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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 | K패션/K뷰티, 데이터/AI 시대로 가다

K패션/K뷰티, 글로벌 확장에서 데이터/AI 시대로 가다

by Roi Whang

국내 패션/뷰티 산업이 ‘글로벌 확장’에서 ‘데이터/AI 기반 경쟁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어요. 관광객이 몰리는 오프라인 거점과 디지털 CRM/AI 마케팅이 결합하며 새로운 성장 공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롯데 잠실/본점 같은 수도권 핵심 백화점에서 월 10억~20억 원에 달하는 핸드백 매출이 나오는 현상은 단순한 소비 집중이 아니에요. 이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 글로벌 브랜드 수요, 그리고 체험형 매장 운영이 맞물린 결과죠. 반면 다른 점포들은 매출 성장 정체를 겪으며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무신사 사례와도 연결됩니다. 무신사는 2021년 872억 원이던 매출을 2024년 3,383억 원까지 키웠는데 그 중심에는 ‘매장 다각화 전략’이 있었어요. 스탠다드 매장뿐 아니라 아울렛, 슈즈, 키즈 편집숍 등 세분화된 오프라인 채널을 구축해 다양한 고객을 흡수한 것이죠.


무신사,_매장_30곳_확보하며_매출_3년간_약_4배_성장.jpg 무신사, 매장 30곳 확보하며 매출 3년간 약 4배 성장


여기에 데이터/AI 활용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K패션/K뷰티의 해외 확장과 함께 국내 CRM/AI 솔루션 기업이 일본과 미주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고 달파처럼 소셜/리뷰/커머스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브랜드 전략을 자동화하는 솔루션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팬덤’을 만들기 위해선 더 이상 광고만으론 부족하고 정교한 데이터 기반 접근이 필수라는 얘기죠.


뷰티 부문에서는 에이블리의 ‘라이브 세일’처럼 판매 채널 혁신도 활발합니다. 실시간 소통과 대규모 할인 이벤트를 결합해 단순 거래를 넘어 ‘참여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이에요. 이는 해외 시장에서도 먹히는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닥터지/리얼베리어는 일본과 글로벌 온라인 채널에서 할인/기획 세트를 통한 대규모 고객 유입에 성공했죠.


에이블리,_첫_라이브_‘뷰티_그랜드_세일’로_최대_86_할인.jpg 에이블리, 첫 라이브 ‘뷰티 그랜드 세일’로 최대 86% 할인


반면 글로벌 시장은 더 복잡합니다. 크록스가 3분기 매출 감소 전망을 내놓으며 주가가 급락한 사례나 랄프 로렌이 매출 전망을 높였지만 관세 부담으로 마진 악화를 우려하는 상황은 ‘성장=수익’ 공식이 더 이상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멕시코 정부의 아디다스 전통 디자인 도용 고발처럼 문화/윤리적 요소도 브랜드 리스크 관리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죠.


스포츠/아웃도어 부문은 프리미엄화와 브랜드 헤리티지 강화 흐름이 두드러집니다. 매버릭은 고급 라인을 통해 재도약을 노리고 아디다스오리지널스는 제니/사무엘 잭슨을 내세워 ‘슈퍼스타’ 캠페인으로 정체성을 재확인했습니다. 이 역시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스토리와 상징’을 파는 전략입니다.


캐주얼/여성복에서는 협업과 지역 거점 전략이 활발합니다. 젤라또피케×도라에몽, 바쿠×산리오 같은 캐릭터 협업은 한정성과 팬덤을 동시에 노리고 키르시/낫유어로즈는 아시아 MZ세대 시장을 직접 공략하며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편집숍들이 PB를 자체 브랜드로 키워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만든다는 것이죠.


젤라또피케×도라에몽,_첫_협업_컬렉션_출시.jpg 젤라또피케×도라에몽, 첫 협업 컬렉션 출시


이 모든 변화의 바탕에는 ‘경험+데이터’라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소비자는 더 많은 선택지를 원하고 브랜드는 고객의 발걸음과 클릭을 모두 기록하며 전략을 세웁니다. 오프라인 매장 방문이든 라이브 방송 참여든 그 순간 생성되는 데이터는 브랜드의 미래 가치를 높이는 자산이 됩니다.


앞으로 K패션/K뷰티가 글로벌 무대에서 지속 성장을 이루려면 단순히 진출 국가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브랜드 경험-기술’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오프라인 거점과 온라인 플랫폼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시대는 끝났고 두 영역은 이제 하나의 ‘경험 인프라’로 작동하게 될 것입니다.


Date: 2025.08.08 | Editor: Roi W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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