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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끼장미 Aug 11. 2021

코로나19 시대,지금 학교는

 - 2021.04.26 로컬 잡지 기고글 -  

코로나-19가 처음 찾아올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랜 시간 견뎌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전의 사스나 메르스처럼 3~4 달이면 되겠지, 막연히 생각했다. 그러나 연일 600~700명을 육박하는 확진자 소식을 접하면서 코로나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아득하게 느껴졌다.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교육현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노력으로 교육현장은 분주하다. 콘텐츠 위주의 수업에 따른 학습격차에 대한 우려에 따라 ‘실시간 쌍방향 수업’ 비중이 눈에 띄게 확대되었다. 서로 다른 공간에 있더라도 같은 시간에 함께하며 가르침과 배움이 역동적으로 일어나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구현을 위한 교사들의 노력이 눈부시다. 텅 빈 교실의 대형 화면 한편에 자리 잡은 교사, 화면 속에서 만나는 아이들, 그렇게라도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가르침과 배움을 이어가려 노력한다. 그러나 아이들 개개인의 학습격차를 세심히 살피고 도움을 주기에는 한계가 느껴져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 텅 빈 교실에서 쌍방향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의 모습>




 등교 수업에 대한 간절함은 아이들뿐 아니라 교사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마저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한 반에 30명이 넘고, 전교생 800여 명이 넘는 대규모 학교다 보니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이 많다. 코로나 상황에 따라 등교 가능한 학생수를 교육공동체 합의에 따라 결정하는데, 학기초 1/3 등교의 적응 기간을 거쳐 2/3 등교로 전환하여 운영하기로 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자주 만나 수업을 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크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학생들의 집단생활에 대한 방역지도의 부담감이 크다. 

하루 종일 마스크를 써야 하는 답답함에 슬쩍 턱스크를 하는 아이들을 살펴야 한다. 친구들과 함께해서 즐거운 아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잊은 듯 삼삼오오 모이기 십상이다. 수시로 거리 두기 지도를 해보지만 역부족이다. 궁여지책으로 쉬는 시간을 10분에서 5분으로 단축 운영을 해본다. 

줄어든 쉬는 시간 때문에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고충이 크다. 운동장 수업 후 5층까지 올라와야 하는 1학년의 경우에는 수업 시작 전에 교실로 돌아오기에도 빠듯하다. 그렇다 보니 화장실에 다녀오고 싶다는 아이들이 속출한다.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다독이고 수업을 진행한다. 쉬는 시간 5분은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수업시간보다 긴 점심시간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급식실에서 급식지도를 하는 선생님도 비장한 마음이 된다. 가림막이 설치된 곳에 사회적 거리를 두며 착석시키고, 대화하지 않고 신속히 밥을 먹도록 지도하는 일은 생각보다 힘에 부친다. 서로의 반찬을 나누어 먹으며 삼삼오오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던 과거의 풍경과는 사뭇 달라진, 삼엄한 분위기가 낯설다. 

등교한 아이들 교과 지도에도 어려움은 산적해 있다.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지내야 하니, 1년이 가도록 아이들 얼굴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짝꿍 하나 없이 1년을 지내는 아이들끼리도 서먹하기는 마찬가지다. 모둠 수업을 진행하려면 방역수칙 지도가 더해지니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즉각적 피드백이 가능하니 원격수업보다는 좋은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의정부 지역 학원 발 코로나 급습으로 확진자가 나온 후, 급작스레 학교 폐쇄가 결정되었다. 학교 폐쇄 후 전교생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되었다. 원격수업이 진행되는 사이 학생과 교직원 전수 조사가 이어지고, 자가격리 대상자가 집계되면서 학교 폐쇄 및 전면 원격수업 기간이 정해졌다. 교과서 하나 챙길 사이도 없이 결정된 학교 폐쇄로 교과서도 없는 아이들을 원격 수업에서 만났다. 확진자 발생에 대한 두려움으로 웅성거리는 아이들을 다독이고, 수업을 진행했다. 

학교 폐쇄 기간 동안 비상대책 위원으로 학교에 출근을 했다. 아이들이 없는 학교는 너무나 낯설다. 고요한 복도와 폐쇄된 탈의실, 책상 위에 의자를 올리고 자물쇠로 잠근 교실, 쉬는 시간이면 병아리 마냥 볕을 쬐러 삼삼오오 모이던 운동장도  황량하기만 하다. 

< 텅 빈 복도 >                                < 텅 빈 운동장 >


                         


 텅 빈 복도를 지나 교실로 들어와 원격 수업을 준비하고 아이들을 맞이했다. 이름을 불러 출석도 확인하고 아이들의 안부를 묻는다. 어렵고 힘든 시기이지만 선생님과 함께 열심히 공부하자 다독이고 수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건강 잘 챙겨서 학교에서 기쁘게 다시 만나자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아이들의 밝은 웃음과 함성이 다시 학교에 가득 퍼지기를 기도하며, 오늘도 나는 원격으로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 텅 빈 교실에서 쌍방향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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