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corice Pizza
늦은 영화 이야기
영화 제목만으로 유추 불가능한 영화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작
시상식 이전에 보기 위해 작정하고 봤다
이런 핑계가 아니면 다음으로 (아마 내년 아카데미 전에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무라카미 하루키 "해변의 카프카" 갑자기 훅 스쳤다
(Why???) 제목만으로 알 수 없는 소설처럼
리코리쉬 피자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제목의 의미를 알 수 없어
유튜브를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
(녹색창이 아닌 유튜브를 이용하다니 좀 웃긴데)
감독의 7080년대 시절
LA 유명 레코드 상점 이름
상점 이름이 왜? 리코리쉬 피자 꼬리의 꼬리를 무는 의문점
리코리쉬를 말려 피자처럼 펼친 모양이 LP판처럼 보여서라고 한다
어릴 적 아버지께서 꽤 많은 LP판을 모으시고 턴테이블의 바늘을 올리면
스윽 천천히 돌기 시작하면서 음악이 나오는 그 과정이 굉장히 신기하고
아름다웠다(나에게도 LP에 대한 추억이 있었구나)
잦은 이사로 지금은 흔적도 없으나 유년시절 인상 깊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리코리쉬 피자
출연진도 많고 사건 사고도 많다
70년대 혼란스러움을 빗대어 표현한 게 아닐까
주인공 개리가 10대인 이유도 혼돈의 상황에서 10대는 방관자 또는 반항아가 될 수 있다
사회 구성원으로 속하지 않으면서 모름 새로 어린이의 특권을 누릴 수도 있고
혼돈의 세상에 뛰어들어 기득권자들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주인공 개리는 방관자이자 반항아라 생각한다
너무나 빨리 세상의 돈맛을 알아버린
하지만 세상의 흐름에는 관심 없는
10살 연상의 운전이 가능한
자신의 보호자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알라나를 만나면서
개리의 기질은 앞으로 뻗어나간다
나에게 있어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첫 데이트(?)
알라나는 절대 인정을 하지 않는 데이트에서 개리가 알라나에게
꿈이 무었냐고 묻는다
보통 연장자가 묻고 답하는 방식에서 벗어난 것도 색다르지만
십 대인 개리가 어른 아이처럼 20대의 알라나에게 꿈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개리의 눈에도 알라나가 꿈이 없는 사람처럼 느껴진 걸까
(그의 말처럼 정말 궁금해서였는지도 모르지만)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다
야 너 꿈이 뭐야
(꿈은 나이랑 상관이 없다)
80에도 90에도 꿈은 꿀 수 있다
몸이 불편해도 시대 상황이 혼란스러워도 꿈은 꿀 수 있다
꿈을 실현하는 것은 나중 문제이다
꿈의 존재 여부가 중요한 것이다
(어느 순간 꿈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없는 나에게는 팝콘을 입에 한가득 머물고 영화를 보는 순간
누군가에게 뒤통수 한 대 세게 얻어맞고 팝콘이 목에 걸려 켁켁 대는 느낌이었다)
뜬금없이 준비되지 않는 질문을 받는 면접 같은 느낌
(여하튼 상당히 당황한 장면이자 생각이 많아진 순간이었다)
두 번째는 말하면 입 아픈 숀팬이 나온 장면
포스터의 이미지가 강해서 일까
캐릭터를 자세히 보지 않았다
포스터만 자세히 봤어도 더 일찍 만날 영화였다
숀팬의 영화는 무조건 본다
"도곡리 다리"
영화는 계속적으로 뜬금없는 사건의 연속인지라
당황하기보다는 한국 전쟁 이야기에 눈과 귀가 쫑긋해졌다
1950년 정확히 54년이라고 한다.
원한의 도곡리 다리
50년대 영화인데 제목이 너무나도 익숙하다
본 기억도 난다
그레이스 켈리 주연 영화
주말의 명화, 명화극장 아님 출발 비디오 여행
그 어디인지 모르지만 영화(제목)는 익숙했다
잠깐의 출연이지만 영화가 끝난 후에도
참으로 주관적이며 이기적으로
영화 오디션 현장에서의 숀팬의 눈빛과 술에 취해 주정이는 소리
모터바이크 씬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사고 날까 조마조마 영화인데 너무 긴장하며 봤다)
작품상
좋은 작품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물론 좋은 영화를 평가하는 기준은 분명히 있다
다만 기준을 두고 심사하는 사람들의 기준이 천차만별이라 가늠하기 어려울 수 있다
때로는 모든 이들이 한 목소리도 훌륭한 영화라 이야기하는 작품이 있기도 하고
색깔이 강해서 평가가 극명하게 나뉘기도 하는 영화가 있다
올해 작품상
생각해 보니 올해 작품상 후보 10편(맞나? 맞지) 중 7편의 영화를 봤다
7편의 영화 중
정확하게 한 편의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아 눈시울이 아니 눈물을 줄줄 흘린 영화가 있다
바로 올해 작품상의 주인공
코다 CODA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상에 코다가 받았을 때 난 왜 1년 만에 켠 TV 버튼을 OFF 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특별하게 이거다 하는 영화는 없었다(7편 중)
10편이나 되는 영화가 있었으나 받을 만한
받을 것 같은, 받았으면 하는 영화가 특별히 없었다
어떤 영화가 받던 나는 아~그래 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어떤 영화가 받지 못하더라도 그래 그렇지 라는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리뷰 전이지만 파워 오브 더 도그도 생각보다
(피아노가 좋아서 보기 전에 기대를 한 게 문제였을 수도 있다)
안 본 영화 중에 받았다면 보고 싶어 안달이 났을 것이다
(청개구리 심보가 여기서도 드러나고 만다)
현장에서 벌어진 사고가
다행히 윤여정 배우의 남우조연상 발표 후에 벌어져서 그때까지의 감동은
(그 감동도 그 순간뿐이었던 것 같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어떤 영화가 받아도 괜찮을 작품상 후보였고
나를 감동시킨 코다가 받아서 좋다
리코리쉬 피자는
레코드 상점으로 나의 어린 시절 추억을 상기시켜서 좋았고
숀팬을 오랜만에 만나서 좋았다
영화 뒷이야기가 더 재미있는 영화이기도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