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감사

by 순정공방

자기만의 취향이 확고한 둘째 아이 옷을 샀다. 온라인에서 몇 시간을 헤매며 취향 저격 할 옷을 고르고 결제를 했다. 결제하고 3일째 되던 날. 주문 배송 조회를 하니 ‘배송중’이다.

기다려면 오겠지…

한 동안 잊고 있다가 오늘 생각이 나서 다시 사이트에 들어가 확인해 봤다. 굵은 글씨로 쓰여 있는 ‘배송완료

우리 집 앞엔 없었는데!

택배 배송 완료 문자도 없었는데!


상세 내역을 확인하고서야 내 실수를 깨달았다. 자주 이용하지 않는 사이트라 주소를 변경하지 않은 탓에, 택배가 예전에 살던 집으로 가버린 것이다. 배송 완료 후 3일이나 지났으니 물건이 사라졌다 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예전 집은 차로 5분 거리였다. 서둘러 그곳으로 향했다.


4년 만에 다시 찾은, 우리 네 식구가 완성되었던 옛집. 추억에 잠길 새도 없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3층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현관 앞에 얌전히 놓인 택배 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내 이름이 적힌 그대로였다. 모르는 사람의 물건임에도 주인이 찾아가길 바라며 건드리지 않고 놔두신 듯했다. 얼굴 모를 집주인의 배려가 참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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