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궁금했다.
이미 꿈을 찾은 사람들은 어떻게 그 꿈을 찾았는지, 그 길로 꾸준히 갈 수 있는지.
이전에는 전혀 갈피가 잡히지 않았는데
시간이 많아지고 ‘시간’이 해답이었음을 깨달았다.
이전 7주 차 글에서 ‘방향’을 찾는 질문을 했다.
오랫동안 계속 마음에 담아두고 하지 못했던 것이 있는데 계속 생각이 난다면 그게 방향의 실마리 일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고민이었다.
그렇게 따져보았을 때, 나의 오래된 꿈은 전혀 온도가 다른 글쓰기였고 개발이었다.
지난 글에서 본 비전과는 다르게 나의 “먼지 쌓인 꿈”도 같이 살피는 것이다.
나에게 글쓰기란 중학교 때부터 읽고 써왔던 것처럼 소설 작가가 되는 꿈이었다.
고등학생 때도, 직장인 초년생일 때도 내 마음속에는 항상 이 꿈이 있었고 적어두었던 것이 날아간 시점에 소설 쓰기를 멈췄었다. 그런데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그런.
개발은 전공을 처음 바꾸었을 때부터 하던 고민이었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 대학교에서 지원해 주는 창업 팀에 들어가서 일을 했었다. 거기서 코딩으로 사이트 외관을 꾸며주는 일을 했다.
개발이 궁금해서 시도해 보았던 거였는데 그때 당시에는 세미콜론, 스페이스 하나로 에러가 나서 접었다. 하지만 마케팅을 할수록 상대적으로 자신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마주칠 수밖에 없었고 나의 꿈은 점차 내 서비스를 만드는 개발자로 변해갔다.
그리고 지금은 챗 GPT도 있지 않은가? 요즘은 개발이 아닌 개발 개념과 GPT를 활용한 개발법을 알려준다고 하던데 그러니 계속 생각날 수밖에. 말 다했지.
사실 처음에는 글쓰기와 개발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인을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이 생각은 다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 마케터에 관심이 있는 지인과의 대화
마케팅에 관심 있는 지인이 커피챗을 요청했다.
그렇다고 커피만 먹고 헤어지는 것은 아니고 점심식사 + 서점방문 + 커피타임을 하며 6시간을 같이 이야기했다.
알다시피 이미 직장 경험도 있고 연차도 있는 상태에서 커리어를 변경하는 것은 어렵고, 실제로 이렇게 찾아다니고 도전하는 사람은 사실 드물었기에 특별한 만남이었다.
보통 나는 경험에 기반한 결론을 선호하는데 다행히 마케팅은 내가 7년 동안 했던 것이다 보니 이야기를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희한하게 그 질문에 대해 답을 해 줄수록 나의 방향성도 함께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지인과의 대화 흐름은 대략 아래와 같았다.
어쩌다가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마케팅에서도 어떤 곳으로 시도해 볼지 정했는지. (마케팅의 종류도 퍼포먼스 마케팅, 브랜딩, 콘텐츠마케팅, 카피라이터, CRM, Growth, 프로모션기획자, 오프라인 행사전문가, Sales + 다양하다)
어떤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지 등을 내가 경험한 각 업종의 특성을 기반으로 이야기하며 점차 구체화한다.
그렇게 가다가 이런 이야기까지 하게 된다.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마케팅을 하게 되었는지까지.
왜 퍼포먼스 마케팅을 선택했는지.
나는 건축공학 전공이었고 마케팅 중에서도 퍼포먼스마케팅을 선택해서 마케터로 전향했다. 그리고 회사도 대행사, 인하우스, 솔루션사 등 다방면으로 경험했다.
그 이유는 '다양한 각도로 모두 경험해 보는 것'에 집중했기 때문이었고, 직접 해봐야 아는 편이라 이때 이걸 경험하면서 느꼈던 것들도 이야기하고.
그다음에는 조금 더 편안한 스몰톡으로 흘러간다.
요즘 고민이 무엇인지.
최근 프리랜서가 되고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거나, 왜 마케터가 되고 싶은지, 퀘퀘묵은 꿈을 꺼내보았더니 그동안 계속하고 싶었던 것이 이런 것이었다던가 하는.
위에서 말했던 것과 같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최근 크게 2가지이다.
'개발'과 '소설 쓰기'.
여기서 나는 이 두 개의 꿈을 이렇게 나누기로 했다.
소설가는 어릴 때부터 하고 싶었던, 일과는 별개인 취미성 꿈이고 개발자는 지금 현재의 직업과 접목해서 서비스를 론칭한다거나 하는 목표의 비전과 연계된 꿈이었다.
(다행히 이 둘은 자리가 잡히면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인생에서 살면서 이루고 싶은 꿈 = 소설 출간 (내가 읽고 싶은 글을 내가 쓰는 것, 수익이 없어도 할 수 있는 것)
업무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 = 개발 (내 서비스를 만들어 확장하는 것, 수익을 얻기 위해 하는 것들 중 허들이 가장 높은 걸로 선택)
해보지 않은 것들에 대한 후회가 없는 삶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 감이 잡히는 순간이었다.
꿈이 꼭 한 개일 필요는 없구나, 네이밍을 해도 되는 거구나.
그동안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기” 그리고 “원씽” (결국 업무가 진행되려면 원씽을 해야 하긴 하다), 제너럴리스트가 아닌 스페셜 리스트, 물경력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등으로 나는 나도 모르게 압박을 받고 있었나 보다.
조금 더 생각을 확장해서 하다 보면 꿈이 2개가 되기도 하고 어쩌면 그것들의 연관성을 찾을 수도 있는데 지레 겁먹고 물러나는 겁쟁이.
그게 바로 그동안의 나였다.
그렇지만 이런 꿈을 “취미성 꿈(수익이 없어도 하고 싶은)”, “비전연계 꿈(조금 더 수익과 직결되는)” 이렇게 네이밍을 붙였더니 연결 고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둘 다 가능하겠는데?
내가 조금 더 부지런하면 가능하겠는데?
조금 더 요소요소 쪼개서 데드라인을 세워볼까?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 조금 더 살을 붙여볼까?
왜 한 개여야만 해, 이렇게 재미있는데. 가능할 것 같은데.
나중에는 내가 프리랜서가 되어서 글을 정리한 것들을 모아서 비전 보드를 만들며 꿈을 이야기하는 모임을 주최하고 싶다.
오프라인 공간도 섭외해서 세션을 준비하고, 오전세션 오후 세션으로 나눠서 연사도 섭외하는 거다.
거기에서 만약 누군가 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업무와 직무에 관한 꿈은 무조건 이렇게 말하고 싶다.
허들이 높은 것을 선택하고 넓은 시장으로 가라.
ps.
내가 퍼포먼스 마케팅을 선택한 이유 = 내가 알고 있는 마케팅 종류 중에 그때 당시 가장 ”허들이 높은 것“.
내가 제2의 수단으로 개발을 선택한 이유 = 앞으로 Chat GPT를 이용해 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지금 상상 가능한 것 중에 가장 “허들이 높은 것“.
그리고 돈이 없어도 하고 싶은 꿈도 꼭꼭 마음속에 품고 가라고 말하고 싶다.
내 인생에 일 이외의 시간적 여유가 생겼을 때 가장 나를 달래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그게 될 테니까.
공간적 자유 100%, 시간적 자유 80%를 꿈꾸면서 소중한 사람과 웃기 위해 달리는 7년 차 마케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