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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niday Mar 24. 2024

나는 같은데 다른 게 보일 때 (feat. 프리 2달)

10주 차 | 넓어지는 시야 (일기체)

─ 오늘은 일기체로 씁니다


프리랜서가 된 지 2달이 되었어요. 드디어 밀렸던 주차를 모두 올리고 순서를 조금 따라잡았네요.

겨우 2개월일 뿐이지만 사실 이미 반년은 지난 것 같아요.

저의 시간이 회사에서와 똑같이 흐르지 않더라고요.

높은 산에서는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프리랜서의 시간도 직장인으로 사는 시간과 달랐어요.

흔히 사람들이 양자역학 어쩌고 하잖아요.

저는 그걸 잘 모르는데도 이게 결국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상대적인 건가?

이렇게 다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에는 불안함이 솟구쳤어요.

다른 사람들은 다 직장인이고 월급이 제 때 들어오잖아요.

그리고 만족스러워 보였고..

저는 첫 달에 제 비상금을 이체해서 썼거든요.

월급이 제 때 들어오지 않을 수 있구나, 약속이 된 일자가 되어도 딱 원하는 때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어요.


첫 한 달은 월급만큼의 수익을 벌기 위해서 정신없었고

두 번째 달은 꿈이다, 방향이다 정신이 없었어요.

다행히 2개월이 지난 최근은 그 생각들이 조금 정리가 되었어요.


그때 당시 저를 흔들었던 것은 이것이었어요.

목표가 없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저를 스페셜리스트가 되려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어요.

다시 취직을 한다면 스페셜리스트가 확실히 유리한 면이 있거든요.

만약 내가 첫 번째 퇴사 때처럼 다시 회사로 돌아가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이 생겼어요.


덕분에 일생 보지 않던 신점도 봐봤습니다.ㅎㅎ

그런데 저는 그 말을 들을 때 불안보다 더 크게 든 생각은 이거였어요.

왜 프리랜서가 되면 스페셜 리스트가 될 수 없어? (심지어 지금 하는 것도 마케팅인데 왜?)

꿈과 목표가 꼭 거창한 것이어야 하나?

꼭 남들이 이해하는 꿈이어야 하나?


나는 다른 사람을 도와서 비즈니스 성공을 돕고 싶고

당연히 그런 업무를 하는 나의 성공도 돕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프리랜서를 선택했습니다.

지금 이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꼭 마케팅만 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예전과 똑같지만 환경이 달라졌기에, 저의 눈은 다른 것을 보기 시작했거든요.


2024년의 1월 초의 저와 지금의 저는 같은 사람이에요.

그때도 인스타툰을 그렸고, 그때도 내 일에 열심이었고, 공부하는 거 좋아했고, 새로운 거 배우는 것을 좋아했어요.

지금도 같아요. 인스타툰을 지금도 그리고 있고, 프리랜서 일에 열심이고,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거 배우는데 돈도 펑펑 쓰고,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죠.


딱 하나 바뀌었어요.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 갈 시간이 충분한 것.

그런데 저의 눈에는 이런 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사운드 테라피를 하러 오는 외국인, 노마드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스피커들

-직업이 뭐냐고 물을 때 '블로거', '프리랜서', '사업가'라고 말하는 사람들

-나이가 어떻든 꿈을 찾는 사람들

-해외에 나가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저랑 비슷한 템포로 퇴사하고 나아가고 있는데 잘하고 계시는 분들

-그런 니즈가 있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조언해 주는 사람들도 만났죠

여기에서는 빠름과 늦음이 없었어요.

자유롭게 쉬기도 하고 멈추기도 하고, 업종을 바꾸기도 했죠.

직업이 여러 개인 사람도 있었고 분명 귀찮아서 여러 개의 일 중에 하나를 말한 사람도 있을거에요.

그런 사람들이 보여준 것은 이거였어요.


언제든 할 수 있는 거였구나. 이렇게 하는 거구나. 내 업무와 시간에 책임을 진다는 게 이런 거구나.


이번주에 간 NomadHer 이라는 곳에서는 여행하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여성들이 모여있어요.

"She can travel anywhere!" 이라는 슬로건으로 창업을 한 대표님이 영어로 스피치를 하셨어요.

어플리케이션도 있는데 20만 명이 이미 사용하고 있다니 참 대단하죠?

이런 커뮤니티를 만들고 앱까지 만들어서 큰 행사로 연결하는 추진력이 대단해 보였어요.



싱잉볼 요가를 하며 소리 테라피를 영어로 진행해 주신 이사벨 님의 수업도 들었어요.

무거운 핸드드럼, 싱잉볼들, 차임벨, 여러 가지 악기들을 가지고 다양한 장소에서 요가를 하는 이사벨 님도 그렇게 악기가 무거운데 어떻게 이런 에너지가 나오는 거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엘리베이터가 한가득 찬 채로 여러 번 운반해야 하는 양이었거든요.



그리고 특히 제가 여기서 뵌 Mahina(마히나)라는 브랜드의 대표님은 발리에서 남은 원단을 업사이클링하여 사롱 튜브탑을 만들어 판매하고 계세요. 노브라로도 입을 수 있고 명상이나 요가할 때 입으면 최고랍니다.

흘러내림도 없고 촉감도 시원하고 좋아요.


저는 사실 Mahina 브랜드를 만든 대표님처럼 살고 싶어요.

환경에 도움이 되면서 다른 사람에게 좋은 상품을 제공하는 착한 브랜드.

제가 링크드인에서 대표님의 이야기를 봐서 그런가, 멋지잖아요. 이번에 얼떨결에 뵈었는데 사진이라도 같이 찍을 걸 그랬나 봐요.

튜브탑만 샀는데 원피스도 하나 살 걸.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착한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Mahina 살롱 튜브탑


정말 멋지지 않나요? :)



앞으로도 슬로건인 '공간적 자유 100%, 시간적 자유 80%를 꿈꿉니다'를 실현하기 위해 저는 계속 노력할 거에요. 이게 이루어지고 나면 다른 슬로건으로 또 활동하겠죠.

그렇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착한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이 마음과,

공간적 자유 100%, 시간적 자유 80% 라는 슬로건은 끝까지 잊지 말자는 의미로 저의 초심을 이곳에 조심스레 기록해 봅니다.


나중에 제가 더 성장해서 이 글을 보게 되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꼭 그런 날이 오겠죠? :D


이렇게 2개월이 지난 후기를 쭉 적어보았는데요

그동안 일기를 쓰면 항상 긴장하듯 거창한 꿈을 적었었는데 이번 글에서는 욕망보다는 용기가 보여서 기분이 좋아졌어요.


여러분은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어땠나요?

나눠주시면 모두 답글 달게요!



그래, 힘 빼고 살자. 항상 긴장하듯 말고 춤을 추듯 살자.





공간적 자유 100%, 시간적 자유 80%를 꿈꾸면서 소중한 사람과 웃기 위해 달리는 7년 차 마케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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