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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 Dec 23. 2022

시골살이

나는,,,

1976년 ,,,

추운 겨울 나지막한 울음소리를 내며

아기가 태어났다

여느 아기보다 작은 녀석은

백일도  되지 않아 독감에 걸렸다

그해엔 독감으로 신생아가 많이 죽었다

그렇게 젖병조차 거부하던 아기는 숨이 멎었다

엄마는 면기저귀로 녀석을 돌돌 감싸고선

큰딸을 불러 아빠가 근무하는 회사로 보냈다

"옥희야,  애기 죽었다고,,, 아빠 보고 조퇴하고 오셔서

  묻어주라고 해,,,,,"

서울냉동 회사를 다니던

아빠는  조퇴를 하고 집에 왔다

하얀 천에 쌓인 아기가 가여워서

묻어주기 전에 얼굴이나 한번 더 보겠다며

아기를 감싼 헝겊을 벗겨 내고 안고 울었다

잠시 후

온몸이 검은 보랏빛을  띠던 아기는

커다란 비명과 함께 코와 입에서 피를 내뿜으며 살아났다

그 작은 몸이 꼬물거릴 때

아빠는 아기를  안고서 하염없이 울었다고 한다

엄마는 아기를 살리려고

TV에 나오는 약이란 약은 다 사다 먹였다

덕분에 아기는 (약물중독) 몇 년을 대머리로 살았다

자기보다 세 살이나 어린 동생이 밥을 먹을 때도

녀석은 남양분유를 먹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엄마에게 밥을 씹어 먹는 것을 배웠음에도

밥을 제대로 먹기까지 몇 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녀석은 ,,,

시간이 흘러 흘러,,,,

어느덧  생의 절반을 살아온 ㅡ 끄적 ㅡ 이  되었다

내 나이 무렵의 엄마와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큰 조카^^

귀촌하던 해 ,,,

엄마와 몽의 어느 겨울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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