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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정 May 11. 2023

한주를 더 빠르게 사는 뇬자


업무상 일주일 먼저 계획과 내용을 준비한다

입사 후 한달은 정신없이 정리해서 제출하느라 느끼지 못했다

한달 후 5월 나는 5월 셋째주에 살고 있다     

감이 필요한 업무였나 보다

빠르게 빠르게 업무 진행하고 전달하면 되는거라 아무 생각 없이 일을 하다보니

이번주도 다음주도 아닌 저세상에 살고 있는 느낌이다     

7개월 일하는 한정적인 직장인

적응하는데 한달 감 찾는데 한달 그러다보면

적응하고 감 찾는 순간 계약 만료

퇴사다     

이명박 대통령이 만든 제도

당시에 학업을 병행하면서 일을 해야 하는 나에게는

나쁘지 않았다     

신입사원이 정규직으로 대학원을 다니면서

일을 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니

하면 할 수도 있었겠지만

피똥 눈물 줄줄 쌌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었을....

말 쉽게 하지 말자

어렵게 일하고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석사 논문쓰다

저혈압이 됐고

15년 이상 혈압은 정상을 찾지 못하고 있다     

피똥 눈물 싸본 사람으로서

쉬운 일이 아니며

다시 돌아간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백 투터 과거는 없으니     

아침형 인간인(새벽형인가?)

나는 가끔 잡생각을 하는데 말이지

이불을 개면서 

다시 태어난다면

군대에 가리라

중학교때부터 나의 장래희망은 군인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적성에 딱이다     

각지게 이불을 개는 나를 보면서

느낀 것이다     

ROTC가 내 학창시절 여자도 가능했다면

간호장교에 떨어지지 않았다면     

아 도전을 안한건 아니구나

그럼 아닥해야지     

꿈 많던 소녀는

매년 꿈 리스트를 작성했었지

군인부터

디자이너(처음 전공은 디자인이었다)

커리어우먼이 되어 뉴욕 거리를 휘젓고 다닐 줄 알았다

잠시 직장생활도 했으나....

더 나은 곳에서 일하기 위해

이직이 아닌 편입을

6개월 미술학원을 자정까지 크리스마스를 모두 반납했으나

미대가 아닌 중국어를 선택     

학교만 보고 고려대를 선택했다

그때만 해도 장교를 하기 위해

교수님이 왜 왔냐라고 물으셨을 때

당당하게 군대에 가기 위해 왔습니다

미친......     

그 후 연극과 영화에 미친뇬자가 되어

연극을 하고 연출하고 싶었는데 배우 시키더라

영화제를 영화 홍보 마케팅 언저리에서 방황을 하고     

문화콘텐츠로 영화 평론, 영화제 프로그래머를 꿈꿨다

그만 꾸지 그 놈의 꿈

도대체 몇 살까지 꿈만 꾸냐     

그래도 영화제에서 일도 하고 문화기획자로 영화 프로듀서로

나 놀지 않았어

꿈만 먹고 사는 뇬자 아니야

여전히 계약직(이 단어 안쓰려고 했는데)

한정적인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지금도 꿈을 꾸고 있다

지겹다

그만해라 마니 묵었다     

한주 먼저 사는 뇬자에서

꿈만 꾸역꾸역 먹는 뇬자로 마무리하는

오늘의 글     

사무실에서 쓰고 있다

대박 웃겨야 하는데

왜 슬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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