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1)
혼행의 시작!

작은 걸음을 내딛다

by 파란 해밀


2015. 07. 17.

혼자 하는 여행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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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를 다녀온 지 벌써 몇 년이 지났다. 크로아티아는 나에게 애증의 나라다. 크로아티아 자체가 그런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덤터기가 씌워졌다.


아들 녀석과 동유럽 자유여행 딱 한 번 한 경험으로 무슨 배짱인지 인터넷에서 자유여행이 처음이라는 여행 동무 3명을 모아 크로아티아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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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함께 여행하기로 했던 친구의 배신(?) 덕택에 혼자 가기에는 아직 용기가 없고, 일행이 있으면 그래도 의지가 되어 갈 수 있을 것 같아 호기롭게 여행을 계획했다. 다행히 비슷한 연령대라 50대에 느끼는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며 좋은 여행이 되리라는 기대감에 무척이나 설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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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대감은 첫 도착지에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연령이 비슷하다고 해서 생각이 비슷한 것도 아니고, 시선이 머무는 곳이나 관심 분야가 같은 것도 아니었다.


물론 일치하기를 기대한 것도 아니다. 단지, 50대에 머물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각자 다른 위치에서 느끼는 아직도 낯선 저마다의 50이라는 자리에서 나이의 무게를 공유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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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것은 나 혼자만의 바람이었다. 모르는 사람들과 여행 경험이 없던 나의 운영(?) 미숙과 너무도 다른 가치관은 불신과 오해로 이어졌다. 도시 이동과 숙소는 함께 했지만 그들과 떨어져 혼자 여행하기로 했다. 어차피 혼행의 준비단계로 생각한 여행이었다. 발 닿는 대로 싸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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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면 그들이 있어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극한(?)의 경험이 없었다면 감히 혼행을 엄두나 낼 수 있었을까? 이젠 어느새 혼자 하는 여행에 익숙해졌다. 잘 맞는 여행지기와 가는 것도 물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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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 훌쩍 괴나리봇짐을 싸들고 혼자 떠나는 맛도 쏠쏠하다. 혼자 뒤뚱거리던 걸음마로 시작한 혼행은 꿈에 그리던 남미까지 다녀왔다. 두근거리는 설렘은 두려움에 눌린 채 시작되었지만 이젠 제법 여유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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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 내 마음 같지 않다. 세상 일,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나 궂으면 궂은 대로 그 또한 받아들일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내가 무언가 얻는 대신 치루어야 하는 대가라고 생각하면 훨씬 마음이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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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여전히 여행을 즐기고 있는지......
그 여행을 계기로 새로운 여행에 눈을 떴는지......
다시 익숙하고 편한 패키지로 돌아갔는지.....



이따금 크로아티아를 생각하면 그들도 함께 떠오른다. 언젠가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크로아티아를 가고 싶다. 흐바르에서 며칠을 뒹굴다가, 예전에 묵었던 라스토케 숙소의 정 많은 모녀도 찾아가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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