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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 Dec 18. 2021

시골살이

참...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여느 지역보다 이곳은 더 춥다

얼음이 4월까지 안 녹는 지역이니

말할 것도 없는 곳이다

극성맞던 복실인 많이 의젓해졌다

이젠 크게 느껴졌던 소나무에

복실이 머리가 닿는다

몽이에게 물려받은 옷이

복실이에게 이젠 너무 작다 ㅎㅎ

나만 보면 도망가던

사랑. 소망. 행복이도

퇴근할 때면  강아지처럼

마중을 나온다

행복한 일상의 연속이다

내가 녀석들과 이렇게 행복할 때

다른 곳에선 가여운 탄생이 이어지고 있는 게

참... 슬픈 현실이다

출퇴근하는 길목에  가구공장이 있다

그곳에 늘 묶여있는 누렁이 두 마리 중

한 녀석이 출산을 했다

올망졸망... 너무 이쁜데 너무 맘 아픈...

이상하게도 이 동네 사람들은

개에게 먹이를 풍성하게 주질 않는다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여기도 어미개가 비쩍 말라있다

나의 밥 셔틀 구역이 한 곳 더 늘어났다

그저 아기들이  좋은 곳으로

입양 가길 기도할 뿐...

초롱초롱한 눈빛들을 뒤로하고

집에 올 때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콧등이 시큰해진다

아픈 것이 맞다.., 내 마음이 아프다


호기심 가득한 녀석들은 신발이며 바지며 물고 뜯어본다

빗물 빠지라고 만들어 놓은 구멍이 너무 깊고 커서

돌멩이를 주워다가 모두 막아놓았다


함께한 시간만큼 닮아있는 몽과 나

부쩍 자라있는 복실군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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