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일요일이라 쓰려다가
주말과 일요일 사이 본 영화에 대한 이미지가 스쳐
드라이브 마이 카
179분 3시간에서 1분이 부족한 시간
179분 3시간에서 1분이 채워지지 않은 시간
영화에 몰입하기 좋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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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이런 순간 한국어가 너무 좋다)
에드워드 양 감독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227분 러닝타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해피아워 시도는 했으나 끝까지 함께 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20분 이내의 단편영화든 장~~~ 편 영화든
상영시간이 중요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기 한참 전(느낌 상)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봉준호 감독의 대담
유튜브에서 먼저 만났다 (굳이 라이브로 봐야 할 것 같아서)
봉 감독이 드라이브 이 영화에 홀딱 반한 느낌을 받았고
차 안 촬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영화에서 차량 씬이 있었는데 그때의 일이 스쳤다)
트렁크는 아니고 뒷좌석에서 옹크리고(최대한 몸을 구겨 넣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찍은 기억이...(물론 감독님과 촬영감독님이....)
드라이브 마이 카
1부와 2부로 나눠진 느낌이다
분명 같은 영화이지만 다른 2편의 영화를 본 느낌이랄까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에서 보니 프롤로그라고 이야기하는데
이유는 제목이 40분 후에 뜬다고
앞부분을 프롤로그라고 말하기에는
앞부분의 스토리는 그 스토리만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후 내가 생각하는 2편은 아내의 장례식 후....
1편을 보지 않더라도 이해가 된다고 해야 할까?
아내의 죽음 이전과 이후
여전히 빨간 차는 같은 방향으로 달리고 있으며
카세트테이프는 아내의 죽음과 상관없이 여전히 차 안에서 Play 되고 있다
카세트테이프가 돌아가는 순간과 자동차 바퀴가 돌아가는 것이 오버랩된다
대학시절 연극동아리를 하면서
연출을 해보고 싶었으나 학번에 밀려 선배가 연출을 하는 연극에 주연을 했다
주인공은 생각도 안 해봤는데 난 연출을 해보고 싶었다고(그때는 찍소리도 내지 못했다)
대학 강당 250명이 들어올 수 있는 강당에 이틀 동안 대 만원이었다
팬도 생겼다. (그때 선배들을 따라 대학로로 갔어야 했다..... 워워 정신 챙기자)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 연극을 연습하는 장면을 보면서 또 한 번의 추억여행을 했다
다양한 국적 다양한 언어가 모여 만들어지는 연극
예전 부산영화제에서 만난 홍콩 영화 중 광동어 보통화어 영어 그리고 제3의 언어로
각자의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대화 아니 소통이 되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제목... 생각이ㅡㅡ;;)
감독과 GV 때 이유를 물었으나, (대단한 이유가 있는 줄 알아서... 내가 질문을 할 듯하다... 했다)
되돌아온 감독의 답변은 특별하지 않았다
그냥....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오히려 나의 질문이 민망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나름 홍콩의 사회적 혼란과 혼재 중국으로의 유입 등등 엄청난 의미를 나름 생각하면서
영화를 보았다 감독의 생각도 나와 비슷하리라고 생각하면서 확인을 받고자 했던 질문이었다
오히려 내가 영화를 너무 심각하게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영화는 내가 느끼는 대로 느끼는 것이니
나는 그렇게 느꼈다
영화 승리호에서 나오는 번역기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말이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만난 드라이브 마이 카 속 연극은 영어 일어 한국어 중국어 그리고 수어까지
각자의 출신 국가의 언어를 사용하며 연극 속에서도 고스란히 표현된다
자막 역시 한국어 영어 중국어가 진행이 된다
연극을 아니 영화를 보면서 이제는 그 상황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언어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나이가 되어 버린 것일까
(무슨 괴변이냐고)
글쎄 그럴 때가 있지 않나 말을 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알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 다기보다는 살아오면서 쌓인 내공(?)으로 가능한 순간
시간의 흐름 때문은 아닐 것이다
언어로만 소통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같은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소통이 되지 않는 상황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목격하고 있다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가가 중요한 것 같다
2부는 상처받은 사람들의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두 남녀가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곳을 향해 달린다
목적지가 같을 뿐 목적이 같지는 않다(최종적으로 목적지가 같지도 않는다는 게 맞겠지)
드라이버인 그녀는 단지 남자의 차를 운전해 그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하는 것이다
일을 마친 그녀는 유유히 사라지다 다시 나타난다
그녀가 남자를 기다리면서 읽고 있는 책이 궁금하다
(왠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읽고 있을 것 같은 느낌)
서로의 상처가 카세트테이프가 재생되듯 차 안에서 조금씩 Play 된다
상처를 품고 사는 사람들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은 사람들 마다 다를 것이다
끝까지 들추지 않고 꽁꽁 싸매고 자신도 모르는 곳에 깊숙이 숨겨두는 방법
타인에 의해 틈이 열리면서 상처가 드러나고 타인에 의해 치유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또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스로 치유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선택된 방법은
타인에 의해 치유되는 방법인 듯싶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
결국 상처를 받는 것도 상처를 치유를 하는 것도 나 자신에게 달린 게 아닐까
빨간 차가 시원하게 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장로 면허인 나의 운전실력이 한심해 보이면서
운전연습을 하고 싶어지는 충동을 느꼈다
2022년 (Good/Best) Driver가 되어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