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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morebi Jun 09. 2022

Dahlia

glass



권순찬 - Dahlia 2022.01.04 released

모든 음원 사이트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그대를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그땐 나를 잊어주길 바래요. 계절이 바뀌고 꽃들이 시들어 갈 때 비로소 마른 물에 잠길 수 있게."


 나의 자그마한 소원이 있다면 네가 적어도 새로운 사랑을 하기 전까지만이라도 나를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평생 기억 안해도 괜찮다. 내가 기억하고 있으면 된다. 내가 간직하고 매일 꽃에 물을 주고, 음악으로 만들어 우리를 다른 저장소에 보관하면 된다. 가끔은 이 꽃을 더이상 바라보기 힘들 때도 있다. 사람의 마음이란게 그렇다.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나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Dahlia에는 더이상 행복이 없다고 느낄 때 이 꽃이 시들었는지도 모르는채로 지낸적도 있었다. 하지만 기억 속 어딘가에 너라는 존재를 잊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꽃이름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Dahlia를 우연히 보게되고 무언가 기억이 날 듯하지만 끝내 떠올리지 못하고 무심히 일상을 적고 있을 거다. 다만 지금 나의 이기적인 욕심은 그녀가 나를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픈 척이라도 하면서 그녀에게 티를 내고 노래를 만들며 그녀의 일상에 불쑥 나타나고 싶다. 수십번의 계절이 바뀌고 꽃이 펴고, 시들고를 반복하며 생기는 말라가는 물에 잠기고 싶다. 밤마다 그녀가 꿈에 나와 나랑 있었던 일들이 반복되고 잦아지며 생긴 그녀는 모르지만 그녀와의 추억은 나의 말라가는 새벽마저도 뺐어가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표현을 동원해서 내가 행복해질 수만 있다면 좋겠다.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Dahlia가 이별로 바뀌었지만 어쩌면 희망일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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