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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 Apr 30. 2017

ㅡ 인연 4 ㅡ

ㅡ 1초... ㅡ

정말이지 ...며칠만에 단잠을 잤다.

룰루랄라 출근을 하고 즐겁게 일을 시작 했다.

10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흰둥일 데려간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뭐지? 뭐야 ? 제발 아무일 아니어야 하는데.... '

반가움 보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안녕 하세요 ~언니~"

"네...저기 미안한데...어떡해요..."

" 네?"

" 흰둥이가..."

언니의 목소리가 많이 떨리고 있음을 느꼈다.

 미안함에 언닌 말을 잇지 못하셨다.

"흰둥이 없어졌어요??? "

"네...아침에 나와보니 애가 줄만 남겨놓고

 사라졌어요...어떡해요 ... "

"대문이 열려 있었나요? 아니면 그애가 어떻게 나가요? "

"저기...그게 우린 대문이 없어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고, 돌로 머릴 한대 맞은것 처럼 멍 했다.

"언니, 제가 지금 갈께요 . 어떻게든 찾아야죠."

" 네...정말 미안해요...."

난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었다.

'대문이 없는 집에 존재하는 마당은 뭐지?'

속으로 되뇌이고 곱씹으며 언니네 집에 도착했다.

" 하아..."

벽과 대문을 헐어서 주차장 으로 만들어 놓은 공간...한땐 마당이었지만 지금은 노지나 다름없는 공간 이었다. 그곳에 녀석의 집과 줄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내 자신에게 화가났다.

' 이 등신아, 사전답사도 없이 애를 보내니까 이런 일이 터지지 ...등신 머저리야...'

혼자 길을 헤맬 녀석을 생각하니 가슴이 욱신거리며 숨쉬기 힘들 정도로 아팠다.

이내 둘리언니도 오셨다.

언니는 놀랐을 흰둥이 언닐 먼저 토닥여 주셨다.

주변을 둘러보니 방범용 CCTV 가 눈에 띄었다.

망설일 여지없이 경찰에 신고를 했고, 5분도 지나지 않아 경찰차가 왔다.

개가 없어졌으나 혹시 누군가 악의를 갖고 데려 갔을지 모르니 CCTV 분석을 해주십사 하고 부탁드렸다.

그렇게 그날 오전이 흘러갔다...

죄책감에 밥도 먹을수 없었고, 물도 마실수 없었다.

CCTV 분석 결과,

노란색 옷을 입은 강아지가 새벽 1시 20분 경 골목을 혼자 두리번 거렸다고 한다.

노란색 옷! 흰둥이다!

누군가 데려간게 아니라니 얼마나 다행인지...

" 널 꼭 데리러 갈께 흰둥아 ...거기가 어디든 네가 어디있든 꼭 데리러  갈께...이모가 미안..."

훌쩍이며 웅얼 거렸다.

(포인핸드)(대한동물구조협회)(강북구청)(119우이 소방서 )(양주 동물 보호소 ) (우이 파출소)( 강북소재 동물병원 )기타 등등...

전화 할수있는 모든 곳에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다름 아니고 이래 저래 하얀 털에 엉덩이에 반점이 있고 노란색 옷을 입고 있으며 살짝 비만이고 왼쪽 뒷다리가 아파요...혹시 이렇게 생긴 녀석이 들어오거나 제보가 있으면 010-0000-0000으로 꼭 전화 부탁 드려요 제발요... "

전화가 뜨거울 정도로 오후 내내 통화를 했다.

퇴근 후엔 동네를 헤매 다녔다.

어디선가 울고 있을지 모를 녀석을 생각하면,

집에서 누워 있는게 죄스러웠다.

또 그렇게 아침이 왔고,난 인쇄소로 향했다.

부대끼며 살아야 정든다고 들었는데...

내가  너와 정드는데 걸린 시간은...

1초 였나봐...흰둥아...

미안해.사랑해....

둘리 언니도 흰둥이 언니도

녀석을 찾으려고 쉬지 않으시고, 전단지를 붙이셨다.함께 전단지를 붙이자고 자신의 휴일까지 양보하던, 미아역에 사는 착한

상숙이도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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