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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간의 현지 교육

by 순정

5월 9일 에티오피아 도착

5월 14일 현지어 암하라어 테스트 완료

5월 16일 원격 활동 4개월간의 활동보고서 발표


8주간의 현지 교육을 1주일로 압축해서 진행하였다

원격 활동 4개월을 마치고 현지 파견된 첫 프로젝트 봉사단


처음이라는 단어는 부담감과 동시에 무한함의 도전을 즐길 수 있는 스릴감을 준다

한국 본부에서도 12시간의 비행을 감수하면서 에티오피아로 날아왔다는 건 만으로도

코로나 이후 바뀐 시스템에 대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코로나보다는 내전으로 인해 파견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었으나

파견 시기 전 정리가 되어 무사히 현지에 올 수 있었다


2020년 2월 코로나로 전 세계가 팬데믹 상황이 되면서 3월 모든 것이 중지되어버렸다

당시에는 심각성을 피부로 느낄 수 없었기에 한 여름 잠시 지나가는 소나기라고 생각하였다

한바탕 쏟아붓고 나면 언제 그랬듯 다시금 햇살이 내리쬘 거라 생각했다


역사책 혹은 중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접할 수 있던 전염병

전 세계 인구변화에 큰 영향을 끼치는 사건을 살아 있는 동안에 경험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현실 감각이 무뎌지는 상황이었다

팬데믹으로 일시 귀국을 하는 동안에도

혼란스러운 공항의 상황을 맞이하면서도

심각성을 공포감을 느낄 수는 없었다


잠시 후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 예상했던 나의 안전 불감증은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2년 하고도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야 다시금 활동을 진행할 수 있었다

여전히 코로나와 변종이 활기를 치고 있으나

인간의 무한한 능력과 도전 정신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동시에 놀라고 있을 뿐이다


이상 기후 현상으로 인해 가뭄이 장기화되고 있는 에티오피아

고산지대와 내리쬐는 햇살은 마스크를 자꾸 내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열심히 마스크 착용하면서 나의 체력을 테스트 중이다


아직은 특별한 증세 없이

가끔 건물이 흔들리는 정도의 울렁감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약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에 복용하지 않고 잘 버티고 있다

(버틴다는 어감이 부정적으로 다가오매 즐기고 있다고 표현해도 될 듯하다)


파견 인원 14명 중 14명 모두 여성이다

여중 여고를 다닌 나에게는 큰 느낌으로 다가오지는 않지만

학창 시절과는 또 다른 재미와 긴장을 동시에 느끼면서 생활하고 있다


현지 교육을 마치면서 기념으로

아침 산책을 했다(일정 공지가 늦어져 1시간 30분가량 일찍 나온 덕분에)

도로 상태가 좋지 않아 힘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 머물고 있는 지역이 대사관이 여럿 위치하고 있어 안전함은 물론이고

도로의 상태도 한 블록 정도 지나니 괜찮았다


걷다가 반갑게 맞이해 주는 현지인을 만나

자라, 거북이와 조우를 할 수 있었다(은유법이 아닌 진짜 거북이다)

아프리카에서 거북이를 만난다는 것은 꽤 신기하면서 기분 좋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행운의 상징 같은 느낌이랄까

(전적으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느낌이다)


어르신의 반가움은 잔뜩 긴장된 나의 어깨의 힘을 빼게 만들어 준다

잠깐의 만남과 4개월간의 활동 결과 발표

한국 도시락에서 느껴지는 정


2주 후 이사할 새로운 주거 공간 답사

생각지 못했던 보너스(돈은 아니다 주거지의 1인실 사용: 돈보다 더 중요한 이슈이기에)


대학시절과 대학원 시절 기숙사를 사용하면서 1인실을 사용한 경험도 잠시 있지만

공동생활이 익숙해져 있는 나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만의 공간, 나만의 시간, 나만의 루틴이 더 강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나이가 들면 혼자만의 공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절실하게 느낀다

프로젝트로 진행해야 할 업무에 대해서는 함께

현지 생활은 혼자 즐기면서 나만의 루틴을 갖고 생활하고자 한다


점점 더 개인 시간이 많아지면서 글을 쓰는 시간도 책을 읽는 시간도 늘어날 것이다

여전히 시간의 속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간의 속도에 끌려가기보다는 속도에 맞춰 혹은 속도에 살짝 뒤처지면서

현지 생활을 즐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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