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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정 Aug 25. 2022

2022년 8월 25일

SOS는 에티오피아 내전과 관련해서 월요일 메시지를 보냈다

AU 아프리카 연합에서 알린 바로 협상이 결렬될 것 같다는


좋은 소식을 기다렸으나

한국 뉴스에서 먼저 소식을 들었다

SOS보다 먼저 더 빠를 수 있을까??

내가 SOS 메일을 놓친 건 아니겠지 


티크라이 지역 내전 소식 

한국 출발 전부터 계속 이야기가 있던 것이라

매번 경험한 것이지만

현지에서는 크게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단속이 강화된 것은 이미 저번부터

타 지역에서 수도로 들어오는 것에 대한 검열 강화

내가 느끼는 것은 그로 인해

약속 시간보다 차량이 늦게 도착했다는 것과

트래픽이 심해졌다는 것이다


담주 중에 새 숙소로 들어갈 예정인데

내전 재계가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

사람 일은 모르니 

짐은 모두 캐리어에 들어가 있다


오늘 사무실 출근해서 분산되어 있는 물건들을 

한 곳으로 모아둬야겠다

무엇을 위한 준비라기보다는

나의 짐들이 뿥뿥이 흩어져 있는 게 불편할 뿐이다


입국 당시 5월에도 그렇듯 

여전히 에티오피아 수도는 여행 자제 국가이며 그 외 지역은 출국 권고 지역으로

레드 지역이다


특별히 바뀐 것이 없기에 오늘도 커피 한잔 마시면서

글을 끄적이고 있다


여전히 호텔 너머 수영장에는 현지인 학생들이 

수영을 배우느라 추운 날씨 14도에도 음파 음파를 하고 있다


빈부의 격차

전 세계의 일이고

한국에도 분명히 존재하는 단어이지만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고 했던가

눈으로 보고 모독하는 이곳에서의 빈부의 차이는

불편하다 많이 


길에서 산책을 편하게 할 수 없다

산책을 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공간을 찾아야 한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조용한 산책로를 찾아서 산책을 해야 한다

(다행히 몇 군데 찾았다)


길을 걷는 1~2분마다 아이들과 여성들이 손을 내민다

아이를 업고 이고 손에 붙잡고 돈을 요구한다

최근에는 돈이 없다고 하면 '다보(빵)'을 달라고 한다

빵 가장 싼 것이 7 비르 정도이니 1 비르를 받는 것보다 

빵을 받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빵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빵을 들고 다니지는 않는다

빈손인 것을 알면서도(운동하는 사람이니) 빵을 달라는 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


축구경기장이 호텔 뒤쪽에 있어 축구 경기하는 모습을 넋 놓고 보고 있다

슬금슬금 다가오는 그림자를 느꼈다

함께 축구를 보고 있던 아이들

갑자기 손을 내민다

머니 머니를 외치면서

아차 싶었다 넋 놓고 있음 안 되었던 것이다

돈이고 빵이고 갖고 있을 리가 없는 나


운동복 차림의 나

그들이 알리가 없겠지만

조금 섭섭했다

조금 전까지 함께 축구를 보면서 응원하던 사이 아니었냐 말이다

기회를 놓치지 않는 그들에게 엄지 척을 올려야 할까


돈이 없다고 하니

투마로.... 내일이라고

내일 달라고

오 마이 갓

감사하다고 말해야 하나

순간 당황해서 땡큐라는 말이 나올 뻔했다

아니 어쩜 했을 수도 있다


운동하고 난 후 찜찜한 기분을 느끼기는 처음인 듯하다

찜찜한 마음 한 뭉탱이 안고 다시 숙소로 귀가하였다


숙소에 괴한 출몰 이후

통금시간이 생겼고

7시까지는 숙소에 도착해야 한다


마흔이 다 되어

스무 살에도 없던 통금시간을 마주하고 있으니

자유로운 스타일은 부모님의 교육법에 감사를 드린다

평생 통금시간이 없었던 나이기에...


재미도 있고 신기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다


군대 체질이기에 규율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머리가 커지다 보니 반항심도 생긴다


내전이 발생하였으니

통금시간은 9월에도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나의 안전을 위한 조치임을 잘 알면서도

자꾸 뭔가 꿈틀거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


캄보디아 숙소처럼 운동할 수 있는 gym 공간과 수영장이 있다면

생각은 달라진다


운동하고 수영하면서 하루를 신명 나게 보낼 수 있다


이곳 호텔은 답답하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다행히 베란다가 있어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을 수 있으나

움직여야 피로가 풀리는 나는

움직일 수 있는 땀을 흘리며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새 숙소 역시 호텔이다

조금 깨끗해졌으나 개인 공간은 더 협소해졌다

물론 나는 또 잘 적응할 것이다

호텔에 있는 시간이 적어질 것이다

낮에는 무조건 밖으로 나가버리고~

밤에는 영화와 드라마 책을 읽으면서 보낼 것이다


이미 정해진 패턴

해외에서 이런 생활 익숙하든 익숙하지 않은 생활

일을 하러 왔기에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지만

비슷한 일상은 언제나 일탈을 꿈꾸기 마련이다


여행 혹은 새로운 만남


나이가 들어서 일까

혼자만의 여행보다는 가족 부모님과의 여행을 꿈꾼다


가까운 곳이라도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조카를 만나러 캐나다도 좋고

유럽도 좋고 아시아(중앙아시아 포함)를 제외하고

유럽이나 미주 쪽으로 부모님과 함께 가보고자 한다


지금 내가 생활비를 모으는 이유

다만 현지 화폐다 달러로 바꿔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주절주절 오늘도 수다를 떨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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