤어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나 스스로 나를 자유하게 만들어야 하는 노력이 나로부터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


'내가 이 남자 내 마음에서 완전히 놓아주자. 내 마음에서 이 남자 떠나보내자.'

' 떠나보내야 나도 이 남자도 새로 시작할 수 있다.'

'지금 떠나보내지 않으면 나는 내 인생을 스스로 파멸시키게 될 거야.'

'내가 마음에서 완전히 이 남자를 놓아버리자. 내 인생을 더 이상 스스로 파괴하지 말자.'


그리고 나는 나의 행복을 나 스스로 찾아가는 마음이 그게 내가 이제부터 해야 할 일임을 또한 알기 시작했다.


'나의 행복을 위해 이 남자 보내자. 내 마음에서 이제 보내주자.'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를 더 이상 사랑하지 말자. 이제는 그만하자.'

'나를 사랑하지 않는 마음을 가진 사람을 진심으로 내려놓고 보내주자.'


' 그리고 이제 내가 행복한 것을 하자.'

' 이제부터 나 행복하고 싶어'

'나 더 이상 아픈 거 못하겠어. 이제 더 이상 아플 힘도 자신도 없어.'

' 이 남자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을래.'


다른 여자가 있던 남편을 다른 여자에게 완전히 보내주는 마음을 내려놓기까지 나는 철저하게 고독하고 외로웠고 수백 번 칼로 살을 도려낸 듯한 아픔의 시간을 통과해야 했다.

나에게 '너도 다른 남자 만나'라고 말하는 남편의 잔인한 말에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었던 나의 바보 같은 마음에 쿨하지도 못한 마음에 나 스스로를 더 슬픔의 바닥까지 끌어내렸다.

그 모든 아픈 시간의 과정을 통해 서서히 일어서기 시작한 나는 뒤돌아보면서 깨달았다.

나의 집착 나의 소유욕 나의 사랑이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삶을 스스로 파괴할 수 있는 거대한 힘이 있다는 인간의 내면 본성들을


결국 내 삶의 슬픔 아픔 행복 이 모든 것이 나의 내면의 본성들에 의해 어떻게 지배당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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