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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 May 06. 2017

ㅡ 인연 5 ㅡ

ㅡ  네가 되어 걸어보기 ㅡ

어느 누구는 신나는...

어느 누구는 힘들고 지친...

어느 누구는  어제와 다를게 없는...

그런 하루가 다시 시작 되었다.

내겐 아픈 하루 였다...

 전단지를 들고서 흰둥일 처음 만났던

파란 대문 집에 들어 갔다.

" 안녕 하세요. 여기 있던 하얀 개 데려간 사람 인데요 . 이러저러( 중간생략) 해서 혹시나 녀석이 다시 오면 저한테 꼭 꼭 전화 해주세요 꼭요"

마당에 서성이던 아저씨를 보자마자 마구 떠들었다. 아저씨가 의아하단 눈빛으로 묻는다.

"개요? 아! 그거 ~ 내가 주인이 알아보고 찾아가라고 여기 계단위에 줄 잡아 끌어다 놨었는데...그거 엄청 사납더라구요. 그런데, 그 개 주인이에요? "

" 아뇨...제가 구조해간 사람인데 ...또  잃어 버렸거든요...그래서 너무 미안해서 꼭 찾으려구요"

아저씬 더 의아하단 표정을 지으시며 묻는다.

"참나, 주인도 아닌데 뭐하러 찾아요?"

순간 서러움이 밀려왔다. 꾸역 꾸역 올라오는 울음을 씹어 삼키며,

"아저씨, 걔도 생명인데...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으면 얼마나 서럽겠어요. 혹시, 다시 오면

전화 꼭 부탁드려요."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나왔다.

참으려고 했는데...진짜 안울려고 했는데...

눈물이 계속 흘렀다.

'그거?뭐하러 찾냐고?... 흰둥이도 충분히 존중 받아 마땅한 생명이라고 ....'

전단지를 옆구리에 끼고 꺽꺽 울며 골목을 다녔다.

어떤이는 일부러  다가와 전단지를 가져갔다.

그렇게 동네를 미친듯이 돌다보면...나도 모르게

난 녀석이 없어진 그 골목에 서 있었다.

녀석의 시선에서 골목을 보았다.

' 내가 흰둥이면 ... 난 차도로 안갈꺼야! 무서우니까...'

' 내가 흰둥이면 ...분명 누군가의 인기척에 대문이 열린 아무 집이나 들어갈꺼야!무서우니까...'

'내가 흰둥이면 ...내가 흰둥이면...'

보는 눈만 없었다면 , 난 네발로 기어다녔지 싶다.

어둠이 내려오면 더 조급해 졌다.

동네 아줌마들이 하신 얘기가 귓전에 맴돈다.

"요기 뒤에서 할아버지가 ,얼마전에 작고 하얀애를 잡아 먹었데. 큰일이네, 해코지 당했으면 어떡하냐... " 라는 이 말들이...

커다란 송곳이 되어 가슴을 후벼댄다...

자꾸 눈물이 나왔다.

'괜찮아, 정말 별일 없을건데 왜 울어 ...바보 멍청아! 진짜 괜찮을 꺼야! '

스스로를 위로하며 집에 왔다.

아픈  내일을 만나기 위해 또 잠을 청했다.

이 무렵, 내 꿈엔 흰둥이만 나온거 같다.

금요일.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다.

[찾으시는 애가 혹시 얘 맞나요?포인핸드에 공고 올라왔으니 한번 보셔요~^^]

보는 순간,

기쁘기도 하고 욕도 나왔다.

" 흰둥아! 이 노무시키야!"

문자를 보내준 분께 고맙단 인사를 하고,

바로 양주보호소에 전화를 걸었다.

그 노란 옷을 입은 애가 우리 흰둥이라고,

내일 데리러 가겠다고, 너무 감사하다고...등등...

기쁜 마음에 한참을 주절 거렸다.

" 세상의 모든 신이시여...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난 정말 두손 모아 기도 했다.

ㅡ 사진 설명 ㅡ

포인핸드 와 대한동물 구조협회에 올라온 공고 사진이다. 녀석의 특이사항은 -사납다  -였다.

얼마나 순한 녀석인데 ...ㅎㅎ

"흰둥아...내일 아침은 너도 나도 아프지 않아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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