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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정 Jan 13. 2016

우울한 오후의 화려한 예감

쿠알라룸프에서 한량처럼 숨쉬기

2년 1개월의 봉사활동

쿠알라룸프 트윈타워 야경 12012016

내 능력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면서 나눔과 섬김을 실천했다

그 결과 나에게 남겨진 것은 높은 스트레스

보람됨과 뿌듯함을 느꼈으나 소통이 완벽하지 않은 현실과 관습과 종교적 차이로 느껴지는 괴리감은 내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스물스물 젖어든것 같다

스트레스를 느끼지 못한 나는, 겨울이 싫어 따뜻한 남쪽나라로 떠나리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노동을 하지 않았기에 몸으로 느껴지는 지침은 없었다

힐링하고 쉬고 싶었다 긴장된 마음을

끊어지지 않을 만큼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정신 줄을 천천히 놓고 느슨해지고 싶었다

정신줄을 놓을 수 없으니 말이다

떠난 여행에서 들려온 나의 건강검진 결과

높은 스트레스

특별한 내상이 없는 것에 감사하지만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랬구나 그랬어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구나 그것이 수치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구나

난 참 긍적적인 아닌 고민을 오래 하지 않은 형이다

건강검진으로 난 이번 여행에 목적이 생겼다

스트레스 수치를 낮추자

스트레스 스트레스 참 나란 인간과는 먼 단어였는데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으면 불편하다 당장 벗어버리고 싶어진다

나에게는 양말이 그렇다

운동화를 좋아하는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한증으로 손과 발에 땀이 많아 양말이 없이는 운동화는 물론이고 어떤 신발도 맨발로 신을 수 없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신을 수 있으나 그 이후 닥칠 공기오염은 감당하기 힘들다

다한증인 나에게 양말은 필수 아이템이다

그러나 나는 외출 후 집에 들어오자마자 처음 하는 행동은 양말을 벗어버리는 것이다

그 어떤 급하고 급한일이 있어도 양말을 벗어던져야 숨을 쉴 수 있다

스트레스 나에게 양말 같은 것 같다 스트레스가 없을 수 없다

양말처럼 입고 벗어던지고 입고 벗어던지는 것을 반복해야하는 것이다

스트레스의 강도를 낮추기 위해 기계가 나의 스트레스 치수를 감지하지 못할 만큼만 낮추자

쿠알라룸푸르의 여행은 스트레스 수치를 낮추는 여행이다

날씨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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