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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과연 1년에 5000만 원을 모을 수 있을까?

나는 오늘부로 돈의 화신이 되겠노라 다짐했다.

by 순코딩
나는 올해로 서른이고, 이제 한 달만 있으면 서른하나가 된다.


나는 현재 구미에 있는 스마트폰 부품 생산 공장에서 주/야 3교대로 근무하고 있으며 한 달에 한번 계약을 연장하는 계약직이다.

나는 모아둔 돈도, 내 차도, 내 집도 없다.

대학교는 반년 만에 중퇴하여 학력은 고졸이고 남들 다 가진 토익점수나 자격증 등과 같은 스펙도 나에겐 없다. 그나마 어학시험 점수가 있었는데 기간이 지나 만료되었다.

지금 현시점에 내가 가진 것이라곤 사지 멀쩡한 내 몸뚱이와 우여곡절을 함께 겪은 동영상 편집도 못하는 성능을 가진 일명 ‘똥컴’ 노트북뿐이다.

모아둔 돈만 없었으면 그나마 괜찮았겠으나, 2 금융권에서 받은 소액 대출이 2개나 남아있고 이로 인해 나의 신용등급은 8등급이다. 이제 급하게 돈이 필요해도 대출받을만한 상황도 아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대출금이 다 합쳐도 1,000만 원도 안 남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2020년 12월 09일 현재, 나의 현실이다.


사회적 기준으로 볼 때, 나는 피라미드의 맨 밑바닥에 위치할 것이다.


내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내 나름 그만한 이유와 둘러댈 핑계가 많지만, 오늘은 의미 없는 감성팔이는 하지 않을 예정이다.

일반적이고 정해진 기준대로 살지 않고 내 방식대로 살아온 20대의 삶을 후회하지 않는다.

나의 20대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이 다음 화를 기다리게 했으며 전쟁영화와 같이 스펙터클하고 치열했으며 판타지 소설과 같이 흥미로웠다고 자부한다.

이렇게 꿈만 같던 20대를 보내고 꿈에서 깨어보니 시궁창 같은 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 무엇이 된 것도 아니고, 그 무엇을 이룬 것도 아니고, 그 무엇 하나 가지고 있지도 않은 파리 목숨같이 언제 실직자가 될지 모르는 공장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나이만 먹은 서른 살의 ‘나’만 존재하고 있었다.

내가 20대 시절 줄곧 상상해 오던 30대가 된 나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오로지 나의 선택과 나의 행동의 결과물이고 책임은 오로지 나에게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하지만 왠지 모를 분노와 억울함이 밀려온다.

남들 다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는 학창 시절을 놀면서 보내긴 했으나, 성인이 된 이후 꿈이 생기고부터 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고, 열심히 일했으며, 새로운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감내하면서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경험을 위해 도전해왔다.

나는 도대체 왜 지금 이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인가?
나름 내가 이루고자 하는 꿈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는데 내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한 것일까?
나는 애초에 무엇이 될 팔자가 아닌 걸까?
아무리 노력해도 내 능력에 한계가 있는 걸까?
사회적 기준을 너무 무시하고 내 방식만을 고집하며 마이웨이로 살아갈 때부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일까?


최근에 이러한 질문을 끊임없이 하게 되었다.

그리고 항상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나는 꿈에 눈이 멀어 현실(돈)을 무시한 채 살아가고 있었다”


이것이 내 인생을 점점 늪으로 빠지게 하는 원흉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무엇을 선택하고 행동할 때 ‘돈’은 항상 나의 의사결정을 위한 우선순위에서 제외 대상이었다.

일을 구할 때도, 집을 구할 때도, 새로운 도전을 할 때도, 심지어 창업할 때도 나는 돈에 대해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밑도 끝도 없이 대책 없는 마인드로 인해 나는 항상 가난과 궁핍에 시달리며 살았다.

열정과 젊은 패기만 있으면 돈 문제도 곧 해결되리라는 막연한 생각 하나로, 그냥 버티며 내 꿈을 위해 이 정도 고통과 시련은 당연히 감내해야 할 숙명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다.

나의 포커스는 온통 내가 가진 꿈과 그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는데 집중된 상태였고, 돈 문제는 아예 등을 돌려버렸다.

내가 원하는 것을 배우고 습득할 수 있는 일이라면 월급이 150만 원이라도 내 턱없이 부족한 스펙에 받아주는 회사가 있으면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들어가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몇 년간 열심히 일한 회사에서 받을 퇴직금과 모아둔 돈을 다 합쳐도 1000만 원이 채 안될지라도 창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휴대폰비, 월세, 식비, 교통비 등 서울에서 집 없이 살아가는데도 적지 않은 고정지출이 나가는 와중에

나는 월 150만 원을 받으며 일을 했고, 전 재산 1,000만 원도 없는 상태에서 창업을 도전했다.

이런 이유로 나는 2 금융권 소액대출을 2번 받았고 그것까지 더해져 내 생활은 ‘가난’ 그 자체였다.

꿈을 안고 서울에 상경하고부터 5년 동안 궁핍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나의 꿈을 위해 당연히 치러야 할 고난과 역경이라 생각하고 이를 악물고 버티고 또 버텼다.

하루 한 끼를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라면으로 생활한 적이 많았고 친구들과의 술자리, 만남을 점점 피하기 시작했다. 남자라면 갖고 싶을 만한 자동차, 명품, 옷, 시계 등은 나에겐 너무나도 큰 사치였고 그들은 지금 눈앞의 유혹들에 매료되어 미래에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정신승리를 하며 지금 힘든 걸 이겨내고 참아내면 내 미래는 빛날 것이라는 희망 하나로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 현재 내가 속으로 비웃었던 그들과 나의 삶을 비교해 보면,
그들은 똑같이 잘살고 있는 듯 보이지만 나의 삶은 점점 더 비참하게 변해가는 듯하다.


그 당시에는 그나마 내가 몸담고자 하는 분야와 일이라도 했지만, 지금은 그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나에게 내세울 무엇이 남아있는 것 또한 아니다.

나는 그래도 보통 사람이 가지고 있지 않은 나만의 꿈이 있다는 사실 하나로 만족하고 이것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하며 살았다.

하지만 나는 보통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당연한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똑같이 잘먹고 잘살고 있지만 나는 점점 비참해지고 있었다.

바로 ‘돈’에 대한 태도이다.

그들은 인생을 사는데 돈은 꼭 필요하고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돈’을 위해 일을 하고 ‘돈’을 위해 공부를 해왔고, '돈'을 위해 취업준비를 하는 등

‘돈’을 생각했기 때문에 돈을 가지고 있을 수 있었고, 나는 그러지 못했다.


나 그리고 우리는 지금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산소와 같다. 돈에 의해 모든 것이 동작하고 돈에 의해 대부분이 결정된다.

이런 사회에서 살고 있었는데 나는 혼자 유토피아를 꿈꾸며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었다.

돈을 외면하고, 돈의 가치를 평가 절하했으며 내가 아무리 돈을 무시하고 외면해도 내가 원하는 분야에 모든 열정과 에너지를 쏟으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이 있었다.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에게 물이 소중합니까?라는 질문은 질문 자체가 다소 멍청해 보일 수 있지만 나는 ‘별로 중요하거나 필요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라고 멍청한 질문에 더 멍청하게 대답하는 멍청한 물고기와 같았다.

물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모르는 멍청한 물고기와 같았던 나는 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되었고 물 밖을 나가 비상하려는 무모한 선택과 행동이 내 숨통을 점점 조여 오는 것도 감지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었다.


돈 때문에 내 생활은 궁핍했었고, 그로 인해 내 정신과 육체는 쇠약해지고 있었다.
돈 때문에 소중한 지인들 그리고 친구들과의 만남이 꺼려지기 시작했고 나의 인간관계는 고립되고 있었다.
돈 때문에 내가 그토록 원하고 열망했던 꿈을 계속 이어가지 못하고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내가 이토록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삶의 굴레를 반복하고 있는 이유를 내 의지와 열정 그리고 능력 결여로 생각하여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항상 좌절과 절망감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결국 돈 때문에 나는 비참해졌고 내 꿈은 멀어지기 시작했고 내 인생을 망가뜨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30년간 모르고 살았다.


그래서 나는 오늘 30년간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돈’을 많이 벌고 많이 모아보자!


그놈의 돈! 돈! 돈! 돈이라는 놈을 한번 정복해 보겠노라 다짐했다.

오늘부터 나는 다른 건 다 집어치우고 ‘돈’에 대한 모든 것을 공부하고 학습하고 실천해 나아갈 생각이다.

쉽지는 않을 거라는 걸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어디서부터 무얼 해야 할지도 솔직히 모르겠다.

30년간 돈에 대해 아무 생각 없이 살아왔던 터라, 관련 지식도, 노하우도 없다.

그리고 나는 지금 당장 돈을 벌 수 있을 만한 능력과 재주도 없다.

지금 하는 일도 언제 실직할지 모르고 계속한다고 해도 한 달에 실수령 260~270만 원 정도를 받는데 고정 지출과 대출 그리고 친구에게 진 빚을 갚아나간다고 치면 내가 쓸 수 있는 돈은 최대 100만 원이다.

더군다나 코로나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돈 벌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나의 목표는 이미 정해졌다.


아무것도 없는 지금 현 상태로
내년(2021) 안에 5,000만 원을 모을 것이고
내후년(2022)에는 1억을 모을 것이다.


한 달 연봉이 3500만 원 정도인데 5000만 원을 모은다니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월급을 아끼고 저축해서 모은다고 돈을 많이 모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리고 나는 저축과 절약만으로 돈을 모을 수 있는 성격도 아니다.

월급에서 남은 돈으로 투자를 해보든, 인터넷을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든, 쉬는 날 나가서 붕어빵을 팔아보든,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공부해서 실천해볼 생각이다.

지금은 딱히 계획이 나오진 않았다.

다만, 내년에는 5,000만 원 내후년에는 1억 모으기라는 목표만은 지켜볼 생각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무자본으로 돈 벌기라는 새로운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보겠다.

이번 달은 돈에 관련된 저서나 영상을 소비하며 돈에 대한 고찰과 마인드셋을 하며 내년부터 실천할 계획들을 수립할 예정이다.

나는 여기에서 선언한다 ‘당분간 돈의 화신’이 되겠노라.


내 브런치에 하루 평균 5명 방문하지만 그래도 내 소중한 구독자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내가 한 말에 나름 책임감과 무게를 가지고 실천해볼 생각이다.

당분간 내 브런치는 돈에 대한 이야기 혹은 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천했던 과정들을 써내려 갈 예정이다.

돈이 나에게 만족을 주거나 행복을 가져다 주진 않을 거라는 걸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중에 후회를 하든, 덧없음을 느끼든 그건 나중에 돈을 많이 벌고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그때는 알게 되지 않을까? 내가 상황이 이렇게 된 이유가 돈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인지.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고 인생에 다가 아니지만,

자본주의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삶에서 돈이 없으면 비참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닥치고 돈을 벌고, 모으고, 불리고, 지지고, 볶아보겠다!




앞으로 쥐뿔도 없는 놈이 어떻게 돈에 대해 배우고 모아가는지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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