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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순규 Sep 24. 2017

주말의 영감 #2

21세기의 모차르트, 한스짐머

창작 활동을 주 업무로 하는 디자이너와 가장 가까운 것 중 하나는 음악일 것이다. 머리가 돌아가지 않을 때, 때로는 머리를 비우고 작업에 집중할 때 음악은 항상 옆에 있다.


그리고 때로는 잘 준비된 음악 한 곡이 디자인을 말없이 가장 잘 설명해주기도 한다. 이렇듯 음악은 한 줄의 문장, 한 장의 사진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매력적인 도구가 아닐까 생각한다.



언어가 끝나는 곳에서 음악이 시작된다...

모차르트는 이 한 문장으로 음악의 역할을 정리했다. 개인적으로는 음악에 대해 가장 잘 정의한 문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렇듯, 음악(音樂)이란 언어를 제외하고도, 제외한 박자와 리듬, 그리고 음의 높낮이를 다양한 형식으로 조합하며 만들어 내는 소리의 예술이라고 한다.


음악의 기원은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종교적인 의미, 과거 영웅을 기리는 신화로서 의미 그리고 전쟁과 노동 현장에서 불리던 행위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신화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은 하나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파트로 구성하며, 웅장한 소리와 엄숙한 가락으로 구성되기 되어 발전했다. 이 음악이 클래식으로 발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렇게 발전한 클래식 음악은 귀족 계층이 특정한 공간에서 향유하던 유희의 장르였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소수의 상류층이 음악을 향유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대중이 쉽게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축음기와 라디오 그리고 mp3의 발명, 그리고 텔레비전, 컴퓨터, 인터넷의 발명으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음악을 즐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음악은 왕족, 귀족, 지식인 등 소수의 특권자들이 유희를 위한 목적이 아닌,  민중, 시민, 대중의 것으로 확산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즉, 현시대의 음악은 모차르트가 살아왔던 시대와는 다르게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 같이 특정한 공간에서 울리는 웅장한 음악은 우리의 마음을 울리며, 그 감동을 향유하고 싶어 한다. 이러한 대표적인 음악 경험은 아마도 영화에 삽입되는 음악이 아닐까 싶다.


 통상적으로 이러한 음악은 'OST(Original Sound Track)으로 불린다. OST에서 기존에 만들어진 곡을 사용하는 경우 '삽입곡'이라고 하며, 영화의 분위기와 어울리게 창작된 음악을 '스코어'라고 부른다.


어느 날 거리에서 낯익은 노래를 듣다, 어느 영화의 음악인지 그리고 영화의 장면이 떠오른 경험을 하지 않았던가? 이렇듯, 스코어는 영화의 색을 보다 뚜렷하게 표현하며 대중의 기억에 오랫동안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한다.  



위와 같이, '반짝반짝 작은 별'을 들으면 모차르트가 떠올리듯, 현재에도 이름을 뚜렷하게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아름다운 선율로부터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많은 음악 거장들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들을 '영화 음악가'로 부른다.


대표적인 거장으로 시네마 천국,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작곡가인 '엔니오 모리코네 (Ennio Morricone)', 스타워즈ET, 해리포터 메인 테마로 유명한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가 있다. 위 영화 제목만 들어도 특정한 음악 선율이 그려지지 않던가?


이 중에서 최근까지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대표적인 할리우드 거장이라 하면, 라스트 사무라이를 비롯해 얼마 전 개봉한 덩케르크의 OST를 제작한 '한스 짐머(Hans Zimmer)'가 아닐까 한다.




한스 짐머는 원래 대중음악으로 작곡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1984년 '스콜리모프스키'의 영화 《성공은 최고의 복수다》의 사운드 트랙을 '스탠리 마이어스'와 공동 제작을 하며 영화 음악계에 데뷔했다. 이후 영화 《레인맨》의 사운드트랙 담당을 통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다. https://youtu.be/fKZkIt0 QRoM



이 음악을 듣게 되면, 현재 우리가 아는 한스 짐머의 화려하면서도 긴박하며 웅장함으로 대표되는 음악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이는 신시사이저 연주자였던 그의 경력을 바탕이 가장 잘 녹아든 초기의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스 짐머는 드류 베리모어(Drew Barrymore)와 아담 샌들러(Adam Sandler)가 주연한 영화 《웨딩 싱어》의 히트곡 [Video Killed The RadioStar]를 프로 듀스 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아는 한스 짐머의 음악과 다른 또 다른 그의 취향을 엿볼 수 있을 것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UgF49Rtg7Q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As Good As It Gets] 음악에서도 위와 같이 서정적 느낌을 표현하는 데 있어 충분한 작곡 능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의외인 점은 이렇게 한스 짐머의 노래를 찾아 듣기 시작할 무렵, 그의 음악을 《라이온 킹》 사운드 트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kQcWAG81DzY


https://www.youtube.com/watch?v=TGDXTZFleHQ





위의 노래를 듣다 보면 질문이 생긴다. 우리가 평소 자주 듣던 한스 짐머의 웅장하고 서사시와 같은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개인적으로 90년대에서 2000년쯤 나온 음악에서 그러한 느낌을 찾아볼 수 있다.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다룬 《분노의 역류》는 마치 캐리비안 해적의 OST와 같은 경쾌한 듯 웅장한 음악을 느낄 수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MskSnRvWTw




한스 짐머의 음악에 빠지며 한 번쯤 들었던 의문이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과 같이 머리 속 깊숙이 각인된 음악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음악도 많다는 점이다. 웅장하고 선 굵은 아름다운 음악을 수 없이 창조했지만, 기억에 각인된 메인 테마곡이 생각처럼 많지는 않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 이유는 그가 한 곡의 선율을 자주 반복을 하는 방식으로 작곡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러한 음악 기법을 음악계의 '미니멀리즘'이라고 한다. 현대 유행에 잘 맞는 작곡 방식이기는 하지만, 확고한 테마가 없는 느낌이 드는 것은 아마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미니멀리즘 음악을 통해 반복되는 음률의 샘플링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음악을 작곡을 하는 데 있어 한스 짐머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것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한스 짐머는 음악 감독의 생각과 의도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마도 그는 음악적 주관을 내세우지 않음으로, 색이 강한 테마곡을 작곡하지 않는 것인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캐리비안의 해적천사의 악마》과 같이 확고한 테마를 잡고 작곡한 음악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의 테마송인 [Why So Serious?]에서는 바이올린을 긁어서 몽환적인 소리를 만드는 것과 같이 실험적인 스코어 음악을 작곡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스 짐머의 음악을 알아 갈수록 다양한 범위의 음악을 즐기는 느낌을 받을거라 생각한다.



레인맨, 블랙 레인, 분노의 역류, 라이온 킹, 더록, 이집트 왕자, 글래디에이터, 미션 임파서블 2, 진주만, 한니발, 링, 배트맨 비긴즈, 마다가스카, 다빈치 코드,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 캐리비안의 해적(세상 끝에서), 심슨 더 무비, 다크 나이트, 쿵후 판다, 천사와 악마, 셜록홈스, 더 퍼시픽, 인셉션, 드래건 길들이기, 캐리비안의 해적(낯선 조류), 쿵후 판다 2, 셜록홈스, 다크 나이트 라이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인터스텔라, 쿵후 판다 3,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 히든 피겨스, 덩케르크....


이렇듯, 우리가 보고 즐기는 수많은 영화에는 한스 짐머의 음악이 항상 함께 했었다. 또한 최근에는 영화 음악뿐 아니라 드라마, 게임 그리고 라이브 공연까지 다양한 장르와 활동을 하면서도 멈추지 않는 음악활동을 보이고 있다. 아마도 장인은 이런 사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이런 장인 중의 장인, 한스 짐머의 다시 한번 명곡을 즐기고 싶다면 아래 주소에서, 한스 짐머 베스트 사운드 트랙을 들어보길 추천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2y61Qu5a180

 



올해, 10월 7일에 한스 짐머가 내한 공연을 한다. 아시아 최초로 이루어지는 공연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위플래쉬라라 랜드》로 떠오르는 음악 감독인 '저스틴 허위츠'도 함께 공연을 하기 때문에, 영화 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매우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이 외에도 위에서 언급한 위플래쉬라라 랜드로 익숙한 '저스틴 허위츠(Justin Hurwitz)', 감독 팀 버튼(Tim Burton)과 콤비를 이루어 활동하는 '대니 엘프먼(Danny Elfman)',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현 할리우드 최고의 작곡가로 뽑히는 '알렉상드르 데스플라(Alexandre Desplat)'가 있다. 그리고 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과 국내 드라마 OST를 제작했던 '히사이시 조(Hisaishi Joe)'도 빼놓을 수 없는 영화 음악의 거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유튜브에서 이러한 영화 음악 거장들의 모음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가끔 자주 듣던 대중가요에 질릴 때, 한 번쯤 과거 영화를 추억하며 들어보면 어떨까?




참조 문헌

영화음악-불멸의 사운드트랙 이야기

Score: A Film Music Documentary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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