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비와 당신의 이야... 기

비를 기다리는 이야기

by 순정

영화를 보고 기록함에 있어

좋은 영화 감동이 넘쳐나는 영화도 많은데

영화를 보는 내내 잡생각이 휘몰아치는 영화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질문에 답을 내리지 못한 채 흔적을 남기고 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영화 보기 전 주관적으로 보기 위해 사전 정보 없이 본다.

물론 최소한의 영화를 선택하는 이유는 있다

찾아서 보는 감독의 영화

(그리 많지 않다. 장이모우. 지아장커. 왕가위. 우디 알렌. 홍상수) 이렇게 적다고 아닐걸...

배우는 더 없다. 그때그때 필 받는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쫓아서 본다

물론 이 부분도 대만. 중국 영화에 한정되어 있다


그럼 내가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제목에 비 때문이다

비를 좋아한다 특히 뜨거운 여름 만나는 비를 좋아한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몇 년째 비가 오는 날 보거나 생각나는 영화이다

대사 외우겠어 다른 영화 없을까

비가 올 때 보고 싶어지는 영화 없을까


단순하고 무식하게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선택한 이유다

나의 무지로 인해 잡생각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나 자신을 괴롭혔다

(물론 주인공 정도는 알고 봤다)


영화 엔딩크레딧이 끝나고 영화에 대해 검색을 시도했다

그 순간 영어 제목이 조금은 나를 진정시켰다

비? 그것도 여름 비도 봄비도 가을비도 아닌 겨울비? (잉 김종서의 겨울비가 있구나)


(겨울비처럼 슬픈 노래는~~ 겨울비는 슬프구나)

워워~~ 정신 챙기자


비와 당신 이야기 雨和你的故事

아니고 Waiting for rain 비를 기다리는 거잖아

비=사랑하는 사람


이기적이다

12월 31일 자신의 생일날 눈도 아니고 비가 오면 만나자고 한겨울에...


여주인공이 강소라잖아

모든 이야기는 그녀에게로부터 시작된다

짝사랑하다 마지막에 우산에 찔려 작렬하게 전사하여 별이 되었다

나에게도 장인이 만든 우산은 아니지만 특별한 우산이 있다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펼쳐 보고 싶은 우산

특별한 미술관으로 나를 안내한다


특별출연? 우정출연 난리 났네

주연. 조연에 있은 새로운 단위

신과 함께의 이정재?

자세히 찾아보지 않았다.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삼수를 하면서 저 정도의 잡생각을 한다면 그만 두길 잘했다 결과는 뻔할 테니


주인공의 기억력에 박수와 찬사를 보낸다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때 특히 저학년 때의 기억은 컷으로 남아 있다.

더욱이 앨범에 남겨진 사진으로 인한 것이다


그래 많이 양보해서 공부도 안되고 잡생각이 스멀스멀 초등학교 시절로 운동회 때 넘어진 나에게 손수건을 건네 준 소녀에게로까지 갔다

소녀를 찾기 위해 스물한두 살의 소년이 주소를 찾아 편지를 보낸다....(부모님이 아셨다면 아니 형이 알았다면 등짝 스매싱 각이다)


첫사랑 풋사랑 짝사랑 소환 애절 달달 로맨스를 만들기 위해 억지스러운 스토리로 나의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를 때쯤 에필로그로 인해 진심 제발 제발 그건만은 하지 말라고 손을 바르르르 떨었다

끝내 나의 예상은 적중하였으며 모두를 주연이든 조연이든 우정출연이든 특별출연이든 찬조출연이든 영화를 본 관객까지 싹 다 새드엔딩으로 싹슬어 버렸다.


한방에 딱 몇 초의 영상으로 비련의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언니도 동생도 손수건을 건네받은 소년도 언니 곁에 남아 있던 친구도.. 원래부터 비련의 주인공도 영화를 보고 잡생각에 그것만은 안된다고 외쳤던 나까지...


이 영화 대단하다

마지막 제목이 뜨는 순간 한글의 위대함을 느꼈다

어느 나라 언어가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어처구니없는 돼서 감동받았다


할 말 많은 영화가 다 좋은 영화는 아니구나

감동이 쏟고 쳐 뒷풀이를 해야 하는 영화가 다 괜찮은 영화는 아니구나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나는 여전히 오늘처럼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이면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를 플레이한다

언제까지....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선택한 이유는

비와 오면 생각나는 영화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소망이 있었다


눈이 오는 겨울 러브레터를 보고

비가 오면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고 스친다


이제는 새로운 영화를 만나도 되지 않을까

눈이 오는 겨울 윤희에게

비가 오면.....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선택한 이유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전히 나는 비가 오면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보고 싶어 할 것다


제목과 다르게 비가 주제 소품이 아니었다

우산은 자주 등장하나 비가 오지는 않는다

여름 소낙비를 상상했으나 한 겨울 추운 날씨에

청승맞은 비가 내린다


추운 겨울도 싫은데 비까지

얼어 죽기 딱 좋은 날씨다

집에 가면 등짝 스매싱이다


제목으로 선택한 나는 영어 제목까지 확인했어야 했다

Waiting for rain

이걸 봤다면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가 아닌 비를 기다리는 이야기였다

그것도 한겨울에...


누굴 탓하랴 기대를 잘못 선택한 나의 잘못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무브투헤븐: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