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 찾기 (feat. 프리 열 달)
40-41주 차 | 깨달음
그걸 하지 않으면 몸에 두드러기가 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대학생 때 지인에게 너 미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열심히 살다 보니 그런 소리를 듣게 되고 그때 기분은 나쁘기는커녕 기뻤다.
사업가에게 이런 이야기도 들었다. 너는 눈이 은은히 돌아있어서 사업할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돌아버릴 만큼 뭔가에 미쳐있나?
만약 아니라면 그 이유는 뭐지?
― 원하는 삶의 모습을 찾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들여다봐야 했다
지난번 동해 워케이션 글에서 고정업무가 오전에 있음으로써 '원하는 삶의 모습'과 괴리가 발생한 이야기를 했다. 물론 같이 있는 사람이 어느 정도 고정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불만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안정감 가득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결혼 전까지 내가 준비해 둘 수 있는 더 많은 시간과 행동의 자유를 원했고, 더 많은 시간을 내 소중한 사람들과 보내길 원했다.
그것만 보면서 달리다 보니 돈, 자유 같은 목표 지향적인 것들만 보게 되었고 정작 어느 순간 나는 일에 재미도 흥미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일이 재미있어서 계속 배웠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ENTJ는 일에 살고 일에 죽는다.
워커홀릭의 전형.
그런 내가 일에 흥미가 떨어지니 계속 다른 것을 보게 되고, 의지하게 되고, 기대하게 되고 기분도 업다운이 심하게 바뀌고 시간을 괜히 흘려보내는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단 한 번도 여태껏 이런 적이 없었는데 며칠 전에는 스스로가 멋지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다.
문제도 나에게, 정답도 나에게
난 그동안 항상 어려운 것을 선택했기 때문에 작은 성공들을 만들었다 생각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동안의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마음 한편에 항상 있었고 그 꿈을 따라갈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동안의 행동목표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빠져있었다.
노마드 개발자로 살고 있는 주변 지인에게 치킨을 먹으면서 다이어리에 적은 것처럼 물었다.
"개발은 원래부터 하고 싶었던 건가요 아니면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었나요? "
이 질문을 던지고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답변이 돌아왔다.
"좋아했던 거였어요."
해봐야지 했던 질문이 많았는데 그 한마디에 나오려던 말이 입안에 맴돌았다.
아, '좋아한다'가 정답이었던 거구나.
― 비상
나는 무한긍정인 사람을 생각하다 보면 노홍철이 생각난다.
무한도전인가? 스포츠카 안에서 혼잣말을 하는 짤이 있는데 뭘 하던지 그게 항상 기억에 남아서.
그중에서 가장 지금 상황에 맞는 말은 아래 문장인 것 같다.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뼛속까지 하고 싶은 일인가요? 정말 그 일을 좋아한다면 아무리 힘들어도 힘들지 않거든요
-노홍철-
사업을 하겠다고는 했는데 계속 재미가 없게 느껴졌고 일을 계속 미루는 것.
만사가 흥미가 없어진 것.
불현듯 이렇게는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되짚어 보았는데, "다 재미가 없다"에 해답이 있었다.
왜 재미가 없을까? "내가 하고 싶은걸 안 하고 있으니까."
주변에 사업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똑똑한 젊은 대표님들도 보다 보니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따라가려고 했나 보다.
뭘 하고픈 지도 모르고 맹목적으로 불빛에 달려드는 하루살이와 내가 뭐가 다르지?
사업 관두자. 내가 좋아하는 소설작가, 작사가가 되는 일에 더 집중하자.
그렇게 생각한 순간 머리가 탁 트였다.
그러면서 그렇게 생각하려할 때는 떠오르지않던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어, 이거 되고 말고를 떠나서 재밌겠는데?
그렇게 나는 사업을 시작해 보려고 비즈니스 캔버스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공간적 자유 100%, 시간적 자유 80%를 꿈꾸면서 소중한 사람과 웃기 위해 달리는 7년 차 마케터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