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00km 엄마 찾아 삼만리
뇌리에 꼭 박혀 지워지지 않는 장면이 있는 영화가 있다.
찰나의 순간이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어떤 사물과 배우의 함이 잘 맞을 때
기억에 오랫동안 간직하게 된다.
러브레터의 첫 장면 '눈 내리는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는 히로코의 모습
웰컴 투 동막골에서 하얀 나비를 쫒는 강혜정(여일)의 모습
'라이언 LION'에서 어린 사루가 하얀 나비 떼에 둘러 싸여 해맑게 웃는 모습이다.
(나름의 결론은 나는 하얗고 가벼운 물체가 공기 중에 떠 있는 모습에 마음이 빼긴다.)
리얼스토리는 나를 스크린 가까이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7600km
거리감이 약한 나에게 숫자는 무의미하다.
그 거리는 호주와 인도의 거리이다.
나를 찾기 위한 기억과의 싸움
길게 뻗은 철길처럼 영원히 만나지 못할 것 같은 과거의 나
영화를 보는 동안 이미 사루의 과거, 사루의 원치 않는 비행이 노출된다.
사루가 과거를 찾기 위해 혼자 구글어스와 씨름하는 동안
그의 연인, 그를 입양한 부모에게로 시선이 옮겨졌다.
과거를 찾기 위해 현재의 삶을 회피하는 사루를 이해할 수 없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사루를 입양한 엄마(니콜 키드먼) 수의 인생이 더 궁금해졌다.
그녀가 삶을 대하는 태도에는 모성의 사랑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실화이기에 그녀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