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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 May 13. 2017

ㅡ 인연 6 ㅡ

ㅡ고맙다... ㅡ

룰루 랄라~

그 어느날 보다 신나는 오늘 아침...~

흰둥이 소식을 처음 접하던 날 , 내게 오지랖 이라고 말했던 그 선배와 양주시로 출발했다.

내 주변엔 참 좋은 사람이 많다는 걸...

난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 근데, 흰둥이가 널 알아볼까?"

선배가 웃으며 물었다.

" 글쎄...같이 있었던 시간이 짧아서 나도 모르겠어 근데 똑똑한 녀석이라 기억할지 몰라..."

말은 이렇게 했어도, 녀석이 기억할지 모른단 생각이 더 들긴 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

"에휴...짜식 꽤나 멀리도 왔네"

선배와 난 유기견에 관한 대화를 쉼 없이 했다.

보호소가 보였고, 난 설레는 맘을 억누르며 차에서 내렸다.

' 얼마나 많은 녀석들이 이곳에서 엄마를 기다릴까...좁은 철창 안에서 얼마나 사람의 손길을 그리워 할까... '

보호소  문 앞에서 난 슬픔을 느꼈다.

" 안녕 하세요~ 노란옷 입은 흰둥이 보호자 에요.

흰둥이 데리러 왔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피로 회복제 한 박스를 건네며 꾸벅 인사를 했다.

"아...네 ~ 잠시만요~^^ "

잠시 후 ... 녀석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직원분의 품에 안겨  나왔다.

바닥에 내려 놓자, 구석구석 킁킁 거리며 탐색을 한다. 흰둥일 나즈막히 불러 보았다.

"흰둥아~"

계속 바닥에 코를  박고 킁킁 댄다.

"흰둥아!~~~"

순간... 고개를 들어 멀뚱 거리다가... 날 발견 하고는, 내  품으로 달려든다.

"흰둥아, 미안해...이모가 진짜 미안해..."

콧등이 시큰해졌다.

녀석은 품에 안겨 뽀뽀 세례를 퍼부었다.

빨리 집에 가자며 찡찡 대고, 왜 이제 왔냐며 찡찡 댔다. 녀석이 솜털 처럼 가볍긴 그날이 처음이자 마지막 이었다 .

"집에 가자... 다신 널 잃어버리지 않을께 .미안..."

구청에 등록해야 한다는 내용의 두어장의 서류에 서명을 했다.

"감사 합니다. 수고하세요~^^"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녀석의 작은 발바닥에 손톱만한 딱쟁이가 생겼다.

두려움에 쉬지 않고 걸었을 녀석...

걷다보면 엄마를 만날꺼라 믿었을 녀석...

미안한 마음에 녀석의 등에 대고 얼굴을 부볐다.

'고맙다...다시 와줘서...'

'고맙다...별일 없이 살아줘서...'

속으로 몇번이고 되내였다.

월요일

강북구청에 당당하게 이름 석자를 등록했다.

ㅡ 흰둥이 ㅡㅋㅋ

둘리언니의 노력으로 입양처도 바로 나왔다.

15년전 임신한 채,

길을 떠돌았던 바둑이 한 마리

어느 누군가의 발길질에 뱃속에 새끼는 유산 되었고, 아픈 몸으로 비척이며 걷는 바둑이를

따스하게 품어 주신 분... -아롱이 아주머니-

아픔과 두려움에 떨고있던 바둑인, 아롱이란 이름으로 15년째 건강하게 살고 있다.

흰둥인 ...그  집에 다롱이란 이름으로 입양이 되었다. 모든 유기견이 그러하듯, 녀석도 분리불안이 심했다. 아주머닌

그런 녀석을 위해 하루 세번 산책을 시켜 주신다.

몇 달이 지난 지금, 분리불안 따윈 없다.

참 복이 많은 녀석이다.

평생 대모님이 되어주신 둘리언니.

평생 엄마가 되어주신 아롱이 아주머니.

정말 훌륭하신 분들이다.

도와준 경호선배도 너무 고마워~


ㅡ 남겨진 숙제 ㅡ

보호소가 멀어질수록 마음 한켠이 무거웠다.

저 안에 남겨진 녀석들은...어떡하나...

보호소에서 나올 방법은 딱 세가지다

첫번째  ㅡ 주인이 데려 가는것

두번째 ㅡ 새로운 주인을 만나 입양 되는것

세번째 ㅡ안락사...

동물은 인형이나 물건이 아니다.

항상 수고로움이 따르며, 때론 귀찮기도 하다.

아기땐 이쁘지만 늙으면 아프고 추해진다.

그건 우리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쁠때만 키울거라면 키우지 마라

버릴거면 키우지 마라.

키우려면 사지 마라.

제발...제발... 부탁 드립니다.

ㅡ 사진 설명 ㅡ

모든 사랑받는 존재가 그러하듯이,

다롱이의 얼굴에선  두려움이나 상실감 따윈 찾아 볼수 없다. 목욕할때 엄마를 물어도 녀석은 버림 받을 걱정은 없다. 두려운 기억 때문인 걸, 아주머닌 너무 잘 아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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