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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순규 Jun 03. 2024

프로덕트 디자인과 생성형 AI

우당탕탕 빌드업


해가 저물어가는 UX 디자인


2007년 디자인 에이전시 바이널에서 웹디자이너로 일을 하다 경험 디자인 팀으로 이동을 하며 UX 디자인을 처음 접했다. 처음에는 사용자가 디바이스를 사용하며 겪게 되는 경험의 길을 만들어가는 일을 UX 디자인이라 배웠다. 그로부터 벌써 17년이 흘렀다. 최근에는 UX, UI 디자인보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설명하는 것이 익숙해졌다. 


프로덕트 디자인이라 하면 아직도 3D 도면을 그리고 제품을 만드는 산업 디자인 전공자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 이는 프로덕트를 물리적 도구와 같은 하드웨어를 디자인하는 업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최근 프로덕트 디자인 강의를 구성하기 위해서 기획서를 작성했을 때도 '왜 시각디자인과에서 프로덕트 디자인을 하는가'에 반려당하기도 했다. 아쉬운 점은 학생들 중 다수도 왜 시각디자인과에 프로덕트 디자인 강의가 있으며 무슨 수업을 하는지 산업디자인과 학생들이 메인이나 에브리타임에 물어보는 경우가 더러 있는 점이다. 


이러한 프로덕트 디자인에 대하여 이해하는 사람이 적은 이유는 UX 디자인 외 관심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네카라쿠배당토로 대표되는 IT 기업의 UX 디자이너 채용은 사라지고 프로덕트 디자이너 채용만 남았다. 변화에 민감하지 않았다면 UX 디자인과 프로덕트 디자인의 차이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최근 기업에서 채용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자격에 2가지 요건이 강조된다. (1) 정량, 정성 검증을 통해서 프로덕트가 더 나아졌다는 것을 증명한 포폴이 필요하다. (2) UX, UI를 모두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다수의 기업에서 제시하는 프로덕트 디자인 채용에 공통된 위 2가지 요건이 UX 디자인과 차이라 할 수 있다. 



아마도 돈을 잘 벌고 있는 서비스가 있고 디자인을 쉽게 구축할 시스템이 갖춰졌기 때문에, UX와 UI 업무를 구분하여하기보다 일괄적으로 처리할 1.5~2인분의 능력자를 원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디자인은 어느 분야보다도 사회 변화와 기술 발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분야다. 요즘 세상은 너무나 빠른 변화에 업무가 교육보다 앞서 나가기도 한다. 현재는 과거 역사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변화가 있을 때 뒤쳐진 국가와 사회를 떠올려 보자. 지금 우리는 크나큰 변화의 파도에 있어 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프로덕트 디자인에 대한 교육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사회니 빠르게 적응하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프로덕트 디자인이란? 


프로덕트 디자인으로 설명하기 가장 쉬운 분야는 서비스 디자인일 것이다. 이는 IT 업계에서 생산하는 모든 서비스의 총칭을 프로덕트로 명명하여 채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 기업에서 말하는 프로덕트는 앱, 웹과 같은 IT 기반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이러한 프로덕트 디자인은 UX 디자인과 다소 차이가 있다. 이는 비즈니스를 대하는 태도에 있다. Vadivel(2023)은 프로덕트 디자인과 UX, UI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이 정의에서 프로덕트 디자인은 비즈니스 관점에서 사용자의 여정과 시나리오, 서비스에 대한 만족과 구현 가능성, 시장의 필요성에 보다 집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로덕트 디자인이 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명확한 정의가 이뤄지진 않았다. 그렇기에 서적에 제시된 프로덕트 디자인에 대한 정의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서비스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에게 주는 가치를 높이는 것뿐 아니라, 비즈니스의 성장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데이터와 논리로 무장해야 한다(홍석희, 2023). 비즈니스 사고와 프로덕트 중심 디자인을 결합하는 디자이너의 시대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프로덕트 중심으로 생각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기업의 비전과 목표를 이해하며 혁신적인 서비스를 설계하고 구체화할 업무가 프로덕트 디자인이다(아르티엄 다신스키, 2023). 서비스에서 가치 제안과 시장 잠재 요구 사항의 사이에서 시장 적합성을 조율하는 업으로 정의하기도 한다(정영욱, 2023).



또한 데이터를 이해하고 이를 활용한 데이터 중심(data-driven) 디자인이 보다 구체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프로덕트 디자인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의 연결로 플랫폼의 확산을 하고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것이 프로덕트 성장이다(선병휘, 2024). 기획을 비롯해 가설과 검증, 그로스와 고객 세그먼트, 퍼널과 전환율, 실험과 검증에 필요한 데이터 분석과 A/B 테스 트을 이해하고 다양한 문제 접근을 어떻게 하는지에 프로젝트 맥락을 구성하는 데 달렸다.(오세규, 2023).


이처럼 UX 디자인 전문가 양성과 차이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는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빠르게 확인해야 하는 점이다. 빡빡하고 꼼꼼하며 양이 많은 리서치보다 명확하게 확인하고자 하는 데이터 추출 방법에 집중한 리서치가 중요할 것이다. 이는 서비스가 이미 잘 구축된 상황에서 다시 세세하게 처음부터 리서치를 하며 빌드업을 할 필요가 없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툴이 발전한 만큼 모든 IA에 해당하는 UI 디자인을 하기보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기존의 프로덕트 혹은 타 기업의 프로덕트와 차별화된 부분과 시나리오를 보이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는 이미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오랜 기간 잘 갖춰진 UI 구성 방법과 디자인 시스템 구축으로 인해서 어느 정도 최적화 된 UI를 디자인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생성형 AI와 디자인


프로덕트 디자인으로 변화하는 시점에 등장한 생성형 AI로 인해 복잡해진 세상이 되었다. UX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 공부하고 이력을 쌓아서 준비를 했는데, 정량/정성 검증이 필수로 들어간 포트폴리오가 필요하게 되었다.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생이 아니라면 검증이 쉽지 않을 텐데 말이다. 거기에 이제는 블랜더와 생성형 AI 사용자를 우대한다고 한다. 


생성형 AI는 AI가 사전에 딥러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작성한 텍스트인 프롬프트(prompt)를 이해하고 요구사항에 맞는 이미지, 텍스트, 영상, 음악을 생성하는 인공지능이다. 이러한 생성형 AI가 이슈가 된 것은 단순하게 딥러닝 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 이상의 결과물을 도출하기 때문이다. 최근 생성형 AI로 생성한 이미지, 음악 등은 인간의 창작물을 평가하는 여러 공모전에서 1등을 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이제 콘텐츠는 인간만의 전유물이라 하기 어려운 세상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생성형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파괴할 것이란 두려움과 새로운 세상을 열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는 누구든 1~2시간 배우면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있고, 이렇게 배운 생성형 AI의 결과물로 몇 년간 전문 교육을 받은 예술가의 창작 결과물과 차이가 없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공개된 오픈소스를 통해서 내가 직접 툴(tool)을 설치하지도 AI에 데이터를 학습시키지 않고 즉각 사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서비스가 매달 1~2개는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 중 하나인 stylar AI를 통해서 간단히 도출한 생성형 AI의 결과물은 다음과 같다.


증명사진을 가지고 어도비 AI인 파이어 플라이에 30대 남성이 비즈니스 재킷을 입은 모습으로 보완해 달라 했다. 그리고 stylar AI에 딥러닝 된 3D 캐릭터와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선택하여 생성한 결과물이다. 총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최근 유행이 되었던 Suno AI를 통해서 노래를 제작해보고자 했다. 최근 들어 다큐 3의 방송의 선장님 영상이 밈으로 떴다. 다큐 PD는 선장님께 꿈이 있었는지 물어보자 '왜 또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리십니까'의 대답과 함께 과거 국문학도의 꿈을 가지고 있다며 <낙하>와 <사모> 시의 구절을 읊는다. 이 시의 구절을 AI를 통해서 K-pop과 Funky Jazz, 일렉트로닉, 스윙 스타일의 음악에 젊은 남성의 목소리로 프롬프트를 입력하니 1분도 안되어 노래와 앨범 커버가 생성된다.



이처럼 생성형 AI는 이미 사람과 공존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매달 등장하는 여러 생성형 AI 서비스와 툴로 인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다. 그래서 하나 둘 적용하며, 지금 세상이 원하는 디자인 전문가로서 모습과 재밌어야지 디자인을 할 본질에 맞게 무엇이든 해보자 마음먹었다.



신병휘. (2024). 프로덕트 성장 바이블 네트워크 효과와 연결의 힘. 바른북스. 

아르티옴 다신스키.(2023). 해결 할 프로덕트 디자인. 김정혜 역. 길벗

오세규. (2023). 성장하는 PM을 위한 프로덕트 매니저 가이드. 루비페이퍼

정영욱. (2023).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한빛미디어

홍석희. (2023). 프로덕트: 유저를 사로잡는 서비스 기획의 모든 것 기획자, PM, CEO를 위한 프로덕트 교과서. 한빛미디어.

Vadivel, G. (2023). Simple is not minimal. WDTWDT S1E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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