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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 Nov 28. 2021

 시골살이

새로운 가족

여느 날과 같은

어느 날 저녁이었다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어쩐 일이셔?~"

"집에 강아지 있어, 데리고 가"

"엥? 먼 강아지? 난 깜장이 애기 데려올 건데"

"아휴... 얘도 깜장이 삼촌뻘인 애기야~ 깜장이 할머니가

낳았어~열 마리나 낳았단다 "

순간.., 머리가 띵 했다

난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았는데...

일단 퇴근하는 대로

엄마한테 가보기로 했다

그렇게 어둠이 내리고

정말 칠흑 같은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달려서

도착한 엄마네 마당 한편 빈 닭장에서

"깽 ~깨갱~깽"

정말 아무것도 없는데 소리가 났다

달려가 닭장 문을 열자마자

까만 덩어리는 내게 안기며

왜 이제 왔냐는 듯이 서러운 울음을 토해냈다

엄마네 갈 땐 나 혼자였는데

우리 집으로 올 땐

조수석에 시커먼 녀석이 앉아있는... 웃긴 이 상황

일단 데려오자마자 목욕을 시켰다

그리고 이불로 포옥 감싸주었는데

전쟁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사회성 0 이신 몽이가

극대노 하여 한 시간을 짖어 댔다

짖거나 말거나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녀석은

솜이불 한 채와 난로를 가지고 현관으로 나갔다

 (어차피 녀석은 덩치가 커질 거 같아서 겨울에만 집에서 키우고 봄에 마당으로 나가서 살게 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아침에 눈뜨기가 무섭게 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왜 내 삶은 쉴 수가 없는 거지?... 힘들다...'

라고 혼자 푸념하면서 엄마네로 갔다

파란 지붕의 개집을 트렁크에 끈으로 매달고 왔다

정성껏 닦고 말려서

해가 잘 드는 곳에 자리해 두고는

이불을 깔아주었다

풀어놓으면 고양이들 따라서 다니다

집을 못 찾을 거 같아서

리드 줄 두 개를 이어서 길게 묶어주었다

물론 많이 미안하고 짠 했다

평소에

늘 유기견을 키우는 게 꿈이라며

왜 어른들은 동물을 버리는 거냐고 묻던

나의 사랑하는 조카가

까만 아기에게 ㅡ 복실이 ㅡ 란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렇게 녀석은  우리의 가족이 되었다

원체 까매서 밤이면 어디 있는지 나도 못 찾는다

너무 웃긴 건

녀석이 자기 이름을 너무 잘 안다는 것이다

내가 어디서라도

"복실아~"하고 부르면

"깨갱~깽~깨갱~" 하고 난리를 친다

어미의 품이 많이 그리운가 보다

예고 없이 찾아온 녀석과

예고하고 찾아온 겨울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낼 예정이다

처음으로 해봤을 목욕... 얼마나 시원했을까?...

복실아 ~날이 포근해지면 함 무니랑 몽이랑 넷이 여행도 가자~

선물받은 이불...좋냐 ?이녀석아
천진난만 김복실 군~♡

거실 뷰고  뭐고 포기했다

녀석이 따뜻한 게 중요하니까

이번 휴무 때 손 호호 불어가며 만든 야옹이 이글루

비주얼은 저모냥 이어도 엄청 따스하다



간식 뜯는 복실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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