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비율과 백은비율, 그리고 가장 동양스러운 비율
예술의 기본이 되는 '비율(ratio)'은 우리 주위에서 공기처럼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우리 삶에서 비율이 사물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는가? 옷을 입을 때 우리의 얼굴과 몸에 대한 비율, 그리고 핸드폰의 화면과 같이 비율은 언제나 삶 속에 숨겨져 있다. 핸드폰이 경우, 과거 '4:3' 비율에서 '16:9'를 거쳐, 최근 갤럭시 s8의 '18.5:9'의 비율로 다양하게 변해왔다.
이러한 비율은 예술과도 직결되는데, 균형이 완벽하게 이루어지는 비율을 우리는 '황금비율(golden ratio)'라고 부른다. 우리 주변에서 보이는 건물과 그림 그리고 다양한 사물에 대해서 아름답다 느끼는 것은 이러한 완벽한 비율 법칙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황금비율은 서양의 르네상스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의해 연구되었던 것으로, 기원은 고대 이집트의 도시 멤피스(Memphis)에서 BC. 3000년 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의 한 그림에서 시작되었다.
그 그림은 인체의 비례와 관련된 그림은 사람의 몸을 배꼽을 중심으로 분할하였다. 고고학자와 미학자들 사이에서 이 비율이 학문적으로 연구된 것은, 고대문화에 대한 관심이 노아지고 연구가 활발해진 르네상스 시대의 현상이고, '황금비율'의 용어는 근세에 생겨난 용어다.
수학 학계에서는 황금비를 '1:1.618'의 비례로 정의합니다. 이 비율은 우리가 가지고 다니는 신용카드의 보편적인 사이즈 '54mm x 85mm'인 비율 '1:1.574'로 황금비율과 거의 근접한다. 이 비율을 쉽게 말하면 어떤 두 수의 비율이 그 합과 두 수중 큰 수의 비율과 동일하게 떨어지는 비율이다. 이 비율은 정사각형보다 시각적으로 더욱 안정되어 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19세기의 건축가 '르 꼬르뷔지에'는 수학자 피보나치(Leonard Fibonacci)의 수열 원리를 착안하여 인체 비례의 '모듈'을 고안했습니다. 이는 수열의 앞의 수와 다음번 수를 합해 나가면, 비율이 황금비율에 가까워진다는 이론이다. 0 1 2 3 5 8 13 21 34 55... 의 연결로 3:5의 비율은 1:1.666, 13:21은 1:1.625가 되며 비례 숫자가 높아지는 144:233은 1:1.618지는 이론이었다.
황금비율이 가진 브랜드 이미지 때문일까요? 많은 사람들은 아름다워 보이는 비율을 대체적으로 황금비율이라 이야기한다. 하지만 정확히는 우리가 사용하는 아름다운 비율 중 황금비율이 아닌 사례가 존재한다. 이 중 대표적인 사례가 'A4'용지입니다. A4용지는 국제 표준화 기구(International standard paper sizes)에서 지정한 용지 표준 규격인 ‘ISO 216’의 규칙에 따라 ‘1:1.4142(1:√2)’ 비율을 활용하고 있다. 이 비율은 재미있게도 반으로 접어도 같은 비율로 맞아떨어지는 규칙을 가지고 있다.
이 비율은 일본에서는 ‘백은비율’(白銀比, はくぎんひ)라고 하며, 영문으로는 ‘silver ratio’, ‘silver mean’, ‘silver constant’로 표기한다. 백은비율은 ‘1:1+√2’의 비율로 황금비의 근사치인 ‘1:2.414’로서 황금비에 귀속되는 제2의 비율로 대비합니다. 이러한 백은 비율은 한국에서 ‘금강비(金剛比)’로 표기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은 '백은비율'을 황금비율로 이야기하는 이유도 또 하나의 아름다운 비율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황금비와 백은비가 모든 예술 분야의 비율을 통합할 수 있는 비율은 아니다. 한 때 호기심에 모았던 자료가 있습니다. 가장 한국스러운, 동양스러운 느낌을 주는 포스터와 그림들이었다. 재미있게도 '황금비율'과 '백은비율'에 포함되지 않는데 눈길이 가며 아름답다는 생각이 하게 된다. 내가 느꼈던 동양적 비율에서 오는 전율은 무인양품의 광고에서부터였다.
무인양품의 광고는 파노라마 이미지 한 컷입니다. 하지만 이 사진에서는 여백의 미와 함께 동양적이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저는 이 비율이 황금비율과 백은비율에서 벗어나는 동양적인 미학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 생각했었다. 우리나라와 다른 동양권 문화의 병풍에서도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비율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이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동양화를 그리기 위한 한지의 비율을 탐구했었다. 한지는 크기에 따라 창호지, 초배지, 화선지로 나눠진다. 창호지는 대발지(2자 2치 ×3자 3치), 중발지(1자 9치 ×3자 2치)로 분류되며, 대화선지 [국전지(180 ×100cm)], 일반 화선지(130 ×70cm), 소화 선 지(4자 ×2자 2치, 보통 화선지, 120 ×65cm)가 대표적입니다. 이 비율은 앞서 이야기했던 황금비율, 백금 비율과는 확실하게 다르다.
과연 한국적인 혹은 동양적인 비율은 무엇일까? 이 비율은 황금비율과 백금 비율과 같이 수치적으로 정의가 되었을까?
저는 이러한 가장 한국적이거나 동양적인 비율을 위해, 과거 파노라마를 응용한 디자인을 한 적이 있다.(그림 4-4) 이 디자인은 파노라마의 이미지에 여백이 존재하며, 동양화의 모노톤과 같은 색감을 통해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느낌을 구현하고자 했다. 이 디자인을 통해 느낀 것은 동양적인 느낌을 받는 예술 및 디자인은 비율로만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
산수화를 보면 면보다 선이 강조됩니다. 먹의 번짐이 면을 채우기도 하지만, 주로 선이 중심이 됩니다. 그리고 이 표현은 여백을 만든다. 여백은 버려지거나 계산되지 않은 공간이 이다. 사유 혹은 명상을 유도하는 공간입니다. 그렇기에 여백은 상상을 불러일으키며, 주제를 강조하는 역설의 미학을 담게 된다. 즉, 동양적인 비율이라 느껴지는 느낌은 여백이 주는 아름다움과도 직결되는 것이 아닐까?
황금비율과 백은비율은 우리가 사용하는 종이와 건축의 비율에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리고 예술분야에서 고유의 창조성이 발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보편화된 비율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쉽게 경험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아름다움을 보편화하는 이 상황에서 기존의 것과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비율은 곧 하나의 문화와 예술을 정의하기 때문에, 동양적 비율과 미학의 연구가 보편적인 비율 탈피하는 데 있어 좋은 연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조문헌
디자인의 디자인 (하라켄야)
디자인학, 사색의 컨스텔레이션 (무카이 슈타로)
한중일 미의식(지상현)
이미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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