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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정 Sep 05. 2022

여유를 찾아서

좋지 않은 일을 겪고 정확히 한 달 후

임시숙소에서 탈출했다


집이라고 부르고 싶은 곳을 찾아오고 싶었으나

의미가 점점 더 멀어진 호텔로 왔다

비즈니스호텔

사이즈가 사이즈가 코딱지만 하다


대학교 학창 시절 생활비를 아껴볼 심산으로

종로 청계천 작은 고시원에서 살던 느낌이

스멀스멀 나를 괴롭혔다(20년 전 이야기다)


그래 정말 딱 20년 전 이야기다(소름)

그땐 꿈이 있었고 열정이 있었고

아니다 그 시절 열정의 온도가 어떤지 모르지만

지금 나의 열정의 온도도 만만치 않다


꿈???

음 글쎄....

꿈이 없는 삶을 실아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코로나 시기에도 꿈은 꾸었던 것 같은데



두오모 성당 같은 뷰를 바라보면서도 꿈을 꿀 수 없다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 자신에게 느껴지는 실망감 한심함


월요일 오전 8시

여유로움을 찾아서

7층 루프탑 공동공간이 와 있다

방이 좁아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기상 시간이 5시인 나에게는 나만의 공간은

소중함 그 이상이다


큰 사이즈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한 달 사이 방구석 사이즈가 3분의 1로 줄어드니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4개월가량 남은 이 시간 동안

적응하는 시간보다 외부 활동이 더 많을 듯하여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몽실몽실 뭉게구름처럼

나의 꿈들도 몽실몽실 피워나 길 바라본다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많은

아직은 꿈 많은 소녀 아니고 여성임에

나에게 감사하고 고맙다

비록 스트레스로 탈모가 생기고

눈밑 주름과 팔자주름이 더 깊어지고 있지만


언제나 당신은 2003년 여름 꿈 많은 소녀(아니다 이 시절에도 ㅋㅋㅋ) 여성 그 모습이길....


여유를 찾아

오늘도 힘차게 달려볼까 말까

천천히 페이스 유지하면서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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