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와 순박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우즈베키스탄에서 생활하면서 아쉬움이 많지 않았지만,
매년 출근도장을 찍은 부산영화제에 연속2년을 가지 못하는 것은 아쉬웠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지난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다
또한 영화제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영화들이 하나 둘 늦었지만 개봉한다는 소식은
더 반갑다
산이 울다
제목만으로 유추한 것은 '메아리'
나의 추측이 아주 빗나가지는 않았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이야기는 단순하지만은 않다
말을 하지 못하는 여인의 사연도 한탄스럽고,
자신이 놓은 덫에 걸려 숨진 남자의 아내를 먹여살려야 하는 사내의 운명도 애처롭다
산이 주제인 만큼
웅장하고 장엄한 중국의 구불구불 뻗은 산의 모습은 그대로 장관을 이룬다
이미 첫 장면의 이미지만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 잡을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답답함을 느낀적이 얼마나 있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보여지지 않는 자들이 궁금했다
그녀의 부모이다
부모의 부재,
영화는 여주인공의 시선에서 시작되어 그녀의 시선에서 머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녀의 부모가 궁금하다
부모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돌아갈 수 없는 그녀도 불쌍하다
부재의 존재가 크게 느껴지는 영화이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시리즈가 갑자기 생각이 난다
누구를 위한 복수이며, 무엇을 위한 복수인가
복수로 인해 남겨진 것은 무엇이며, 해소가 되는 것은 또 무엇인가
약한 자의 복수에
우리는 박수를 보내야 하는 것일까?
말할 수 없기에 목 놓아 외칠 수 없기에
대신 양동이의 밑동이 깨져라 두드리며, 그녀는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까?
잃어버린 부모에 대한 그리움
자신의 처지에 대한 억울함
그도 아님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
산은 모든 소리를 품는다
그리고 내가 말하지 않으면 결코 먼저 이야기하지 않는다
감당하기에 큰 슬픔이라 하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