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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정 Aug 30. 2022

8월 30일

브런치에 일기를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하다

여름의 끝자락

대만 영화 제목이 좋아서 내용이 좋아서 배우가 좋아서

여름이 좋아서 좋아하는 영화이다

이미 20년 전 영화

절대적으로 지금 봐도 좋은 영화


며칠 동안 뜨거운 낮의 태양으로 손이 까매졌다

손과 손목의 경계가 분명하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제 색깔로 돌아오겠지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것들은 참으로 많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절대 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내려놓으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정답은 없다 


내려놓는 것과 포기하는 것은 어떤 차이일까


밤새 정전으로 인해(꽤 잘 나가는 호텔이라고 하던데)

장작 5시간 전기장판이 제일을 하지 못할 것을 이미 대비했다

예상했던 정전 (전조현상이 있었기에)

페티병에 뜨거운 물을 담아 잘 버텼다

에~~ 취 (아닌가???)


홍차를 끓여 막대 설탕을 넣어 몸을 녹여본다


협력국가(예전에는 개발도상국 가라 불렀다)에 와서

많은 것을 바라면 안 된다


저녁 시간의 정전으로 릴리 카페에 가서 20 비르 커피 한잔했다

커피 한잔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


햇살이 뜨거워 만보를 걸었다

호텔은 정전이었으나, 사무실 출근을 해서

전기 빵빵하게 보냈다


모든 전자제품을 미리 충전해두워서

정전 5시간쯤은 웃으면서 넘어간다


협력국에 와서 지방에 살아본 적이 없어

행복한 이야기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정전 단수는 기본이라고

단수가 3일 연속되어 씻는 것을 포기하거나

비싼(?) 생수로 해결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 브리타가 없어 내가 생수로 머리를 감는 것과는 다르겠지

샤워필터가 있으나 임시 숙소로 교체를 하지 못하고 있다


목요일 내일모레이면 이사 갈 수 있는 걸까

9월 1일 진짜 가는 거 맞니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 느낌적인 느낌


불이 들어왔으니 아침을 먼저 먹는 게 나을까

인덕션은 첫날부터 되지 않았던 방

전기포트로 할 수 있는 걸 해 볼까


오트밀을 끓여 볼까

오랜만에


주절주절 브런치에 수다를 떨고 나니

내려놓는 것도 좋고 포기하는 것도 쉽고

멍 때리고 있는 것도 행복하다


행복이 뭐 있나요

그냥 지금 살아있음에 감사할 수 있다면

그게 행복이죠


불이 있어 행복하고

따뜻해서 행복하다

그냥 없다가 있으면 행복한 거야


물론 있다가 없으며 다시 짜증이 나겠지

행복은 한순간이다

한순간 한순간이 쌓여 한순간이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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