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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 Mar 30. 2021

시골살이

저 꽃은 피려 하고 나의 꽃은 지려하니.......

모든 생이 주어진 것들의 숙명...

죽음...

올해로 14살이 된 몽이.

작년 여름 어느 날

퇴근하던  나를 반기다가

갑자기 몸에 마비가 오며 오줌을 쌌었다.

아무 잘못도 아닌데

마치 세상을 잃어버린 듯 녀석의 동공은 흔들리고

비척이며 걸어가 등 돌리고 누운 녀석의 얼굴엔

상실감과 자괴감이 가득했다.

나는 그런 녀석을 안고 울며

"괜찮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 울고 또 울었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서너 번

같은 일이 반복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지난주 일요일 아침...

갑작스레  틱장애처럼 

오른쪽 눈을 깜박이며

동시에 고개도 까딱까딱거렸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보낼 땐 씩씩하게 보내줘야지'라고

늘 생각해 왔건만...

이미 난 울고 있었다.

마치 내 심장을 도려낸 것처럼 아팠다.

아직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는데  

난 이미 너무 슬펐다

"몽아... 봄이야.

 봄이라서 꽃은 피는데

 왜 너만 저무는 거야..."

어차피 나도 때가 되면 떠날 텐데

녀석도 때가 되어가는 것뿐인데...

난 좀처럼 녀석을 보낼 마음의 준비가 안되었나 보다.

아프고 시린 봄이다.

봄이 되면 피어나는 꽃처럼 ...
너도 다시 피어나길 바래본다

항상 나만 보며 살아온 네게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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